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아랫집이 행복한 베란다 놀이터
아이들과 아랫집이 행복한 베란다 놀이터
  • 기고 = 김지수
  • 승인 2015.06.25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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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놀이공간을 소음이 덜한 베란다로

[연재] 층간소음 갈등해결 노하우 공모전


층간소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문제는 대부분의 층간소음이 아이들이 뛰거나 걷는 데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아이들과 이웃이 함께 행복하려면 부모가 층간소음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 베이비뉴스는 국토교통부와 알집매트 후원으로 '층간소음 down 이웃행복 Up' 층간소음 줄이기 연중캠페인을 진행한다.


층간소음을 줄이려 베란다에 아이들 놀이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그랬더니 소음이 크게 줄었어요. ⓒ김지수
층간소음을 줄이려 베란다에 아이들 놀이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그랬더니 소음이 크게 줄었어요. ⓒ김지수


2014년 연말 말일에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올해로 다섯 살이 된 딸과 두 돌 되어가는 아들의 한참 멋모르고 쿵쾅대는 요란함에 아랫집 사람들과의 분란이 일어날까 늘 가시방석이었습니다.


오랜 기간 윗집의 비상식적인 소음으로 스트레스가 심한 친정 부모님은 저희 집에 오셔서 아이들을 볼 때마다 "조용히 해라! 아랫집 시끄럽다", "걸어 다닐 땐 발꿈치를 들어라" 하시며 수시로 지적하십니다.


이사하고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 친정아버지께선 아랫집에 떡이라도 돌리고 인사드릴 겸 미리 양해를 구하라고도 말씀하셨죠. 그렇지만 전 썩 내키진 않았습니다.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제가 임신했을 때 위층 삼형제가 너무 시끄러워 몇 번 주의를 줬더니 나중에는 먹을 것으로 무마하려고 해서 음식을 받지 않았더니 서로 불편한 이웃이 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아랫집 사람들과 공식적인 인사도 없이 지내게 되었는데, 이사한 지 두 달 정도 지났을 때 결국 올 것이 왔습니다. 아들 녀석이 그날따라 잠을 못 이루고 이부자리에서 뒹굴뒹굴 거리다 10시가 되어가는 늦은 밤에 불이 꺼진 거실로 나가더군요. 이따금씩 있던 일이라 곧 방으로 들어오겠지 싶어 딸 아이 옆에 누워 자는 척하고 있었습니다.


평일에는 늘 남편의 퇴근이 늦어 제가 혼자 두 아이의 육아를 도맡아하기에 아들 녀석 뒤따라나가기가 귀찮았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몇 분이 지났을까. 정적을 깨는 우당탕탕 소리에 잠을 자던 딸아이는 놀라서 깨고, 저는 순간 무슨 일이 났나 싶어 거실로 뛰어나와 불을 켰습니다.


거실 바닥이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아들 녀석이 평소 누나와 즐겨하던 소꿉놀이의 소품들을 담아 미끄럼틀에 올려놓았던 바구니를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버린 것만 같았죠. 그중에 묵직한 자동차도 포함되어있었기에 그 소리가 더욱 크게 들렸던 것 같았습니다.


아들도 놀라 제 눈치를 살피고 전 놀랐을 아이를 달래며 장난감 정리를 시작했는데, 그때 인터폰이 울리고야 말았습니다. 아랫집의 요청에 경비아저씨가 주의를 부탁한다 하셨고, 전 늦은 시간이기에 죄송하단 말만 전하고는 얼른 애들을 재웠습니다.


며칠 후 딸아이 어린이집 하원 후 아이들과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타시더군요. 저는 아이들과 함께 "인사해야지~"하곤 인사를 드리고 버튼을 눌렀는데, 그 분이 대뜸 "***호 사는구나"하시더라구요. 소통이 잘되는 분위기인 거 같아 웃으며 대답하고 보니 저희 아랫집 층을 누르시는데 '아차!'싶었습니다.


그러고는 곧 내리시는데 역시나 저희 아랫집 사시는 아주머니였습니다. 그 일을 사과드리고 싶은데 갑작스런 만남에 저도 당황해서 아무런 말씀을 드리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분리수거하러 나갔다가 먼저 나와 계신 아랫집 아주머니를 다시 만나게 되어 제가 사과드리며 말씀을 건넸는데, 아주머니께서 의외의 말씀을 하시더군요. 아이들이 어려서 이해는 하는데 쿵쾅쿵쾅 발걸음이며 장난감 내려치는 소리가 너무 잦다며 조심해달라고 말하고 싶었다고요.


예상은 했지만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 지적을 받으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앞섰습니다. 거실에 작은 매트를 깔아놓긴 했지만 역부족이었나 싶기도 하고, 그러다가 아주머니가 예민하신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마음이 오락가락했습니다.


그날 밤 퇴근한 남편에게 아주머니의 말씀을 전하며 어찌할지 상의를 해보았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끝에 겨울의 끝자락이라 춥긴 하지만 소음을 좀 덜어내기 위해 거실에 있던 아이들 장난감들을 베란다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저희 아파트는 10년 된 아파트라 베란다 확장이 안 된 집들이 대부분이고, 아랫집 아주머니와 잠깐 이야기할 때 언뜻 들어보니 베란다가 거실보다 조용하더라 하신 걸로 미루어 보아 아랫집도 확장형은 아닌듯했기에 결정하게 된 일이었습니다.


베란다 바닥에 거실의 매트를 옮겨 깔고 미끄럼틀도 옮겨놓으니 추위와 상관없이 아이들은 새로운 놀이공간에서 그저 신이 났습니다. 물론 그 많은 장난감을 작은 베란다에 한꺼번에 둘 수는 없기에 시기별로 번갈아가며 장난감을 바꿔 내놓기로 했습니다.


방 하나를 놀이방이라고는 했지만, 거실에서 모든 생활이 이뤄지다보니 아이들의 생활소음에 아랫집이 고통스러웠을 수 있었겠다 싶어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베란다로 장난감을 옮기고 추위가 가시기 전까진 아이들은 겉옷까지 챙겨 입고 놀아야 했지만, 날이 풀리고 더워지니 요즘은 더욱 신이 나서 잘 놉니다. 거실에선 주로 TV를 보거나 책을 읽는 등의 조용한 활동을 하고, 베란다에선 미끄럼틀을 타고 블록놀이도 하고 자동차도 가지고 놉니다.


베란다로 아이들의 놀이방을 만든 후 아직까지 인터폰이 안 울렸고, 지난번 잠깐 스친 아랫집 아주머니는 "요즘은 애들이 놀이터만 가나봐? 집에서도 놀게 해야지! 애들 한창 놀아야 하는데 너무 뭐라 하진 마!" 하시더라구요. 그 말씀은 베란다 놀이터가 효과 있다는 증거이겠지요?


물론 아이들에게 평소에 거실에서도 실내화를 신도록 교육 중입니다. 두 돌 안 된 아들은 집착할 정도로 무조건 신발을 신으려 하는 게 문제입니다. 누나가 신어도 큰 신발을요. ^^ 그래도 이렇게 아이들에게 스트레스 안 주고 저희 부부나 아랫집 모두에게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베이비뉴스가 진행하는 층간소음 갈등해결 노하우 공모전에 당선되신 분들에게는 층간소음을 줄여주는 알집매트를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공모전 참여 안내는 베이비뉴스 카카오스토리채널(http://kakao.ibabynews.com)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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