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음식은 소화되기 쉬운 것 주세요
아기 음식은 소화되기 쉬운 것 주세요
  • 칼럼니스트 조연상
  • 승인 2013.07.1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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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나 과일껍질보다는 성분 적어도 속살이 좋아

[연재] 하라비의 생활 섭생(攝生) 이야기

 

요즘의 시대적인 흐름 가운데 몸과 관련한 부분은 아마도 살빼기가 가장 크지 않나 싶습니다. 어디가나 살빼기에 관해 듣다보니 마치 비만은 우리의 오래된 고민거리였던 것 같이 느껴집니다. 젊은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나이든 사람들에게는 배고픔이 그리 먼 얘기가 아니어서 불과 20년 전후까지만 해도 배가 적당히 나오는 것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중산층에 속해있다는 자긍심의 한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문화가 안방까지 바로 들어오면서 일반인들도 비만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덩달아 우리의 의료인들도 그에 뒤질세라 언필칭 살빼기를 말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니 비만이 문제가 없다는 분위기로 받아들이지는 마시고 다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건강과 관련한 구체적인 관심도 시대에 따라 유행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입니다. 그러나 유행도 좋지만 엄마들한테 정작 중요한 것은 항상 근본적인 것을 먼저 채우는 것이고 그 다음에 여유가 있을 때나 유행에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요즘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다보니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도 쉬워졌지만 대신 마지막 선택을 위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는 데에는 오히려 어려워졌습니다. 아기의 성장과 관련해서 엄마들도 역시 같은 고민에 마주칩니다. 엄마들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아기한테 꼭 필요하다는 성분이 들어 있다는 모든 음식을 다 먹일 수는 없으므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부분에 대해 본질적인 원칙을 말하고자 합니다.

 

아기는 발달하고 성장하므로 우선은 정분(영양)이 충실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모유 대체식이나 집에서 만든 음식에 영양이 모자란 시대는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 양적인 부분은 일단 충족이 된 것입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영양을 골고루 흡수하는 능력입니다. 대부분의 아기의 영양과 관련된 문제는 바로 이 부분에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아기의 영양이 고르지 않는 것을 판단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아기들의 피부를 살펴보아 피부에 윤기가 없거나 뭐가 나거나 색깔이 어둡거나 건조하면 영양이 고르지 않은 것입니다. 아기의 살이 말랐는지 혹은 배가 들어갔는지 혹은 입맛이 없는지는 부차적인 것입니다. 예컨대 비록 아기가 말랐어도 피부의 윤기가 좋으면 아기는 건강하고 잘 자라고 있다는 뜻이고 반대로 배가 나오고 살집이 있고 먹을 것을 늘 찾아도 피부가 어둡거나 윤기가 없으면 아기의 영양상태는 균형이 깨져있다는 것입니다.

 

거듭 말합니다만 아기의 영양이 고르지 않는 것은 음식이 적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흡수 능력의 문제에서 비롯합니다. 흡수에 문제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간이 허약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간이 허하거나 피로할 때는 아기의 배가 복직근이 느껴질 정도로 굳어 있거나 배의 피부가 검어지거나 대변의 냄새가 독하거나 색깔이 진하거나 반대로 변비가 있거나 짜증을 잘 내거나 아토피기가 생기거나 입이 짧아 단것만 찾으려 하는 증상을 보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전문처방을 받는 것이 최선입니다. 다만 그렇더라도 엄마가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즉 아기한테 성분이 좋다는 음식보다는 소화에 편한 음식을 고르라는 것입니다. 소화에 편하다는 것은 그 음식이 간에 그 만큼 부담을 주지 않아 흡수가 쉽다는 뜻입니다. 예컨대 소고기를 먹었더니 속이 든든하다는 말은 소고기를 소화되는 데에 다른 음식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는 뜻이고 보리밥을 먹었더니 금방 배가 고프다는 말은 소화가 그 만큼 쉽고 빠르다는 뜻입니다. 밥 안 먹는 아기가 단 것을 좋아하는 이유도 단 맛은 쉽게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분을 중시하는 풍조와 관련하여 한 마디 덧붙입니다. 공해개념이 없었던 때에도 우리 선조들은 보통 곡식류나 과일을 먹을 때 껍질을 최대한 벗기고 먹었습니다. 그 이유는 껍질근처에는 노폐물(성분)이 많아 소화하기에 어렵다는 것을 체험을 통해 알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배고픈 시절에도 그 귀한 쌀을 백미로 도정해서 먹었던 이유도 소화흡수 때문이었습니다.

 

그 생리는 이렇습니다. 모든 생명체의 껍질부위에는 몸에서 필요 없는 성분이 몰려 있습니다. 왜냐하면 불필요한 성분은 몸 밖으로 내보거나 혹은 껍질 속에 저장해서 껍질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무거운 수은이 머리카락에서 검출되는 이유는 몸에서 머리카락을 통해 수은을 배출해 내기 위해서 중력을 거슬러 보내는 이유와 같습니다.

 

아기들에게 주는 음식은 우선 몸을 생각해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 - 연한 속살 등 -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하다는 성분은 음식의 종류에 따라 많고 적음에는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음식에 다 들어 있고 그리고 우리 몸에서는 필요한 것이라면 적은 량이라도 몸에서는 최대한 흡수하려는 생리기전이 있으므로 어떤 음식이든 소화가 편하다면 모자라지 않을 정도만 섭취해도 특정한 영양이 모자라는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한편 맵거나 신 것 혹은 짠 것들도 역시 영양과는 관계없이 아기들한테는 소화에 부담을 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조연상은 현재 '하라비(강남 할아버지) 한의원' 원장으로 선(仙)의학 학회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대 동양사학과와 세명대 한의학과를 졸업했다. 엄마와 아이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올바른 섭생법을 알려주고자 베이비뉴스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한의원 홈페이지(www.harabiclinic.com)를 통해서도 환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저서로는 『생활의 기미』, 『밥상 위의 한의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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