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다준다연구소 이동학 소장의 결혼 꼬집기
‘2012 한국의 성 인지 통계’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통계청과 정부 부처의 통계를 분석한 자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5세~39세의 여성 미혼율이 2000년 18.3%에 비해 2010년 35.5%로 두 배 이상 높아졌고, 같은 나이 때 남성 미혼율의 경우는 52.8%로 절반이상을 차지한다.
이 통계에서 엿볼 수 있는 문제는 미혼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자발적 미혼인지, 비자발적 미혼인지 통계상으론 알 수 없지만, 과거에 비해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는 것은 분명 우리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란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혼율이 늘어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인구의 감소와 연관이 있다. 특히 국가통계포털사이트에서 확인한 우리나라 인구추계를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30~34세 남자는 200만명, 여성은 190만명가량 된다. 합쳐서 400만명가량이다. 맨아래로 내려가 0~4세를 보면 남자는 118만명, 여성은 110만명가량으로 합쳐서 228만명으로 거의 절반가량으로 인구가 줄어든다. 불과 30년만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인 것이다. 반면에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늘어감에 따라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이 빨라질 것이고, 이것은 곧 지금의 청년세대에 커다란 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기금 고갈, 내수산업 붕괴, 세수부담 증가, 국방인력 감소 등의 문제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지금의 청년들은 연애, 결혼, 출산 모두 힘들다. 나중 일을 걱정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이중적 부담을 평생 짊어져야만 하는 숙명인 세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결혼문화바꾸기 캠페인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가장 큰 걸림돌인 집값 문제와 관련해 여성의 입장에선 부모님을 설득하고, 월세 살아도 된다는 선언이 핵심적으로 필요하다. 남자의 입장에선 육아와 가사를 공동 분담하겠다는 선언이 필수다. 개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우리 위치에서 해보자.
그리고 나아가 이 부분만으론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국가와 개인이 동시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하는데, 신혼부부주택 제공이나 보육친화적인 근로시간 탄력운영제도 도입이 필수적이다. 특히 근로시간유연제는 출근시간을 늦추고 퇴근시간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를 안전하게 어린이집에 맞기고 찾아올 수 있지 않겠는가. 아이 낳고 키우는 것에 대해 언제까지 눈치만 보도록 국가가 책임을 방기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국민들이 눈치 보며 살아온 30년 세월동안 인구가 절반으로 줄었다.
제발 눈치 안보고 애 낳고 키울 수 있는 세상 만들어보자. 국가는 눈치 좀 채시라.
*칼럼니스트 이동학은 '다음 세상을 준비하는 다른 연구소'(다준다연구소) 소장이다. 어린 시절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신문 배달부터 시작한 사회생활 때문에 또래보다 일찍 쓰라린 사회를 경험하면서, 우리 사회를 더욱 따듯하게 만들어야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KTV 한국정책방송의 토론 프로그램 MC를 맡기도 했고, 경기도를 누비며 소외지역에 찾아가 영화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의 MC와 생활공감정책에 대해 강연을 하기도 한다.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아 디지털 싱글(오 친구여) 앨범을 낸 음치가수이기도 하며 레크리에이션 강사로도 활동하며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인권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에서 헌법학 석사과정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