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일 가정 양립을 꿈꾸는 워킹대디의 육아칼럼
유아기인 한두 살 때에는 아빠가 많이 안아주고 비행기 태우기와 같은 간단한 몸놀이를 하면서 스킨십을 해주는 것이 최고의 놀이지만, 네다섯 살 이후로는 점점 커가는 아이의 신체 발달에 걸맞게 다양하고 색다른 놀이를 해주어야 합니다.
더욱이 우리가 어린 시절만 해도 동네 아이들끼리 모여 다니며 여자아이들은 고무줄놀이를, 남자아이들은 제기차기나 땅따먹기, 축구도 했지만 지금은 놀이터에 가도 또래 아이 한명 보기 어렵습니다. 물질적으로는 우리 때보다 훨씬 풍요로울지 몰라도 요즘 아이들은 참으로 외로울 듯합니다.
그래서 아빠들에게는 이 시기가 아이들과 가장 적극적으로 놀아주어야 할 때입니다. 또한 축구나 야구처럼 엄마들에게는 부담스러워도 아빠들에는 보다 익숙한 다양한 신체 놀이와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한창 성장 중인 아이는 아빠와의 놀이를 통해 운동 능력도 발달시키고 친밀감과 애착심도 높입니다. 어린 시절에 아빠와 많이 논 아이일수록 정서적 안정감이 높다는 것은 이미 수많은 연구 결과에도 증명된 사실이죠.
그럼 평소 직장 생활에 바쁘고 주말에는 쉬고 싶은 아빠들을 위해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놀이로 뭐가 있을까요? 페트병을 이용한 볼링게임이 있습니다.
준비물은 빈 페트병 10개와 고무공입니다.. 볼링핀 대용으로 쓸 페트병은 사이즈가 같아야 하며, 너무 큰 것보다는 500ml 생수병이나 콜라병이 가장 좋습니다. 그동안 주말에 야외로 놀러가면서 샀던 페트병을 버리지 않고 부지런히 모았습니다. 공은 집에 굴러다니는 뽀로로 고무공.
우선 난장판에 가까웠던 거실을 깨끗이 치운 다음, 페트병을 볼링핀 대형으로 세웠습니다. 그리고 2m 정도 떨어진 거리에 공을 놓고 검은색 테이프로 라인을 표시했습니다. 그리고 발로 뻥.
몇 번 헛발질한 다음 정 가운데를 정확히 맞추었습니다. 시원하게 날아간 페트병. 10개 중 6개를 쓰러뜨렸네요.
다음은 아빠 차례. 다섯 살짜리 딸과 똑같이 하면 재미가 없으므로, 저는 멀찍이 떨어져서 손으로 공을 굴렸습니다. 그런데 저와 마음과는 달리 핀을 맞추기는 고사하고 바깥쪽으로 굴러가 파울.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소요시간은 대략 20분 정도. 아이들이 여럿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놀이입니다. 비오는 날 밖에 나갈 수 없을 때 패트병을 활용해 볼링 게임을 하면 어떨까요.
이런 놀이는 아이들에게는 어떤 학습보다도 좋은 교육이 됩니다. 우선 성장기 아이의 운동 신경을 발달시킬 뿐더러, 집중력 향상은 물론 규칙을 지키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승부욕을 키우면서도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게임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칼럼니스트 권성욱은 울산 토박이이면서 공무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이다. 36살 늦깎이 총각이 결혼하자 말자 아빠가 되었고 집사람의 육아 휴직이 끝나자 과감하게 직장에 육아 휴직계를 던져 시한부 주부 아빠로서 정신없는 일 년을 보냈다. 현재 맞벌이 집사람과 함께 가사, 육아를 분담하며 고집 센 다섯 살 딸아이의 수발들기를 즐기고 있다. 인생에서 화목한 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항상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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