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매년 44만 마리가 넘는 양서·파충류가 아무런 검역 절차 없이 수입되고 있어 검역과 질병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2세 어린이가 애완용 거북이와 접촉한 뒤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의심사례가 있는 만큼 영유아의 건강을 위해서 조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으로부터 받은 '양서·파충류 질병관리 및 검역 체계 수립을 위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서·파충류는 살모넬라 등 인수공통병원균을 가질 수 있으며 사람과의 직접 접촉빈도가 높아 공중보건적 관리가 필요하다. 실제로 시중에 유통 중인 거북이 대상 샘플의 13%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서는 2007년 영유아가 애완용 거북이로부터 살모넬라가 감염돼 사망했으며, 집안 풀장에서 애완용 거북과 함께 수영하다 복통과 혈변을 일으킨 소녀 2명을 포함해 2007~8년 미국에서 발생한 107명의 대량 살모넬라균 감염 사태의 주범이 애완용 거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한, 미국 루이지애나 주 농장에서 판매된 거북이로 인해 2011년 5월부터 2013년까지 391명의 살모넬라균 감염증 환자가 발생했으며 환자의 71%가 10세 이하 어린이로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의 '미국 내 소형거북이에 의한 살모넬라균 감염 사례 및 국내현황'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2013년 2세 어린이가 애완용 거북이와 접촉한 뒤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의심 사례가 발생한 바 있으며, 2010~2013년 사이 거북이를 통해 살모넬라가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환자는 대략 20명으로 추정된다.
또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장하나 의원에게 제출한 관련 논문 '양서류의 신흥 감염증 실태 조사업무 보고서'에 따르면 남미, 북미, 호주, 아프리카 등지의 양서류의 극적인 감소와 멸종을 초래하고 있는 전염병인 '항아리곰팡이병'은 IUCN에 의해 최악의 외래 생물 목록에 올랐으며 '항아리곰팡이병'의 진원지가 일본으로 보고됐다.
장하나 의원이 관세청에게서 제출받은 '양서파충류 수입내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양서·파충류의 수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현행법상 양서파충류는 '가축'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가축전염병예방법' 제31조 지정검역물에서 제외돼 있고 질병관리본부의 검역대상도 아니라 검역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또 환경부에 의하면 '멸종위기종'이나 '생태계위해우려종'에 해당하는 양서·파충류의 경우 환경부의 서류심사와 허가를 받도록 돼 있으나 이 경우도 검역은 실시되지 않고 있다.
장하나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영국, 미국, 호주 등에서는 이에 대한 살모넬라 감염증이 주로 어린이들에게 발생하고 있다"며 "영국, 미국, 호주 등에서는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수입 및 유통과정의 검역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장 의원은 "국내 양서·파충류의 살모넬라 영유아 감염 의심사례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내수입 양서, 파충류의 검역은 물론 질병관리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며 "환경부와 농식품부 그리고 보건복지부 등 관련부처가 양서, 파충류 검역 문제를 서로 미루며 사이 영유아 및 어린이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정부는 양서·파충류의 검역과 질병관리 체계를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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