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습기살균제 피해 범위 축소 의혹
정부, 가습기살균제 피해 범위 축소 의혹
  • 김은실 기자
  • 승인 2016.04.26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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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의원 "CMIT/MIT 위해성 알고도 외면"

【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심상정 국회의원은 정부가 가습기살균제의 위해성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하고도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심상정 국회의원은 정부가 가습기살균제의 위해성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하고도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정부가 가습기살균제의 피해 범위를 축소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은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들을 검토한 결과 정부가 최소 2013년경에 가습기살균제에 사용된 PHMG phosphate(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 인산염)이나 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디닌)이 폐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에 치명적인 독성이 있다는 점을 동물실험을 통해서 알았고, 검찰이 조사에서 제외한 독성물질 CMIT(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리논)/MIT(메칠이소치아졸리논)도 2016년 1월에 폐 외에 다른 기관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정부는 2011년 가습기살균제의 위해성에 관한 조사를 발표하면서 가습기살균제와 폐 손상과의 관계를 인정했고, 피해자 조사에서도 조사 범위를 폐로 한정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 범위도 폐에 국한된다. 위해성을 인정한 물질은 PHMG와 PGH 두 가지다.

하지만 심상정 의원은 “가습기살균제가 폐 이외의 기관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CMIT/MIT를 사용한 가습기살균제도 위험하다는 사실을 정부가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심 의원이 근거로 제시한 것은 환경보건센터로 지정된 서울아산병원이 2013년에 발표하고, 2016년 1월에 환경부에 제출한 ‘환경보건센터 보고서’다.

서울아산병원은 이 보고서에서 “가습기살균제 내 독성물질인 CMIT 및 MIT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는 생체에서 염증 상태 유도, 체중 감소, 빈맥 및 동맥경화를 포함한 심혈관 이상, 지방간, 지질지표 이상, 면역계 이상, 폐섬유화, 폐출혈 및 폐 조직 위축, 폐 조직 괴사 등이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울산대학교 및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환경부에 지난해 제출한 ‘건강모니터링 등 가습기살균제 피해 추가 조사연구’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 보고서에는 “동물실험을 통해 가습기살균제의 특성 성분(PHMG, PGH)이 폐 및 폐 외 기관에 치명적인 독성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가습기살균제 노출에 의한 폐 및 다른 기관에 대한 건강영향평가와 이들의 건강 영향에 대한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게 되었다”고 돼 있다.

심 의원이 공개한 보고서 내용은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한국화학연구소 부설 안전성평가연구소에 의뢰해 작성한 ‘원인 미상 폐 손상 위험요인에 대한 흡입시험’보고서와는 다르다. 질병관리본부의 보고서에서는 CMIT 및 MIT를 원료 물질로 사용한 제품에 대해서는 분명한 독성 증상을 확인하지 못했고, 폐섬유화와 관련성도 적다고 판단했다.

정부가 폐 이외의 다른 기관과 가습기살균제와의 연관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도 없다. 검찰 조사로 언론의 관심이 높아진 지난 22일에서야 환경부가 보도자료로 “폐 이외의 건강 피해 가능성을 조사·연구하고 있으며, 해당 분야에 대한 진단·판정기준이 마련되면 지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상정 의원은 “가습기살균제의 피해 범위를 폐 질환이 아닌 다른 질환까지 확대해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은 사건 초기부터 있었다”며 “정부가 의도적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 범위를 축소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검찰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정부가 CMIT/MIT의 독성이 폐 이외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의 보고서를 받고, 이를 검찰에 넘기지 않았다면 검찰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이런 행위는 옥시레킷벤키저의 조작된 보고서를 검찰에 제출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며 “지금이라도 타 질환에 대한 조사, 저농도·만성 노출에 대한 피해 조사를 의료기록 등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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