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장난감 전쟁
슬기로운 장난감 전쟁
  • 칼럼니스트 김정옥
  • 승인 2016.02.2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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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장난감을 다 가진다고 행복해질까?

[연재] 상담심리전문가 김정옥의 육아칼럼


아이가 귀한 만큼 장난감 선물이 넘치는 세상이다. 엄마, 아빠는 물론 일가친척들의 관심과 사랑이 선물로 이어져 요즘 아이들은 장난감의 풍년 속에 살게 된다.


내 아이가 원하는 것이라면 다 사 주어야 할까? 내 아이가 원하는 것을 갖지 못 해서 의기소침 한 것이 싫고, 장난감을 받고 뛸 듯이 기뻐하는 아이의 얼굴을 보며 좋은 부모가 된 것 같은 만족을 느낀다. 아이들의 요구는 마치 마법사의 주문처럼 장난감이 되어 그 수를 더해간다.


요즘 남자아이들 집에 한두 개씩은 있다는 터닝메카드를 사달라며 울고 떼를 쓰는 아이를 위해 수소문 끝에 몇 시간씩 차를 몰아 먼 곳까지 단숨에 달려간다. 희귀하다는 이유로 몇 배의 값을 치루더라도 장난감을 구해다 아이 손에 쥐여주어야 비로소 안도하는 부모.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아이들은 당장 갖지 못하면 죽을 것 같이 불안해하며 장난감을 얻을 때까지 떼를 쓴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장난감의 양과 아이의 행복은 비례한다고 볼 수 없다. 원하는 대로 즉시 손에 들려지는 장난감은 기다릴 줄 모르는 충동적이며 자기중심적인 아이로 키우게 한다. 장난감을 요구하는 아이의 떼는 점점 강해져서 부모를 당혹스럽다. 경제적인 부담도 갖게 되어 아이에 대한 속상한 감정이 드러나기도 한다.


온 집안을 가득 채운 장난감은 물건의 소중함을 깨우치는 것을 더디게 한다. 한 가지 놀이에 집중하는 시간을 단축시키는가 하면, 지속적으로 다른 장난감에 한눈을 팔게 하여 밥 먹는 시간과 옷 입는 시간, 그 밖의 과제를 완수하는 시간을 끝없이 늘어나게 한다. 그와 함께 부모의 근심과 잔소리도 늘어가게 된다. 결국 장난감의 풍년은 부모와 아이를 문제의 홍수에 빠지게 한다. 이러한 문제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계획적이고 전략적인 장난감 관리가 필요하다.


장난감이 많다고 아이가 결코 행복해지지 않는다. ⓒ베이비뉴스
장난감이 많다고 아이가 결코 행복해지지 않는다. ⓒ베이비뉴스


- 장난감 관리 지침 -


1. 장난감을 사줄 수 있는 시기를 정하자


인내심을 기르고 좌절을 견디는 아이가 된다. “엄마 아빠는 돈을 쓸 곳을 미리 계획한단다. 계획에 없는 것을 사려면 생각하고 다시 계획할 시간이 필요하단다. 값이 많이 나가는 장난감은 특별한 날에만 사주려고 해. 생일이나 기념일 같은 날이지. 00원 이하의 장난감은 한 달에 한 번만 사기로 하자.”와 같이 가정의 상황에 맞게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자.


처음부터 잘 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 장난감을 받는 날을 달력에 체크해 놓고 함께 기다리는 기쁨을 누리게 하자. 잘 될 때까지 아이들이 아쉬움을 잘 견디도록 공감해주고, 잘 기다린 행동에는 구체적이고 풍성하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자. “네가 계획대로 잘 기다려 줘서 정말 고맙다.” 이러한 과정에서 소망하는 것을 상상하며 인내를 배우고 때로는 원한다고 모두 다 갖게 되지는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된다.


2. 적절한 양의 장난감을 주기적으로 바꾸어 진열하자


곧 선택과 정리를 잘하는 아이가 된다. 눈에 뜨이는 장난감이 많으면 많은 양을 바닥에 내려놓고 놀게 되고 다 놀고 난 후 정리를 위한 전쟁이 한바탕 치러지기도 한다.


아이와 적정 수를 의논하여 정하고 선택되지 않은 것들은 박스나 보이지 않는 수납 장에 넣고 정기적으로 교체해 주자. 그러면 아이들은 선택의 기회를 갖게 되며 정리에 자신감을 갖게 된다. 또한 오랜만에 꺼낸 장난감이 새로 생긴 것 같은 신선함도 덤으로 얻는다.


3. 장난감과 잠시 헤어질 줄 알게 하자


곧 집중력이 있고 여유로운 아이가 된다. 식사시간이나 책 읽는 시간, 학습 및 만들기 시간은 필요한 집중력을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때 장난감이 가까이 있으면 집중하는데 방해를 받게 된다. 장난감이 손이 닿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 잠시 놓아두는 것이 방법이다.


집중력이 좋은 아이는 학령기에 학업 성취도가 높은 두말할 필요가 없이 다 아는 사실이다. 집중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닌 길러지는 요소가 많다. 우선순위를 알게 되면 시간적으로 여유로운 아이가 된다.


4. 장난감과 완전하게 헤어질 줄 알게 하자


나눔을 통해 새로운 기쁨을 아는 아이가 된다. 새 장난감을 구입할 때마다 발달연령이 지나거나 흥미를 잃어 가지고 놀지 않는 것들을 가려내고 부모와 의논하여 필요로 하는 지인이나 기관에 기증하자.


5. 사회적인 일에 관심을 갖게 하자


성취의 기쁨을 아는 자존감 높은 아이가 된다. 가족들을 위한 심부름, 현관 정리하기, 애완동물 돌보기, 물건 정리하기, 저축한 돈으로 가족들의 기념일 선물하기 등 나아가서 재능이나 물질 기부 등 자신의 능력으로 자신과 타인을 이롭게 하는 일에 짜릿한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성취감은 장난감에 대한 집착을 끊게 하여 더 큰 행복감 갖게 한다.


장난감, 잘만 관리하면 내 아이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계획적으로 구입하고 효율적으로 다루며 정리하고 헤어지는 모든 과정에 부모는 좋은 안내자가 되어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주도적인 아이가 되게 하자.


*김정옥 칼럼니스트는 단국대 일반대학원 교육학 석사 졸업 후 아동심리상담센터 허그맘 의정부센터에서 놀이 심리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PET 부모교육 강사, 경민대 아동보육과 겸임교수, 세움장애인IL센터 이사 및 자문 위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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