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기 어려운 이유, 무엇인가요?
아이 낳기 어려운 이유, 무엇인가요?
  • 윤지아 기자
  • 승인 2016.09.26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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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부담, 부모 마음과 먼 저출산 대책이 문제

【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아이 가진 부모는 이 나라가 무서워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은 언제쯤 올까요?"

저출산 원인과 대책에 대해 물으면 꼭 한 번씩 나오는 한마디다. 아이 키우는 부모라면 모두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정부는 올해 초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이를 두고 대한민국 부모 또는 예비부모들은 만족하기엔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공청회, 토론회, 기자회견 등을 토대로 만들어진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오는 2020년까지 이어질 전망이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수)은 1.24명. 이전에도 우리나라는 두 번에 걸친 저출산 5개년 계획을 펼쳤지만 아직 세계 224개국 중 하위 20위권에 맴도는 등 출산율 개선에 아직 한참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은 저출산 국가가 아니다. 가히 '초저출산'국가라는 말이 나올 만큼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경우 학교도 소비자도 사라지는 것은 물론, 일자리와 사회적 성장 역시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마련은 필수다. 특히 부모들이 진정 원하고 바라는, 현실적인 저출산 대책이 무엇인지 꼼꼼히 살핀 후 제도를 수립에 대한 부모들의 요구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이렇듯 저출산 대책에 대한 부모들의 갈망이 더욱 커지고 있는 요즘, 베이비뉴스가 부모에게 물었다. 왜 대한민국에서 아이 낳는 것을 포기하고 망설이는 것인지, 초저출산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를 말이다. 베이비뉴스 네이버 포스트 댓글을 통해 약 300여 명의 엄마, 아빠들이 말하는 저출산의 이유와 진정으로 원하는 저출산 정책을 귀담아 들어보자.

대한민국 엄마, 아빠들이 바라는 저출산 대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대한민국 엄마, 아빠들이 바라는 저출산 대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죠”

▲ hapu****

워킹맘으로 맞벌이입니다. 혼자 벌어 키우기에는 아기한테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갑니다. 임신 했을 땐 초음파에 병원비, 출산비, 조리원만해도 몇 백이지만 이건 아무 것도 아니더군요. 분유, 기저귀, 물티슈, 로션같은 소모품과 아이들 옷도 금방 버려서 많이 쓰지도 못하고 또 구매를 해야 합니다. 이유식을 시작하면 식기에 재료까지 인터넷으로 초저가를 찾아도 한 달에 쓰는 돈은 만만치 않습니다.

또한 저 같은 워킹맘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아이를 맡길 곳을 찾기 어렵습니다. 24시간 돌보미 서비스를 이용하려니 이것저것 따지는 것도 많고, 남편과 제 수입이 좋은 편이 아님에도 건강 보험료가 높으니 돌보미지원은 불가하다고 합니다. 어린이집에 일찍 보내고 싶어도 대기자가 많아 기다려야하는 상황. 도대체 어떻게 아이를 많이 낳으라는 건가요?

▲ cool****

병원마다 다른 진료횟수와 병원비로 초보엄마는 헤맬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 라인이 없으니 임신한 순간부터 경제적인 부담이 느껴집니다. 정말 필요한 검사와 시기, 적절한 초음파 검사를 할 수 있는 제도가 있으면 합니다.

또한 출산 후 맞벌이를 하게 되는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아니면 봐줄 곳도 없습니다. 비싼 돈내고 눈치보고 행여나 아이한테 피해가 갈까 전전긍긍하는 게 부모입니다. 탄력근무제는 어디서 시행되고 있는지 알고 싶을 정도입니다. 어렵겠지만 가장 절실한 보육의 시기에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공교육 안으로 포괄해 주지 않는한 출산·육아는 오롯이 기피대상이 될 뿐입니다.


지하철에 설치돼 있는 임신부 배려석에 한 중년의 남성이 앉아 잠을 청하고 있다. 임신부 배려석임을 나타내는 엠블럼은 이 남성의 머리와 등에 가려져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지하철에 설치돼 있는 임신부 배려석에 한 중년의 남성이 앉아 잠을 청하고 있다. 임신부 배려석임을 나타내는 엠블럼은 이 남성의 머리와 등에 가려져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kjhy****

저출산 원인에 금액적 부담이 빠질 수 없죠. 초음파비가 지원된다고 해도 기간이 정해져있어 막달인 사람은 혜택도 못받아요. 출산장려금도 지역별로 다른데, 같은 세금 내면서 다른 혜택을 받는다는 것이 이해가 안되고 억울해요.

