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김소형의 힐링타임
산후조리는 출산 후 여성 건강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특히 임신을 하면서 급격하게 늘어난 양기가 출산과 동시에 급격하게 감소하게 되면서 음양의 균형이 흐트러지기 쉽습니다. 따라서 산후조리 과정을 통해 양기를 보충해서 양기가 급하게 몸에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야 하며, 그래야 몸에 냉기가 돌고 관절과 근육의 통증이 발생하는 산후풍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산후조리의 핵심은 산모의 체력 회복입니다. 그래서 출산을 하면서 약해진 기력을 보강하기 위해 보약을 먹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만 사람마다 체질이나 건강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흑염소, 가물치 등 산모에게 좋다는 음식을 임의로 장기 복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산후 부종 해소를 위해 호박도 많이 먹는데, 산후 부종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부종과는 다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호박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호박이 체내 축적된 수분을 배출하는 이뇨 작용을 하는 것은 맞지만 산후부종이 이뇨작용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산후부종은 자연스러운 산후조리 과정을 거치면서 서서히 없어지게 됩니다. 즉, 기혈이 보충이 되고 자궁 내 노폐물들이 빠져나오면서 몸이 회복되어가는 과정에서 부종이 사라지는데, 호박의 경우 자궁 내 노폐물 배출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회복을 더디게 만들 수 있습니다.
출산 후에는 영양가 있는 음식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다만 소화기 기능이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소화에 무리가 가지 않는 부드러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딱딱하고 기름진 음식, 자극적인 음식으로 소화기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지방은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고 생선, 육류, 우유, 계란, 콩, 녹황색 채소 등을 골고루 섭취하면 산후조리에 도움이 됩니다. 모유 수유를 위해 짜지 않게 조리된 미역국 등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좋습니다.
산후 회복을 위해서는 몸 속 노폐물이 잘 배출되어야 하는데, 땀을 많이 내는 것이 좋다고 믿고 일부로 땀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역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더욱이 산후조리 과정에서 산후풍을 예방하려면 무조건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고 여겨서 땀이 날 정도로 덥게 지내는 사람들이 많은데 과도한 땀 내기가 기력 소모로 이어져서 출산 후 약해진 체력을 더욱 약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반대로 산모의 몸은 수분이 많은 상태라서 차가운 기운에 노출될 경우 뼈가 시리고 관절에 통증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과도한 냉방을 하거나 찬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삼가야 합니다. 덥고 갈증이 난다고 얼음이 가득 들어 있는 음료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것은 몸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갈증이 심하다면 미지근한 상태의 물을 마시거나 결명자차, 둥글레차 등으로 갈증을 해소하고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이든 적당한 것이 좋습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환경에서 쾌적하게 산후조리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산후회복을 돕는 방법 중에는 좌욕이 있습니다. 하루 2회 정도 따뜻한 물에 좌욕을 하면 자궁에 쌓인 노폐물의 배출을 촉진하고 자궁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출산 후 상처가 아문 다음에 하는 것이 좋고, 좌욕 후에는 물기가 남아 있지 않도록 완전히 건조시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출산 후 빠른 회복을 위해 당귀차나 작약차를 자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당귀와 작약 모두 자궁 기능을 회복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부족한 혈액을 보충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데 좋습니다. 또한 자궁의 어혈을 풀어주고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amicare 김소형한의원 원장, amicare 대체의학 연구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메리어트호텔 B&I클리닉 한방주치의와 SBS의무실 한방주치의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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