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식품 알레르기 잡는 똑똑 상식
우리 아이 식품 알레르기 잡는 똑똑 상식
  • 칼럼니스트 오재원
  • 승인 2016.05.0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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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계란·콩 알레르기, 연령 높아지면 호전될 수도 있어

[연재] 오재원 교수의 '우리 아이 튼튼하게'

알레르기가 의심되는 환자라면 우선 과거 증상을 자세히 물어보면서 진찰을 하게 된다. 그후 알레르기 피부시험이나 혈액검사를 시행하게 되는데, 이때 우유나 계란, 콩 등에 대한 알레르기라고 알려주면 대부분의 엄마들은 "그럼 우리 아이는 평생 못 먹는 건가요?"라며 난감해 한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여러 식품 알레르기는 나이가 들어면서 호전돼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땅콩이나 견과, 생선 등과 같이 평생 동안 알레르기가 지속되는 식품도 있다.

ⓒ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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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수만 가지의 식품이 있다. 채소, 과일, 고기류 등 식재료들은 물론, 나라마다 조리법이 틀리기 때문에 세상에 존재하는 음식의 수는 이루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다. 우리 고유의 한식이나 중식, 일식, 스파게티, 피자 등 이탈리아식, 고상하고 맛깔스런 프랑스식, 베트남식 등등 어찌보면 요즘은 필자처럼 먹기 좋아하는 사람이 참 살기 좋은 시대다.

이렇듯 다양한 음식이 있다보니 들어가는 식재료도 여러 가지. 특정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어떤 음식을 먹여야 할지 고민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이렇게 많은 음식물 중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Big 5' 또는 'Big 7'으로 불리는 우유, 계란, 대두, 밀, 땅콩, 생선, 갑각류 등이 90%를 차지한다. 물론 이러한 빈도는 나라별 음식 문화가 틀리기 때문에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 다른 나라와 달리 메밀에 대한 알레르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중 어떤 식품은 나이가 들면 좋아지고, 어떤 종류는 평생 죽을 때까지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유, 계란, 콩 등은 나이가 들면서 호전돼 점점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확률이 적어지고 땅콩, 견과류, 일부 생선이나 갑각류 등은 평생을 지속할 수가 있어 식사할 때나 식품을 섭취할 때 평생 주의를 요하게 된다.

어떤 의사들은 "면역주사처럼 식품 알레르기를 식품을 조금씩 먹으면 면역성이 강해져서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하고 환자에게 시도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은 좋아지는 것보다 종종 소량의 식품에 대해서도 증상이 악화되거나 심한 경우 아나필락시스 쇼크현상이 일어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게 된다. 이런 현상을 보면 식품알레르기는 일반 집먼지나 꽃가루알레르기와 같은 공중 알레르기와는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떤 환자는 유기농 식품을 먹이면 알레르기를 피할 수 있다고 믿고 비싼 유기농 식품만 고집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농약을 많이 친 과일이나 채소, 방부제나 색소 등을 사용한 식품을 먹는 것보다는 훨씬 많은 도움을 줄 것이고 알레르기 치료에도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기본적으로 알레르기라는 것은 특이체질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에게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식품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은 모든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것이 아니고 특정 식품, 예를 들면 우유, 계란, 생선, 땅콩, 밀가루 등에 특이 반응을 나타내는 경우다.

따라서 계란 알레르기 있는 아이가 유기농으로 키운 닭이 낳은 계란을 먹었다고 알레르기에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 복숭아 알레르기 있는 아이가 유기농 복숭아를 먹었다고 좋아지는 것 역시 절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건강을 위해 유기농 식품을 섭취하는 것에는 충분히 동감하지만 알레르기만 놓고 봤을 때는 이 점을 잘 헤아려 먹여야 한다.

요즘 우리나라에 아토피피부염이 급증하고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면서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마치 알레르기 전문가처럼 말하는 경우가 많다. 무차별하게 선전을 하며 자신들이 모든 알레르기를 치료할 수 있을 것처럼 현혹하는 곳도 있다.

"알레르기환자가 찾아가면 일단 줘보고 좋아지지 않으면 그만이다"와 같은 생각은 위험한 생각이다. 이런 경우 알레르기를 가진 아이와 그 부모들만 피해를 보게 되고 그 고통을 감당하게 되기에 이런 일들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칼럼니스트 오재원은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교수로서 현재 한양대학교구리병원 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해외 논문 50여편과 국내 논문 110여편 발표하였고, 저서로는 '꽃가루와 알레르기', '한국의 알레르기식물' 등 10여 권이 있다. 특히 소아알레르기 면역질환 및 호흡기질환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 학술, 교육, 총무, 국제이사 등을 역임하였고, 세계알레르기학회 기후변화위원회, 아시아태평양알레르기학회 화분위원회 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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