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 힘겨운 맞벌이 부부를 위한 조언
육아가 힘겨운 맞벌이 부부를 위한 조언
  • 칼럼니스트 권성욱
  • 승인 2015.12.11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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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심을 높이는 세 가지 실천법

[연재] 일 가정 양립을 꿈꾸는 워킹대디의 육아칼럼


집사람이 지인한테서 아이 문제로 상담 차 전화가 왔다는군요. 그 집 애기는 이제 30개월 된 남자아이. 나은공주와는 두 살 차이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많이 산만하고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과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면서 전문가와 상담해 보라고 했던 모양입니다.


그 집도 여느 가정과 마찬가지로 눈코 뜰 새 없는 맞벌이 부부에다 주말 부부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제 세 돌도 안 된 아기인데" 하고 대범하게 넘길 수도 있겠지만, 하루의 대부분을 남의 손에 맡겨야 하는 워킹맘이라면 내 아이가 무슨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철렁하죠.


사실 여직원들이 태반인 저희 사무실이나 학교 교사인 집사람의 주변에서도 이런 비슷한 고민을 많이 듣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예민하다느니, 산만하다느니, 심지어 ADHD인 경우도 있습니다. 남들 보기에는 대수롭지 않은 것 같아도, 당사자 부모로서는 억장이 무너질 일입니다. 더욱이 육아에 대한 배려가 없는 우리 직장 문화에서 육아냐, 직장이냐를 놓고 고민하다 결국 아이 문제로 뒤늦게 직장을 포기하고 전업 주부가 되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아이의 문제를 마치 내 책임인양, 평생의 죄책감으로 안고 가는 경우도 봅니다. 어느 한 사람,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일과 육아, 가사에 치이는 우리 사회 수많은 부모들이 똑같이 겪고 있는 갈등이 아닐 런지.


전문가들은 선천적인 장애가 아니라면 이 시기에 나타나는 문제는 대부분 그렇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큰일 났다며 호들갑을 떨면서 부부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비난하는 것도 어리석지만 그렇다고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 라고 태평스레 넘길 일 또한 아닙니다. 문제의 원인은 반드시 있으며 그것을 재빨리 바로 잡지 않는다면 커가면서 오히려 더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병을 방치하는 것과 같습니다.

항상 장난끼 넘치는 나은공주, 그 모습이 가장 귀엽습니다.ⓒ권성욱
항상 장난끼 넘치는 나은공주, 그 모습이 가장 귀엽습니다.ⓒ권성욱


아이의 기질에 따라서는 발달 지연 같으면서도 알고 보면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부모와 아이의 애착심이 어떠한가를 살펴봐야 합니다. 모든 아이는 본능적으로 부모와 주변 사람들로부터 무한한 사랑과 관심을 받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내가 예쁘고 소중한 사람임을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가끔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방문하는데 고작 서너 살밖에 안된 아이들도 표정이 천차만별입니다. 사랑을 많이 받는 아이들은 표정이 환하고 해맑은 미소를 짓습니다. 하지만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이는 표정이 어둡고 그늘이 있습니다. 어린이집 전문 교사도 아닌 제가 봐도 당장 느낄 만큼 아이들의 표정은 숨길 수 없습니다.


평소 아이에게 소홀한 많은 맞벌이 ​부부들 중에는 두 가지 케이스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째는, 아이가 달라는 대로 사주는 식의 물질적 보상. 두 번째는, 반대로 아이를 주눅 들게 할 만큼 지나치게 엄한 훈육. 어느 쪽이건 자신이 부모 역할을 소홀히 한다는데 일종의 죄책감이지만, 과연 아이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부모 자식만이 아니라 부부 관계에서 한번 생각해 봅시다. 서로 사랑하는 감정이 있다면 우선 바라는 것은 따뜻한 애정 표현이지, 돈은 아닐 것입니다. 만약 후자라면 이미 사랑의 감정은 없다는 뜻이겠지요.


나이가 어릴수록 문제는 빨리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늦으면 늦을수록 아이의 상처는 깊어져 고치지 못하게 됩니다. 평소 일에 너무 바빠서, 아이와 변변히 놀아줄 시간조차 없다면 덜도 더도 말고 딱 세 가지만 오늘부터 실천해 보세요.


첫째, 집에 아무리 늦게 들어가도 우선 아이를 꼭 안아주세요. 잘 때에도, 아침에 일어날 때에도 안아 주세요. 몇 번이고 안아주세요.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안아주세요.


둘째, "사랑해", "너는 이 세상에서 최고로 예쁜 아이야", "나는 네가 태어나서 최고의 행복이야", 눈이 마주칠 때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표현을 해주세요.


셋째, 스​킨십을 아끼지 마세요. 뽀뽀하고 쓰다듬어주고 만져주세요. 간단한 것 같아도 막상 해보면 처음에는 서로 어색하고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가 날 사랑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표정은 반드시 바뀝니다.


제아무리 남들이 육아 달인이라 부르며, 자녀들과 온갖 재미있는 놀이를 하더라도 결국 목적은 같습니다. 바로 부모와 자녀의 올바른 애착심 형성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많이 놀아주지 못해도 단 하나, 아이에게 사랑한다는 사실만은 알려주세요. 부모의 사랑이 행복한 아이를 만드는 법입니다.

빼빼로 키스? 김밥 만들다 햄으로 아빠와 딸의 애정행각. 이런 것도 지금이나 할 수 있겠지요. ⓒ권성욱
빼빼로 키스? 김밥 만들다 햄으로 아빠와 딸의 애정행각. 이런 것도 지금이나 할 수 있겠지요. ⓒ권성욱


*칼럼니스트 권성욱은 울산 토박이이면서 공무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이다. 36살 늦깎이 총각이 결혼하자 말자 아빠가 되었고 집사람의 육아 휴직이 끝나자 과감하게 직장에 육아 휴직계를 던져 시한부 주부 아빠로서 정신없는 일년을 보냈다. 현재 맞벌이 집사람과 함께 가사, 육아를 분담하며 고집 센 다섯 살 딸아이의 수발들기를 즐기고 있다. 인생에서 화목한 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항상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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