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한계를 뛰어넘는 참신한 독서법이 흥미롭네요. 정형화된 전문강사의 독서교육법을 넘어, 아이들에게 책을 재미있게 즐기는 법을 알려주더라고요.”
세 아이의 엄마 이원경(37) 씨의 고민은 둘째 나연이(6, 여)가 책과 친해지게 하는 것이다. 이 씨는 전업주부지만 집에서 3살 된 막내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9살 첫째를 신경 쓰다 보니 정작 나연이의 책읽기를 돌봐주기란 쉽지 않았다. 이번에 이 씨는 평소 나연이에게 책에 대한 흥미를 일깨워줄 수 있는 동네 도서관의 프로그램을 접하게 돼 마냥 기쁘기만 하다. 이 프로그램은 바로 ‘병아리 사서와 책 놀이터’ 수업.
‘병아리 사서와 책 놀이터’는 서울 동작구 상도1동 동작상도국주도서관에서 지난 7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유아독서교육프로그램이다. 예비 사서인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이하 중대 문헌과) 학생들의 체험실습연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대학생들의 독창적 아이디어로 아이의 독서활동을 돕기 위해 기획한 수업이다.
지난 12일 진행된 ‘병아리 사서와 책 놀이터’ 세 번째 수업에서는 4명의 예비 사서가 5~7살 아이들에게 동화책 ‘과일나라 도깨비’ 스토리텔링를 해준 후 미술 활동을 통해 과일의 개념을 알려주는 순서로 진행됐다.
동화책 ‘과일나라 도깨비’는 평소 과일들을 잘 돌보던 누이이야기로, 어느 날 동생이 도깨비에게 잡혀가지만, 과일들의 도움으로 오빠가 무사히 동생을 구출해 내는 이야기다. 아이들은 스토리텔링을 들은 후 어느 과일들이 도왔는지를 기억해 내서 대답했다. 스토리텔링은 아이에게 동화구연식으로 책을 들려주는 ‘귀로 듣는 독서’로 책과 아이들을 친해지게 하는 한 방법이다.
이후 아이들은 예비 사서들의 도움으로 반 접힌 딸기, 사과 등의 과일 종이로 데칼코마니를 만들었다. 데칼코마니는 종이에 물감을 칠한 후 반을 접어 대칭을 만드는 효과를 보여주는 미술기법이다. 아이들은 과일 데칼코마니를 통해 과일의 안과 겉이 다르고 과일 안은 대칭을 이루는 것을 인지했다.
중대 문헌과 이지혜(24) 학생은 “책의 이해를 미술 등의 활동으로 표현함으로써 아이들의 집중력을 길러주고 책에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하는 유아용 독서 프로그램으로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이들은 간혹 ‘어설픈’ 예비 사서의 진행에도 시종일관 수업의 재미에 푹 빠져든 모습이었다. 첫회에 큰아들이 수업에 참여한 이후 반응이 좋아 이번엔 둘째 아들까지 모두 데려왔다는 노미자(37) 씨는 “잠자기 전에 엄마가 읽어주는 것 외에 아이들이 혼자 책을 보는 일이 적었다”며 “이번 프로그램은 예비 사서들의 색다른 수업으로 아이들이 책 읽는 걸 즐거워하는 변화를 볼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스토리텔링을 직접 진행한 중대 문헌과 서아림(23) 학생은 “첫 수업 때는 아이들을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뺐지만, 프로그램을 잘 따라준 아이들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재미를 줘, 책의 내용을 더 잘 전달하는 사서가 되기로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사실상 책이라는게 참 쉽게 읽혀지진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