▲ eart****

임신 중에는 산부인과 진료비 걱정, 출산 후에는 비싼 육아용품과 예방접종비 걱정, 조금 커서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보낼 걱정까지. 이에 대한 지원을 두고도 말이 많으니 임신·출산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아요.

직장이라도 다니려고 하면 아이 봐줄사람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누구를 위한 복지인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를 이끌어갈 아이들을 위한 현실적 제도가 가장 먼저 필요하지 않을까요?

▲ sseo****

첫째 낳을때는 마냥 좋았는데, 둘째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하겠네요. 회사는 칼퇴근을 해도 6시인데 그 시간까지 맡아주는 보육시설은 하늘의 별따기죠. 그나마도 전세값 못 올려줘 2년마다 철새처럼 이사다니다보니 진득하니 한 군데에 살지도 못하네요. 거주의 목적으로 집을 사려해도 점점 오르는 집 값, 생활비, 보육료 등으로 출산이 꺼려지게 되네요. 총체적인 난국이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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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 마음과 먼 저출산 대책”

▲ rkdt****

전업맘 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살아감은 참 녹록치가 않네요. 내 아이이고 힘든 것을 당연시했지만 육아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둘째 생각은 겁부터 나네요. 집에 아이와 둘이 있으면 신랑은 언제 오는지만 기다리게 되고 신랑은 가족들을 위해 밤늦게까지 일하고, 반복입니다. 다행히 우울증은 오지 않았지만 직전까지 갔었네요. 이런 것들은 개인의 일이고 개인의 책임으로 보시나요?

'부모가 이런 역할이다'라는 것은 학교, 학원 어느 곳에서도 알려주지 않아요. 부모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다 알아야 하는 것들인가요? 아이는 태어나면서 혼자 크는 것이 아닙니다.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죠. 물론 국가 지원과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그와 함께 부모들이 정서적으로 기댈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합니다. 행복하지 않은 부모 밑에서  행복한 아이는 없다고 하니까요. 출산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 dan2****

요즘은 부모님의 금전적인 도움을 받아 결혼을 하고, 조부모 육아를 받으며 일을 바로 시작하는 친구들이 부럽기만 하네요. 그런 조건이 없다는 걸 알고 처음부터 포기하고 사는 사람들이 현명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나는 아이에게 어떤 가치를 가르쳐야 하나’를 수도 없이 고민합니다.

아이를 키우는데 언제까지 가정의 희생을 당연시 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직장도, 정부도 성과위주로만 가다보면 더 이상 아이 웃음소리가 들리는 행복한 가정은 없습니다. 보여주기식 정책말고 이해도 높은 포괄적인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기태 기자
이기태 기자

 

▲ yuki****

육아휴직을 마치고 나면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 보육 문제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가 터지는 어린이집이기에 불안하지만 아이를 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어린이집도 입학하려면 대기 신청 후, 한참을 기다려야 하죠. 만일 어린이집이라도 쉬면 큰일이죠. 연·월차 마음대로 쓸 수 있는 회사도 드물고요.

어린이집 보육교사 자격 높이고, 인력도 아이 몇명 당 한명 식으로 조정하고, 대우도 타당한 선에서 지원해야 합니다. 박봉에 고노동력, 저임금으로 높은 직업윤리 따지면 어린이집 선생님들 버티지 못합니다. 안심하고 아이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다들 마음 놓고 아이 낳지 않을까 합니다.

▲ kdws****

프랑스는 미세먼지 수치가 80만 되어도 휴교령이 내려지고 정부에서 적극 대처를 한다고 합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1급 발암물질로 아직 성장이 덜 된 아이들이 흡입했을 경우, 치명적인 폐손상은 물론 뇌까지도 초미세먼지가 전달되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하던데 정부는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느낌입니다.

아이들이 자라기에 최상의 환경을 만들어주진 못할망정, 무방비 상태로 유독물질을 들이마시게 해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요. 매일 아침 일어나서 가장 먼저 초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합니다. 육안으로도 앞 산이 잘 보이는지 체크도 합니다. 개인이 확인해야하는 현실에 어이가 없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정부에 너무 실망스럽고 답답합니다.

미세먼지로 대기질이 좋지않은 날엔, 정부가 나서서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를 포함한 공공 교육기관에 야외 할동 자제 및 적합한 조치를 취해야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도 당연 필요하고요.

【Copyrights ⓒ 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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