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기로 얼굴 찌르고' 부산 유치원 학대 논란
'막대기로 얼굴 찌르고' 부산 유치원 학대 논란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4.07.29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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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아동 엄마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눈물"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부산의 모 유치원에서 교사가 아이들을 학대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MBC
부산의 모 유치원에서 교사가 아이들을 학대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MBC

 

지난 7일 부산 기장군의 한 유치원. 원생 두 명이 서로 다툼을 벌이자 A교사는 두 아이를 마주 앉힌 뒤, 서로를 때리도록 시켰다. 또한 A교사는 수시로 아이들을 밀치고 아이의 머리를 확 뒤로 젖히는 등 아이들을 학대했다.

 

최근 부산의 한 유치원 CCTV 화면 내용이 공개되고 유치원 교사의 아동학대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16명의 아이들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어린이집, 유치원의 CCTV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부산 기장경찰서는 지난 28일 상습적으로 유치원 어린이를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기장군 모 유치원 교사(30·여)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한 B(23)씨 등 3명의 교사는 불구속 입건했으며, 증거를 인멸하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유치원 이사장 C(54)씨와 원장 D(52·여)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지난달 10일 유치원 학부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 유치원 내 CCTV 분량을 조사한 결과, 28건의 아동학대 의심장면을 찾아냈으며, 이 영상을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보내 학대 여부를 감정의뢰해 24건이 신체 또는 정서 학대에 해당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A씨는 어린이 2명이 다퉜다는 이유로 서로 때리게 하고 밥을 늦게 주는 등 20차례에 걸쳐 8명을 학대한 혐의를 받았다. B씨 등 나머지 교사들은 어린이들의 엉덩이를 때리거나 얼굴을 미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사장과 원장은 피해 원아의 부모가 경찰에 신고하자, CCTV 녹화 영상이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 2개를 다른 컴퓨터 하드디스크로 교체하도록 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학대를 당한 피해 아동들은 불안증상을 보이는 등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피해아동의 엄마는 “아이가 식판을 주머니에 넣고 있는데 잘 들어가지 않는 상황에서 선생님이 와서 교실에 배치되어 있떤 막대기 같은 걸로 아이의 얼굴과 배를 찔렀다"며 "아이가 밥을 천천히 먹자 씹을 틈도 없이 세 번, 네 번 연거푸 거칠게 먹여버리고, 국물까지 식판째 마시게 한다”고 CCTV 내용을 설명했다.

 

피해아동의 엄마는 “맨 처음에 우리 아이를 통해서 ‘학기초부터 맞았다, 선생님이 이름을 소리를 지르면서 화를 내서 부른다’는 얘기를 3개월 정도 들어왔다. 여러 차례 선생님한테 전화도 드렸는데 ‘그런 일이 없다’고 말했다”며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공통적으로 ‘엄마 밤이 무서워, 밤이 오는 게 싫어’라는 말을 했다. 자고 일어나서 아침이 되면 유치원 옷을 입혀서 엄마가 유치원을 보내니까 그 밤이 오는 걸 싫어했다. 매일 밤마다 꼭 깨서 이유 없이 울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엄마 괴물이 또 하나 있어’라고 해서 ‘괴물이 뭐야’라고 물었더니 무슨 반 선생님을 표현하면서 ‘그 선생님도 나를 때렸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선생님에 대한 트라우마가 너무 심하게 박혀 있어서 지금 현재로서는 심리적인 치료가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피해아동의 엄마는 “엄마로서 지켜주지 못한 거, 우리 아이가 학대를 당하고 있을 때 그 사실을 모르고 지금 4개월여까지 지내온 죄책감 때문에 자고 있는 아이를 보면 눈물이 난다”고 울분을 토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집, 유치원에 CCTV가 의무적으로 설치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이은주 교수는 “아이들이 교사에 대한 존재를 ‘괴물’로 표현한 것처럼 이후에도 선생님에 대한 신뢰감을 처음부터 잃어버릴 수 있는 엄청난 사건”이라며 “친구에 대한 존재, 폭력, 그리고 교사라는 존재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염려했다.

 

이 교수는 “CCTV가 영유아기관 즉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의무화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영유아 같은 경우에는 의사표현 능력이 부족하다. 학대뿐만 아니라 안전사고도 굉장히 많이 발생하는데, 무조건 공개가 아니라 제한적인 공개로 하고 대신 CCTV는 설치를 의무화해서 이런 일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반에 23명의 아이를 교사 한 명이 관리한 것으로 전해지면 교사들의 업무 과다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 이 교수는 “한 명의 교사가 23명의 아이들을 돌봤다는 것은 교사 비율이 맞지 않는다. 너무 많이 관리를 했고 교사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을 하는데, 아무리 그런 상황이었을지라도 학대했다는 것은 절대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도 당장 CCTV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내년부터 어린이집 보내야 하는 부모입장으로 참 걱정이다. CCTV 법적으로 의무화 설치 하고 유치원 선생님들도 인성교육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누리꾼도 “그렇게 온 학부모가 CCTV 설치를 의무화하자고 해도 왜 안하는 것이냐. CCTV가 있어야 증거라도 잡을 수 있다. 없으면 아주 애를 잡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아동학대는 중범죄로 재범의 가능성이 많으므로 교사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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