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뿐사뿐' 예절교육으로 층간소음 없애요
'사뿐사뿐' 예절교육으로 층간소음 없애요
  • 김은실 기자
  • 승인 2015.06.11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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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간 배려 없이는 해결 어려운 층간소음

【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층간소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문제는 대부분의 층간소음이 아이들이 뛰거나 걷는 데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아이들과 이웃이 함께 행복하려면 부모가 층간소음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 베이비뉴스는 국토교통부와 알집매트 후원으로 '층간소음 down 이웃행복 Up' 층간소음 줄이기 연중캠페인을 진행한다.

 

◇ 어린이 맞춤형 층간소음 예절교실

지난달 20일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열린 환경부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어린이집 대상으로 한 첫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 교육에서 아이들이 교육 영상 자료를 시청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지난달 20일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열린 환경부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어린이집 대상으로 한 첫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 교육에서 아이들이 교육 영상 자료를 시청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뛰지 마!' 하는 말 들어본 사람 손 들어보세요."


선생님이 질문하자 나란히 줄맞춰 앉은 여섯 일곱 살 아이 25명 중 1/3가량이 손을 들었다. 왜 뛰면 안 되느냐고 다시 물었더니 "다른 사람이 시끄러워 해요", "밑에서 사람이 올라오니까요"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환경부가 5월 20일 실시한 '어린이 맞춤형 층간소음 예절교실(이하 예절교실)' 시범 교육에 참여한 어린이집 아이들은 소음과 층간소음을 꽤 정확히 알고 있었다. 모두가 한번쯤은 집에서 경험해봤다고 했다. 덕분에 아이들은 층간소음을 줄이려 마련된 예절교실이 친근한 듯 관심을 보였다.


시범 교육은 서울 마장동 한양키움어린이집에서 두 번으로 나누어 2시간 정도 진행됐다. 첫 번째 수업은 6~7세, 두 번째 수업은 4세가 대상이었다.


이 자리에는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조경호 센터장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김포사립유치원연합회 이순자 회장, 신남초등학교 이성희 교사, 고려사이버대 상지창의성 연구소 김성희 수석연구원이 자문위원으로 참석했다.


교육의 첫 번째 목표는 내가 집에서 소리를 내면 다른 사람이 시끄럽다는 사실을 이해시키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뽀잉’과 ‘뽀로로’가 나오는 동영상을 보면서 소음과 층간소음을 배웠다.


동영상을 보고 난 뒤에는 퀴즈로 층간소음을 줄이는 행동을 배웠다. 화면으로 특정 상황이나 행동을 보여주고 적절한 행동인지 판단하게 했다. 4세 이하의 아이들은 가끔 어려워했지만, 6~7세 아이들은 네 문제를 모두 맞혔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전달한 메시지는 '사뿐사뿐'. 집안에서 쿵쾅대며 걷지 말고 조용히 걷자는 내용이다. 아이들은 발을 뒤꿈치부터 천천히 내려놓는 선생님의 모습을 따라하며 사뿐히 걷는 법을 익혔다.


◇ 층간소음, 예방이 최선


지난달 20일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열린 환경부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어린이집 대상으로 한 첫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 교육에서 아이들이 교육 영상 자료를 시청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지난달 20일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열린 환경부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어린이집 대상으로 한 첫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 교육에서 아이들이 교육 영상 자료를 시청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아이들에게 이런 교육을 하게 돼서 마음이 아파요."


교육을 마치고 즐거운 표정으로 돌아서는 아이들과 달리 관계자들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층간소음이라는 구조적 문제 탓에 아이들이 마음껏 놀지 못하는 현실이 못내 답답하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10명 중 6명이 공동주택에 사는 현실에서 아이들이 집에서 뛰도록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많은 이가 '법적 규제 강화'를 층간소음의 해결책으로 거론한다. 그러나 건축 관련법은 법이 제정된 뒤 현장에 적용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 30세대 이상인 아파트는 2005년, 30세대 이하인 공동주택은 지난해부터 바닥 두께를 210㎜ 이상으로 지어야 한다. 문제는 법이 제정되기 전에 지은 집이 존재하고, 그 집에서는 층간소음이 계속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처벌을 강화하자는 주장에 난색을 표한다. 층간소음 전문기관인 이웃사이센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층간소음 원인의 72% 정도가 아이들이 만드는 소리다. 층간소음 민원을 처리하는 환경부 생활환경과 직원들은 "아이들을 어떻게 처벌할 수 있겠느냐"고 호소한다.


소음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도 강제성을 띠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올해 4월 발간한 '층간소음 상담 매뉴얼 및 민원상담집Ⅱ'을 보면 집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법정 기준치(주간 57dBA, 야간dBA)에 미치지 않아도 견디기 어렵다고 상담을 요청한 사례가 있다.


◇ 이웃 배려 실천은 어른이 먼저


집에서 슬리퍼를 신으면 층간소음을 줄일수 있다. 사진은 예절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증정한 층간소음 줄이기 덧신.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집에서 슬리퍼를 신으면 층간소음을 줄일수 있다. 사진은 예절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증정한 층간소음 줄이기 덧신.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아이들은 이렇게 가르치면 금방 배워요. 아마 아이들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들도 층간 예절을 배우게 될 거예요."


이순자 자문위원은 아이들을 층간소음에 관한 예절을 배우면 부모도 교육하는 효과가 있으리라고 예상했다. 배운 내용을 이해한 아이들은 집에서 배운 내용을 자연스레 보여주기 때문에 부모들까지 교육할 수 있다는 것. 예절교육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친 내용은 모두 어른들이 알아야 할 내용이기도 하다.


예절교육 자문위원들은 아이들 교육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 부모 교육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층간소음 교육의 핵심은 '이웃을 위한 배려'인데, 아이들은 배려를 어른들로부터 배우기 때문이다.


배려를 실천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차상곤 공동주택생활소음관리협회 협회장은 저서 '우리 아파트 층간소음 예방문화 만들기 프로젝트'에서 소음을 줄이는 여러 가지 방법을 자세히 설명했다.


가장 간편한 방법은 슬리퍼 착용이다. 차 협회장은 바닥 두께가 3㎝ 이상인 슬리퍼를 착용하면 평균 20% 정도 소음이 줄어든다고 설명한다. 단, 슬리퍼를 신어도 뛰거나 아랫단이 끌리게 걸으면 효과가 없다.


층간소음을 줄이는 방법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매트 설치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이나 이웃이 시끄럽다고 문제를 제기한 곳에 두께 5㎝ 이상의 매트를 설치하면 된다. 매트를 이용하면 소음이 심각한 곳은 최고 25%까지 소음이 줄어든다.


층간소음으로 피해를 보는데 이웃이 협조까지 하지 않는다면 소음을 잊을 수 있는 소리를 들으며 안정을 취하는 방법이 있다. 빗소리나 파도소리 같이 자연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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