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유보통합 한다더니... 3개월 걸려 고작 5쪽짜리 문서가 전부"
"최고의 유보통합 한다더니... 3개월 걸려 고작 5쪽짜리 문서가 전부"
  • 전아름 기자
  • 승인 2024.03.27 16:53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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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공동성명서 발표 "유보통합 추진 주요사항 보고'에 담긴 건 아무것도 없었다"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단이 26일 '유보통합 추진 주요 사항 보고' 제하의 11페이지 분량 문건을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분량은 11페이지인데, 표지와 목차, 기타 붙임 파일을 빼면 5페이지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26일 유보통합을 위한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이 통과됨에 따라 추진단은 3개월 이내에 유보통합 추진 계획을 보고해야 한다.

문건은 총 11페이지 분량으로 국가재정투자계획 및 지자체 예산 이관 방안, 지자체 영유아 보육사무 이관 방안, 통합모델 시안, 학부모 부담 경감 방안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향이나 내용이 제시되지 않은 허술한 보고문건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가 26일 마감기한이 다 되어서야 국회에 제출한 문건 표지. 총 11페이지 분량인데 표지, 목차, 붙임 제외하면 본문은 5페이지가 전부다. ⓒ베이비뉴스
교육부가 26일 마감기한이 다 되어서야 국회에 제출한 문건 표지. 총 11페이지 분량인데 표지, 목차, 붙임 제외하면 본문은 5페이지가 전부다. ⓒ베이비뉴스

우선 예산부터 살펴보자. 영유아 교육 격차 해소 및 질 제고를 위한 추가 소요 예산은 교부금으로 지원하고, 2025년 12월 종료 예정인 유특회계를 확대 개편한 특별회계 신설도 검토한다. 올해에는 영유아 보육교육 소요 예산 확보를 추진하고, 이를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 전부다.

인력과 행정 이관 부분에서는 영유아보육법과 지방교육자치법 개정 등을 통해 사무를 이관하고, 시도교육청과 시도, 시군구 협의 결과를 고려해 영유아 보육업무 수행에 필요한 적정 정원을 배정, 시도교육청에 증원된 정원은 시도 시군구로부터 전입, 파견, 신규충원, 내부 전보로 충원한다는 내용 뿐이다.

통합모델 시안의 주요 내용은 교사 자격체계 개편과 양성체계 개편이다. 여기에는 '교원의 전문성과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자격 체계를 개편하고, 교육과정 체계의 일관성, 연속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개정한다고 쓰여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학부모가 납부하는 비용 부담의 방법으로는 '경감을 추진한다'고 명시된 게 전부다. 영유아 보육교육 현장이 기다려온 통합기관의 형태, 교사양성 및 자격체계, 예산, 인력과 행정사무 이관 방안 등 중요한 내용은 그 어디에도 없다.

