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이 일·가정 양립에 힘쓰는 이유
글로벌 기업이 일·가정 양립에 힘쓰는 이유
  • 정은혜 기자
  • 승인 2014.03.19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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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책임연구원 “일하는 모든 부모를 위한 것”

【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최근 미국에서는 ‘홈퍼니’(Homepany)라는 신조어가 떠오르고 있다. 홈퍼니란 가정과 일을 조화시킬 수 있도록 배려하는 회사를 말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인 IBM, P&G, 다국적 식품회사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 이외에도 애보트(Abbott), 딜로이트(Deloitte),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등이 대표적 홈퍼니에 꼽힌다.

 

이 기업들은 미국의 ‘Working Mother’지가 매년 육아휴직, 육아지원, 유연근무 제도, 여성 리버십 개발 등 4가지 영역을 기준으로 선정하는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지난해 Top 10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문 역량을 요구하고 업무량도 녹록지 않은 회사들이 소위 ‘일하는 엄마’가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선정됐다는 점은 의외일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은 오래전부터 일·가정의 양립 이슈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실천하고 있다.

 

미국의 ‘Working Mother’지가 선정한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들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 유급 육아휴직, 유연근무 제도 실시 등 다양한 사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베이비뉴스
미국의 ‘Working Mother’지가 선정한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들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 유급 육아휴직, 유연근무 제도 실시 등 다양한 사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베이비뉴스

 

◇ 부모 모두에게 육아휴가 제공

 

박지원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Working Mom이 일하기 좋은 기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보고서에 따르면 법적으로 유급 육아휴직 정책이 갖춰지지 않은 미국은 기업마다 육아휴직 제도를 자체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평균 16%의 기업이 여성 육아휴직을 제도화한 반면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은 여성 육아휴직 제도를 100% 시행하고, 남성 육아휴직 제도도 83%가 시행 중이다.

 

이들 기업은 평균적으로 여성 유급 육아휴직은 8주, 남성 유급 육아휴직은 3주를 제공하고 자녀 입양 시에도 평균 5주의 유급 육아휴직을 제공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골드만삭스그룹 등 금융 관련 기업은 여성 유급 육아휴직을 12주 이상 부여한다.

 

특히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동일하게 12주의 유급 육아휴직을 제공하고 있다. 딜로이트는 여성에게는 8주, 남성에게는 3주의 유급 육아휴직을 주는데, 엄마가 회사에 일찍 복귀하고 싶거나 아빠가 아기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는 서로 휴가일수를 교환해 사용할 수 있다.

 

◇ 위급상황 시 육아 지원

 

육아 지원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가지 제도를 들 수 있다. 하나는 급하게 아이를 맡길 곳이 없을 때 이를 지원해주는 ‘Backup Child Care’ 프로그램이고, 다른 하나는 자녀가 아플 때 돌봐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구글, 골드만삭스그룹 등이 활용하는 ‘Backup Child Care’는 필요시 하루 또는 일주일 단위로 보모를 신청하는 제도다. 직원이 요청하면 회사는 지정된 보모 중 적합한 사람을 연결해준다. 이 제도는 아이 양육자가 갑자기 아프거나 어린이집이 쉬는 날일 때, 갑작스런 회사 업무로 아이를 원활하게 돌보지 못할 때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다.

 

◇ 유연한 근무환경 제공

 

기업의 유연한 근무환경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그중에서도 근무시간을 선택하거나 자녀 학교방문 등으로 일찍 퇴근해야 할 때 다른 날에 그만큼의 업무 시간을 보충하는 유연근무 제도(Flextime 제도)가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유연근무 제도를 활용하는 직원(평균 78%) 중 남성은 77%, 여성은 79%였고, 원격근무제도를 활용하는 직원(평균 52%) 중 남성은 50%, 여성은 52%로 여성뿐 아니라 남성의 사용 비중도 매우 높았다.

 

또한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89%가 관리자를 대상으로 유연근무 제도의 조직운영 방법을 교육함으로써 높은 성과를 창출하면서도 유연한 조직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여성들이 직장 내에서 전문 역량을 쌓고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은 리더십 개발 교육과 멘토링이고, 여성 최고경영자 코칭(99%), 네트워킹(96%), 경력 카운셀링(92%) 등도 도입하고 있다.

 

◇ 여성만이 아닌 부부를 위한 정책

 

글로벌 기업들이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일과 가정의 불균형이 커지는데 있다. 아내가 업무가 급하면 남편이 정시에 퇴근해 맡겨놓은 아이를 데리러 가야하고, 식사 준비나 아이 준비물을 챙겨야 한다. 행여 아이가 아프면 누구 한 명이 휴가를 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또한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도 한몫한다. 남성 스스로도 말 붙이기 어려운 가장의 모습보다 자녀와 더 많이 놀아주고 친구 같은 아빠가 되기를 원하는 것. 이처럼 가족의 가치가 강조되면서 아빠도 가족들과 충분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당연시됐다.

 

일·가정의 불균형은 결국 기업 성과에 악영향을 미친다. 일·가정의 불균형으로 인한 갈등이 심각해질수록 회사 업무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생산성을 저하시킨다. 이직률이 높고 업무 강도가 센 IT 업계에서 구글 등의 기업이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거나 세탁, 자동차 관리 등 각종 가사 일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갈등을 최소화하고 이직을 막고자 하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박지원 책임연구원은 “국내 일부 기업들은 아직도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 생각하며 가족친화경영을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일하는 부모가 늘고 자녀에 대한 정서적 유대의 중요성이 강해지고 있는 사회 변화 속에서 일·가정의 양립은 결국 모든 ‘일하는 부모’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이라는 점을 공감하고, 가족친화경영의 정착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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