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챙겨주는 우리 아이 성 이야기
엄마가 챙겨주는 우리 아이 성 이야기
  • 정은혜 기자
  • 승인 2014.04.04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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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숙경 푸른아우성 강사 “성은 부끄러운 것 아냐”

【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유치원 다니던 제 딸에게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고 이야기한 걸 저는 성교육이라 생각했어요.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유아 성폭력사건의 범인은 ‘아는 사람’일 가능성이 훨씬 높더라고요.”

 

신숙경 푸른아우성 전문강사는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SETEC 전시장 2층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에듀톡 엄마교실에서 “혹시 여러분도 이런 성교육 하고 있진 않나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번 강의는 세계전람이 주최한 ‘제31회 서울국제유아교육전’에서 마련한 특별 세미나로, 신숙경 강사는 첫 날 세미나 진행을 맡아 ‘유아 성교육’이라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재미있게 풀어내 관심을 끌었다.

 

신숙경 강사는 “아이들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성교육을 받고 있는데 정작 엄마들이 성에 대해 몰라선 안 된다”며 “성교육에 있어서 부모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푸른아우성 신숙경 씨가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에서 열린 서울국제유아교육전에서 '유아 성교육-엄마가 챙겨주는 우리 아이의 성 이야기'란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푸른아우성 신숙경 씨가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에서 열린 서울국제유아교육전에서 '유아 성교육-엄마가 챙겨주는 우리 아이의 성 이야기'란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성은 창피한 것이 아니다

 

신 강사가 몸을 담고 있는 푸른아우성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성’을 떠올렸을 때 드는 생각은 대체로 ‘부끄럽다’, ‘창피하다’, ‘저속하다’ 등 부정적인 단어가 많았다. 어린 아이들 조차 ‘냄새난다’, ‘이상하다’, ‘지저분하다’와 같은 부정적인 단어를 떠올렸다.

 

남편들의 ‘성’에 대한 생각은 사뭇 달랐다. 신 강사가 “‘힘들다’, ‘어렵다’, ‘깝깝하다’, ‘귀찮다’ 이건 누가 한 말일까요? 바로 남편입니다”라고 말하자 잠시 조용하던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신 강사는 “이런 부정적인 말을 하는 이유는 성의 일부분만 봐서 그렇다. 마음과 몸이 결합되는 것이 성이다. 내 아이를 잘 기르고 싶어서 엄마의 역할을 잘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모인 이 행동도 성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이란 곧 인생이고 삶이다. 이렇듯 성을 넓게 바라봐야지 신체적인 성만 바라보면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면서 “사랑과 쾌락, 생명 이 세 가지가 아우러진 것이 Good 성”이라고 덧붙였다. 

 

◇ 유아기는 성의 첫 단추 꿰는 시기

 

단계별 성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는 성의 첫 단추를 꿰는 유아기다. 신 강사는 “유아기에 성에 대한 느낌을 어떻게 형성하느냐에 따라 건강한 성의 기초를 마련하기도 하고 왜곡된 형태도 자리 잡기도 한다”고 전했다.

 

먼저 1세 전후는 입이 성 에너지의 중심이다. 그래서 모유수유가 중요하다. 아기가 엄마 젖을 힘들여 빠는 동안 성 에너지가 자연스레 발산되고 이 과정에서 ‘사랑의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나오게 된다. 이 옥시토신은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도 전해진다.

 

2~3세 전후의 성적 관심은 항문으로 모아져 자기 배설물에 흥미와 관심을 갖게 된다. 아이는 똥이 말랑말랑 재미있고 내 것이라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때 질척거리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충분히 갖는 것도 건강한 성을 위해 중요하다.

 

또한 배변훈련이 너무 강박적으로 이뤄지거나 음식을 먹을 때 턱 밑에 쟁반을 갖다 대며 수시로 물티슈로 닦아 키운 아이는 성장 후 오히려 결벽증과 강박증이 생길 수 있다고. 그러니 아이에게 반복해서 알려주고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5~7세 즈음은 성 에너지가 성기에 집중된다. 자신의 성기를 갖고 놀거나 남에게 보여주고 동생이나 엄마 아빠의 생식기를 자꾸 보려고 하는 노출과 관찰의 욕구가 나타난다.

 

“아이들이 서로의 생식기를 서로 쳐다보거나 만져보기도 하는데 이건 궁금해서 하는 행동입니다. 자신은 서서 싸는데 옆 친구는 앉아서 누는 모습이 신기하기 때문이죠. 이걸 자연스런 성적놀이라 생각해야지 남자아이를 성추행범이라 보면 안 됩니다.”

 

다만 자주 생식기를 만지면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여아의 경우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그러니 아이가 ‘친구 00가 만졌다’고 말한다면 “00랑 재밌는 놀이를 했구나. 그런데 아파서 병원을 갈 수도 있으니까 앞으로는 다른 놀이를 했으면 좋겠어”라고 타이르면 된다.

 

아이가 또다시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해도 화를 내지 말고 여러 번 반복해줘야 한다. 반대로 자녀가 다른 친구를 강제로 만질 때도 있다. 이때는 “친구가 싫다고 할 때는 네가 안 해야 하는 거야. 너는 친구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거야”라고 아이에게 알려주자.

 

◇ 자녀의 자위행동 놀라지 마세요

 

“아이가 생식기를 만지며 노는 건 장난감 놀이와 같은 몸놀이 일뿐입니다. 아이는 자신의 생식기를 다 탐색하면 멈춥니다. 그러니 엄마가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아이가 죄책감을 갖지 않도록 대처해야 합니다.”

 

아이가 생식기를 만진다면 우선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꽉 끼는 옷 때문이거나 기저귀·팬티에 쓸려 느낌이 왔거나, 엄마의 사랑이 결핍됐을 때(특히 동생이 태어났을 때), 또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자위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그냥 내버려 두면 조금 열중하다가 넘어간다. 이때 엄마가 아이를 때리거나 ‘만지지마’라고 화내면 아이는 자신이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느껴 위축되게 된다. 그리고선 다른 곳에 가서 더 열중해서 만지거나 집착하게 된다.

 

신 강사는 “자위행동은 억압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니 밖에서만 하지 말라고 주의만 주는 것이 좋다. 자위가 시작될 때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단, 중독적 자위로 갔을 때는 대책이 필요하다. 이럴 때는 아이에게 충분한 애정표현을 해준다. 엄마가 주는 사랑과 아이가 받는 사랑에는 갭이 있을 수 있으므로 아이가 필요로 하는 사랑을 아이의 기준에서 줘야 한다.

 

이외에 성기에 몰려있는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 전신마사지를 해주거나 밖에서 뛰어놀면서 에너지를 발산하게끔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성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태도다. 신 강사는 “아이가 당황스러운 질문을 하더라도 기다렸다는 듯이 반갑게 응하고 긍정적인 눈빛으로 쳐다봐야 한다”면서 “거짓말하거나 숨기지 말고 솔직하고 진지한 태도로 대답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가 말하는 것을 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평소 아이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다면 아이와 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다”며 “자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존중한다면 격정적인 유아기를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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