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동생 챙긴다고 알바 뛰고 졸지에 '자전거도둑'... 다자녀가구 복지 사각지대 재조명
여섯 동생 챙긴다고 알바 뛰고 졸지에 '자전거도둑'... 다자녀가구 복지 사각지대 재조명
  • 전아름 기자
  • 승인 2024.02.27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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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국회의원, '다자녀가구지원특별법' 제정 촉구.... "다자녀 가구의 협소한 주택... 정부가 개선해야"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고등학생 A군이 다른 사람의 자전거를 훔쳤다가 자수했다. 

이 문장만 보면 이 사건은 단순한 절도사건이다. 그러나 사건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우선 이 사건에서 자전거를 훔쳐탔다고 자백한 A군에게는 중학생, 초등학생, 유치원생, 생후7개월 영아 등 여섯 명의 어린 동생이 있다. 아버지는 물류센터에서 일하고 어머니는 심부전과 폐질환으로 투병 중. 

동생들을 돌보는 건 언제나 A군의 몫. 거기다 A군은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학교를 마치면 아르바이트도 갔다. 자전거를 훔쳤다고 자백한 날도 일이 늦게 끝나 동생들이 밥을 못 먹고 있을까봐 평소 빌려 타던 친구 자전거로 착각하고 자연스럽게 타고 왔는데, 뒤늦게 다른 사람의 자전거라는 사실을 알고 경찰서에 방문해 자기 잘못을 털어놓았다.

담당 경찰관은 A군이 자전거를 훔쳤다는 사실보다, 그럴수 밖에 없었던 가정형편에 주목하고 A군의 가정형편이 복지 사각지대에 있다고 판단했다. 

7남매에 부모까지 총 9명의 가족이 사는 곳은 14평까지 국민임대아파트. 그러나 A군의 부친이 월 소득이 있고 차량도 있어 기초생활수급이나 차상위 등 취약계층 선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A군의 부친은 "다자녀인데다가 아내를 병원에 데려가야 할 일이 많아 차량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고 알려진다.

경찰은 주민센터, 보건소 등 관계자들과 함께 A군의 보호자를 면담하고 동생들의 건강 상태를 살폈다. 오산시, 오산경찰서, 주민센터, 청소년센터, 보건소, 복지기관 등은 통합회의를 열고 A군 가정에 실질적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민석 의원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민석 의원실

오산을 지역구로 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행히 오산경찰서에서 안타까운 상황을 고려하여 선처하고 긴급복지지원을 연계해 줬다”며 “오산경찰서의 따뜻한 행정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21 대 국회는 현재 계류 중인 다자녀가구지원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7남매 가정의 맏이인 고등학생처럼 복지사각지대가 없도록 교육부, 복지부, 여가부 등 부처별 지원정책을 점검하고 특히 다자녀 가구의 가장 애로사항인 협소한 주택 문제를 정부와 LH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안민석 의원이 대표 발의한 '다자녀가구의 자녀 양육·교육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 은 임신·출산·산후조리·양육·교육을 비롯해 의료·주거까지 연령에 따른 단계별 맞춤형 지원 정책을 확대하는 제정안이다 .

▲난임 시술, 산전·분만·산후관리 등 임신·출산 건강관리 지원 ▲다자녀 양육수당 신설 , 국공립 어린이집 우선 이용 등 보육 및 문화체육시설 이용 지원 ▲초중고 입학금·수업료, 도서·학용품 구입비, 학원·교습소 비용 지원 ▲대학 입학전형료·등록금·생활비·교재 구입비·기숙사비 등 학비 지원 ▲의료비 및 공공주택 우선 분양 또는 무상임대 지원 등을 통합지원하는 것이다.

끝으로 안 의원은 "정부와 국회가 다자녀 가구 지원 확대와 복지사각지대가 없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며 "다자녀 가정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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