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아기도 엄마도 좋은 모유수유
모유는 내 아이 맞춤식
요즘 분유를 보면 성장 단계에 따라 월령별로 다른 단계를 먹이도록 나와 있지요. 모든 아기가 똑같이 성장하는 것이 아닌데 조금 억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유는 바로 내 아기의 성장 발달에 맞도록 자연스럽게 성분이 바뀌게 됩니다. 양식을 먹을 때 처음에는 전채 요리로 입맛을 돋워 주고, 서서히 칼로리가 높은 메인 디시로 옮겨 가는 것처럼 모유도 그렇습니다. 배고픈 아이가 급하게 젖을 물었다고 해서 칼로리 높은 모유가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적지만 영양 많은 초유
아기를 분만하고 첫날부터 분비되는 황금빛 유즙이 초유입니다. 초유는 적은 양밖에 분비되지 않지만 초유에 들어 있는 비타민 A가 아기 소화기 안에 남아 있는 태변을 모두 배설하도록 도와주는 완하제 작용을 하고, 소화되기 쉽고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갓 태어나 조금밖에 먹을 수 없는 아기의 음식으로는 완벽합니다. 또 세균으로부터 무방비 상태에 있는 아기를 보호해주는 면역 글로불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초유는 아기의 첫 예방 주사나 다름없는 것입니다.
아기를 야무지게 키우는 성숙유
아기가 생후 10일이 지나 쑥쑥 자라기 시작하면, 모유는 뽀얀 우윳빛이 감도는 성숙유로 바뀝니다. 주요 성분은 단백질, 지방, 철분 등이지만 조제 분유와는 달리 아기가 빠는 시간과 아기가 자라는 시기에 맞춰 성분이 달라집니다. 모유 속에 포함된 타우린, DHA, 콜린 등은 아기의 몸에 가장 자연스럽게 흡수되어 두뇌 발달을 돕는 성분입니다. 소화되기 어려운 철분은 분유보다 최대 10배 정도 흡수가 잘 된다고 합니다.
물젖으로 오해하는 전유와 참젖으로 오해하는 후유
엄마 젖은 크게 전유와 후유로 나눕니다. 처음 젖을 물렸을 때 5분 정도 나오는 말간 젖을 전유(앞젖)이라고 합니다. 전유는 수분과 유당 함량이 높고 칼로리가 낮아 물처럼 보여 흔히 물젖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물젖, 참젖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처음 젖이 나올 때 말갛게 보여 그런 오해를 하는 것이지요. 전유는 목을 축이고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하는데, 코스 요리로 치자면 전채 요리쯤 됩니다. 아기가 전유를 모두 먹고 나면 단백질과 지방 성분이 높고 열량이 높은 후유가 나옵니다. 전유에 비해 뽀얗고 농도가 짙기 때문에 흔히 참젖이라고 하지요. 후유는 아기에게 포만감을 주고 체중을 증가시킵니다. 대부분은 전유와 후유를 나오는 그대로 먹이는 것이 가장 좋지만 엄마의 젖양이 적은 경우라면 전유든 후유든 무조건 먹여야 하고, 엄마의 젖양이 많은데 아기가 먹는 양이 적어 벅차한다면 전유를 조금 짜내고 먹이기도 합니다.
남은 젖을 짜내는 이유
대다수의 초보 엄마들이 남은 젖은 짜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개인에 따라 적용 방법이 다릅니다. 남은 젖을 짜내라는 이야기는 젖양을 늘리기 위해서, 혹은 유선염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인데 이 방법은 모유 수유 초기에 젖양이 없을 때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젖양이 많은 산모에게 이 방법을 적용하면 아기가 먹는 양보다 젖양이 훨씬 많아져 젖몸살 혹은 유선염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되고, 아기는 후유를 충분히 먹을 수 없게 됩니다. 대다수의 산모가 후유를 짜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보다는 전유를 짜내고 영양이 풍부한 후유를 먹이는 게 아기에게는 더 큰 도움이 됩니다.
부족한 장기의 발달을 돕는 미숙아 엄마의 모유
모유의 성분은 분만 시기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예정일보다 일찍 분만한 미숙아 엄마의 모유에는 미숙아의 폐의 성숙을 돕는 이노시톨과 단백질, 나트륨, 클로라이드, 마그네슘, 철분이 보통 엄마의 모유보다 훨씬 풍부하지요. 보통 엄마의 모유라도 태아 시절부터 엄마 두뇌에는 아기의 발달 모습이 프로그램 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모유의 성분은 다릅니다. 내 아기의 두뇌, 골격, 소화기, 호흡기 등 모든 발달에 꼭 맞춘 영양식이 바로 모유지요.
아름다운엄마모유클리닉 : http://www.beautifulmom.net
*칼럼니스트 최희진은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 가정간호과에서 8년 동안 모유수유와 신생아교육을 맡아 진행했다. 서울대학교 가정간호사 과정을 이수했으며 국제모유수유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한 바 있다. 현재 아름다운엄마모유클리닉 대표로 일하면서 각 대학과 대학원에서 모유수유 특강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모유 먹고 이유식 먹고』(시공사)가 있다. 베이비뉴스에 연재되는 칼럼의 일부는 출판사와의 협의 하에 이 책의 일부 내용을 발췌하고 수정한 것이다.
모유를 먹일때 가슴 마사지 하듯 문질러주는 것이 좋다고 하더라구요.
처음에 나오는 것은 물과 흡사하다고 하던데..
아이 성장에 따라 모유 성분이 달라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