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용돈 말고 생활비 주다보니
아이에게 용돈 말고 생활비 주다보니
  • 칼럼니스트 강현식
  • 승인 2015.06.22 1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아이 생활비 프로젝트의 이점

[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아이에게 용돈이 아닌 생활비를 주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이점이 많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았다. 기대 이상의 투자라고 할 수 있다. 그 중 몇 가지만 살펴보자.

 

첫 번째로 절약하게 된다는 것이다. 두 가지 절약이다. 하나는 아이의 생활비, 다른 하나는 가정의 생활비다. 다른 부모들은 아이를 위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값에 연연하지 않고 아이에게 최고의 물건을 사주고 싶어 하는 부모의 마음은 모두 같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정해진 아이의 생활비에서 지출해야 하니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과연 아이에게 이것이 필요한지, 아이가 이 지출에 동의할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 옷이나 장난감 등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물려받거나 빌린다. 분명히 아이도 우리의 선택을 찬성할 것이다. 어린 시절 좋은 옷을 입고 찍은 사진 한 장보다는 통장의 풍성한 잔고를 더 좋아할 테니 말이다.

 

또한 아이에게 생활비를 주다보니 가정 생활비 역시 절약이 가능해졌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에게 적지 않은 금액의 생활비를 주면 오히려 가정경제가 어렵지 않느냐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어차피 아이를 위해서 써야 하는 돈을 미리 계산해서 고정지출 항목으로 잡아놓으면, 당장에는 큰돈을 주는 것 같지만 지출은 피차일반이다. 오히려 다른 집처럼 전집류나 장난감, 학원비처럼 돈이 갑작스럽게 나갈 일이 없으니 가정경제를 운용하기에도 수월하다. 이는 자연스레 절약으로 이어진다.

 

또 다른 이점은 아이의 삶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예전 경험을 되짚어 보면 집안이 갑자기 어려워져서 다니던 학원도 못 다니고, 수학여행도 못 가는 아이들이 있었다. 아이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신이 아닌 부모의 경제관리 능력이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부모의 경제력 때문에 어린 시절을 힘들게 보낸 사람들을 만나보라. 머리로는 부모의 잘못이 아니라고 하지만 마음으로는 부모에 대한 원망이 가득한 경우가 많다. 물론 부모가 경제적으로 크게 어렵다면 생활비를 못 줄 수도 있겠지만, 이전까지 부모로부터 꾸준하게 받은 생활비는 아이들의 삶을 보호하는 완충장치가 될 수 있다.

 

가족 간 의사소통이 증가한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점이다. 가족 사이에 의사소통이라고 하니 이상하게 느껴지는가? 같은 집에 산다고 같은 마음이 아니다. 얼굴을 마주 보면서 말을 한다고 대화를 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소통은 상호간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아이가 어려서 부모가 생활비를 관리해 줄 때는 당연히 부부가 함께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아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함께 상의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아이가 스스로 생활비를 관리할 수 있게 되면 부모가 함께 대화하게 된다.

 

청소년 아이들은 부모와 대화하지 않으려고 한다. 부모의 쉬지 않는 잔소리와 아이들의 반항이 어우러진 결과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함께 대화할 만한 주제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많은 부모들은 자녀에게 친구나 학업, 장래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원하지만, 자녀 입장에서는 부모와 이야기하기 어려운 문제다. 자칫 잔소리 폭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활비는 보다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주제다. 왜냐하면 생활비는 아이를 통제하기 위한 돈이 아니라, 아이를 존중하기 위한 돈이기 때문이다.

 

생활비 프로젝트의 이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이에게 책임감과 자신감을 길러주며, 자신의 비전과 꿈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도전하게 만든다. 그리고 경제적 여유로 가족과 친구를 위해 필요할 때 베푸는 아량도 갖게 한다. 일거양득, 일석이조, 도랑 치고 가재 잡고, 꿩 먹고 알 먹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임도 보고 뽕도 따고, 마당 쓸고 동전 줍는 정도가 아니다. 모 CF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이에게 정말 좋은데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가 맞겠다.


*칼럼니스트 강현식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www.nudasim.com)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보다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빠다. 많은 아빠들에게 아빠 육아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아빠 양육』1, 2권을 집필했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기사제보 & 보도자료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