【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강원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4명이 한꺼번에 사직한다. 이들은 3월부터 수도권 내 대학병원으로 이직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강원대병원 소아청소년과에는 총 11명의 전문의가 있는데 이중 4명이 한꺼번에 그만두며 심각한 의료공백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를 빚고 있다. 이중에는 소아신장질환 등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전문의도 포함돼있어 새 의사를 구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남우동 강원대병원장은 "강원대병원 의료진의 수도권 이탈이 심각하고 의료진 확보도 매우 어려운 상황"임을 밝히며 "어린이병원 외래 환자 한 명 당 9만 원 적자가 난다. 입원 환자는 1인당 39만원 적자가 난다"고 말한 바 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만의 일도 아니고 강원대병원만의 문제도 아니다. 경상북도 북부 지역 유일한 공공의료기관인 안동의료원의 소아청소년과는 2020년 12월, 포항의료원 소아청소년과는 2020년 6월부터 소아청소년과 휴진 상태다.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현재 3명뿐. 최근 3년간 소아청소년과에 지원한 의사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9월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수련병원 71곳 중 1~4년차 전공의 현원이 0명인 곳은 19곳이었다. 이 19곳의 병원 중엔 상급종합병원도 1곳 포함돼있었다. 당시 이종성 의원은 "내년(2024년) 상반기에도 소청과 전공의 모집에 실패하면 소청과 전공의 인원 공백상태가 발생할 병원도 절반을 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부족 문제는 텀을 두지 않고 아동 건강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409개 응급실 중 24시간 상시 소아응급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22.5%인 92곳에 불과했다. 409개 중 25개소는 '소아응급환자 진료 불가', 292개소는 '제한적 진료'만 가능했다.
이 제한적 진료에는 ▲야간·휴일 진료 미실시 등 진료시간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거나, ▲신생아 또는 만24개월 미만 소아 진료를 미실시하는 등 진료연령을 제한하거나, ▲소아경련 또는 기관이 이물(기관지 내시경 필요) 등 특정 증상·처치가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아응급진료가 불가한 원인으로는 ▲소청과 전공의 감소로 야간·휴일에 소아응급 진료가 가능한 의사가 부족하거나 ▲소아 중환자실 등 병상·병실 부족 등에 기인하고 있으며, 특히 의사 부족과 관련하여 배후진료(최종치료)가 가능한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부족하여 응급실 수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강원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 집단 이직에 지역 주민들은 불안하다. 특히 꾸준한 관찰과 치료가 필요한 성장 관련 질환 환아들의 부모는 "이런 상황이 너무 황당하다" "다른 병원을 가려고 해도 이젠 정말 서울로 가야 한다" "아이 키울 환경이 못된다" "암담하다, 근본적 해결 필요" 등을 요구하고 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