이 문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김영호, 문정복 의원, 더불어민주연합 강민정, 김남국 의원은 공동 성명서를 내고 "허술하기 짝이 없는 보고서"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26일은 교육부가 유보통합 구체적인 통합모델 시안, 인력 및 재원확보 방안을 국회에 보고하기로 약속한 마지막 날이었다. 그러나 교육부는 감감무소식으로 일관하다 보고 마지막 날 일과가 끝날 무렵에야 보고를 하겠다고 전해왔다. 의원실에 교육부 보고 문건이 전달된 것도 27일 오전 8시 56분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보고문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전제로 약속된 것"이라며 "당시 유보통합의 전체적 방향이나 이행 방안 그 어느 것 하나 대강이라도 제시된 것이 없는데 이렇게 덥석 법 개정을 통해 관리체계부터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수많은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법이 통과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교육부가 ‘유보통합 실현을 위한 국가 재정 투자계획’, ‘지자체 재원 및 인력 이관 방안’, ‘교원 양성이나 처우 개선 방안 등을 담은 통합모델 시안’, ‘영유아 보육‧교육 무상 지원 등 학부모 부담 경감 방안’을 3개월 이내 국회에 보고 할 것을 법안 부대의견을 통해 약속했기 때문인데, 3개월 동안 아무 소식도 없다가 보고기한이 다 돼서야 본문이 10페이지도 안되는 보고문건을 제출했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이들은 "교육부는 국민과 국회에 유보통합의 구체적 방향과 방안들을 제출하라는 약속을 사실상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부터 해야한다"라며 "유보통합을 국정과제로 삼고 2년 여간 추진했음에도 왜 한 발짝도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상세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하고, "혹여나 선거를 앞두고 괜한 논란이 생기거나 국민 여러분들께 실망감을 드릴까봐 구체적 이행방안의 발표를 주저하고 있다면 교육부가 제 할 일은 내팽개치고 국민과 국회와의 약속까지 어겨가며 앞장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모두가 궁금해하는 향후 구체적 방향과 이행계획은 어디에도 없고 조직 인원이나 예산, 그간의 협의체 구성 현황과 같은 단순 사실들만 나열한 보고 문건을 회수하여 다시 새롭게 만들어 보고해야 한다"라며 "보고서에 영유아 보육‧교육 소요 예산 확보 추진”이라고 적어두었는데 대체 언제까지 이런 뜬구름 잡는 말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유보통합에 따른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인력 및 예산 이관 방안도 보고서에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의원들은 "지자체는 더 이상 자신들의 소관 업무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예산 이관을 어떻게든 최소화하려고 할 것이 분명하다. 이런 와중에 교육부가 안이한 대응으로 지역 교육청에 이를 부담 지우게 한다면 가뜩이나 세입 감소 등으로 재정위기에 시달리는 교육청에 엄청난 부담을 가중하는 것"이라며 "1656명에 달하는 시군구의 담당인력들을 도대체 어떻게 이관시킨다는 것인지 알려진 바가 하나도 없다. 오로지 보고서에 있는 것이라고는 시도교육청과 시도‧시군구 간의 정원 조정을 협의하겠다는 계획뿐인데 시도교육청 담당자들에게 확인해 보면 중앙이나 범정부 차원의 확고한 계획이나 의지 없이는 논의가 진전되기 어렵다"고 촉구했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해 말 통합모델 시안을 발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그 시안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의원들은 "통합모델 시안 개발을 위해 교육부가 발주한 연구는 완료됐으니 그 연구물이라도 공개하면 좋을텐데 그마저도 비공개"라며 "유보통합이 기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합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것들을 그대로 활용한다는 것인지, 교사 자격은 어떻게 구분되고 어떻게 양성되며 또 그들의 처우는 어떻게 개선될 것인지, 학부모 부담 경감은 어느 수준에서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그 어느 하나 정해진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역시 "치밀한 고민과 세부내용 없이 그간 무수히 반복한 원론적 내용만 담긴 계획"이라며 "정책을 추진할 때 유아교육의 질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대전제가 돼야 하고 예산 확보 방안, 교사 자격 문제, 시설기준 문제가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 졸속으로 추진되면 그 피해는 아이들에게 돌아간다"고 경고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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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na**** 2024-04-02 13:39:33
이번에 유보통합 안되면, 앞으로는 유보통합얘기 다시는 하지 마라!!!

ryuna**** 2024-04-02 13:38:02
애 낳으면 현물성으로 나가는 것들 모두!~ 없애고,
차라리, 어린이집, 유치원 부모부담분 아예 없애라!!!
유치원 유형마다, 어린이집 유형마다, 각각 하나의 유치원. 어린이집마다
부모부담이 다~~~! 금액 차이가 많이 난다.

ryuna**** 2024-04-02 13:32:30
사실 "영유아학교"인데, 병설, 사립, 법인, 직장 구분할 필요 있나?????
이렇게 함으로써 모든 교사들의 통합이 되는 것이고, 능력이 되면 계속 올라갈 것이고,
능력미달이면 도태 되겄지.

ryuna**** 2024-04-02 13:30:44
모든 정책이 시행된 후 고통은 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된다.
간판을 "영유아학교"로 하면, 우선 간판업체들이 일자리가 늘어나는것이고!!!
그러면서 유치원및 어린이집 내부를 통일화하고,
고유번호증에만 A, B, C로 구분하던지 숫자로 구분하여 병설, 사립, 법인만 구분하면 간단한것을...쯔쯧/.

ryuna**** 2024-04-02 13:27:40
유보통합 가지고 말들이 많은데,
자꾸 말해줘도 정책이 나오질 않네....
간판은 모두~"영유아학교"로 하고, 사립유치원시스템에, 어린이집 보육통합시스템을 업데이트하여,
사립유치원 시스템 따르면 된다니깐.......
왜 그걸 못하지....
교사들의 통합은 유보통합 후 1년내로 서서이 잡아가면 되고!!!!
미리부터 유아교사, 보육교사 구분하지 말고, 우선은 통합하고나서 제도권 내로 들때까지
정책을 수정해 가면 되는데......
24년 7월부터는 유보통합 시스템으로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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