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는 가고 싶다] 유모차맘 발길 이끄는 서울시내 숲길
[유모차는 가고 싶다] 유모차맘 발길 이끄는 서울시내 숲길
  • 이유주 기자
  • 승인 2016.10.2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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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한 경사, 매끈한 노면 유모차도 '거뜬'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높은 가을 하늘, 울긋불긋 화려한 단풍, 나뭇잎 사이로 부는 선선한 바람, 숲을 가로 질러 뛰노는 다람쥐. 아직 걷지 못하는 아기와 함께 나누고 싶은 것들이 많지만 유모차를 끌고 산과 숲을 다니기란 쉽지 않다. 불규칙한 경사와 울퉁불퉁한 노면, 오르막과 능선길 등 유모차를 가로막는 장애요소가 너무나 많기 때문. 아기와 자연을 즐기고 싶다면 어디로 가면 좋을까? 유모차 끌고 가기 좋은 서울 시내 짧은 숲길을 소개한다.


한편 베이비뉴스는 영유아 보행권 보장을 위해서 '유모차는 가고 싶다' 영유아 보행권 캠페인(http://safe.ibabynews.com)을 꾸준히 펼치고 있고, 오는 30일 서울광장에서 '유모차는 가고 싶다' 캠페인 제4기 서포터즈 소망식을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유모차 끌고 갈 수 있는 곳들이 더욱 많아지길 바라는 서울시민 1만여 명에 함께할 예정이다. 

 

서울 동대문구 배봉산 무장애숲길이 가을 정취를 한껏 자아내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서울 동대문구 배봉산 무장애숲길이 가을 정취를 한껏 자아내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 서달산 숲길

 

먼저 긴 시간을 내지 않고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으로는 서달산 자락에 위치한 무장애숲길이 있다.

 

서달산은 동작구 흑석동 남서쪽의 해발 179m 높이의 나지막학 산으로 도심과 가까워 찾기 쉽고, 한강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이 산에 만들어진 무장애숲길은 총 463m. 나른한 오후, 바람 쐬기 좋은 짧은 코스로 백운119안전센터를 시작으로 달마사 부근 서달산 생태다리까지 모두 완만한 목재 데크로드로 이어졌다.

 

전체 경사도는 8% 미만으로 평소 산을 오르기 힘든 노약자, 어린이, 임산부는 물론 휠체어나 유모차가 오가는 데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폭은 유모차 두 대가 충분히 지나갈 정도로 비교적 넓으며 50m마다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휴게공간이 마련돼 있어 쉬어가도 좋고 온 가족이 함께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목채길 양쪽으로는 소나무, 산벚나무, 스트로브스잣나무, 산철쭉, 때죽나무 등 12종류 7000여 그루가 새로 식재돼 숲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고, 특히 다람쥐, 청설모, 꿩 등 다양한 야생동물도 볼 수 있어 숲은 아이를 위한 생태교육장으로도 충분히 이용 가능하다.

 

이밖에도 숲길 한 가운데에는 책 읽는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미니 도서관 '산마루길 쉼터문고', 자락길 종점인 생태다리 주변으로는 잣나무 피톤치드 숲길 등이 마련돼 있다.

 

산책길이 짧아 아쉽다면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뛰어놀 수 있는 '서달산 유아숲 체험장'에도 들려보자. 지난해 11월 새롭게 조성된 체험장은 3500㎡ 규모에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과 놀이 시설이 설치돼 있다.

 

◇ 배봉산 숲길

 

동대문구에 위치한 배봉산 자락길은 짧지만 접근성이 좋아 많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전체 구간이 대체로 완만하고 중랑천, 답십리공원을 갈 수 있는 공원녹지순환길과도 연결돼 있어 인기가 좋다.

 

동대문구는 2013년부터 5단계 구간으로 나누어 배봉산 공원을 순환하는 총 4.1㎞의 무장애숲길을 조성 중이다.

 

1단계 사업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연육교에서 동성빌라 뒤 연장 700m 구간을 완료했고, 2단계 사업은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휘경여고 뒤편부터 전동초교 뒷길까지 총 1.1㎞길을 이었다.

 

현재는 12월 말 완공을 목표로 전동초등학교에서 시립대학교 뒤까지 이르는 길을 철재 지지대와 목재 산책로를 까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7, 2018년 이후에는 1.7km 산책길을 추가 조성해 배봉산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둘레길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조성된 1.8km의 숲길은 휘경2동 주민센터 근처 배봉산 연육교를 지나면 시작된다. 구는 개나리, 황매화, 수수꽃다리 등 키 작은 나무와 왕벚나무, 산수유, 이팝나무 등 키 큰 나무까지 총 19종 3만 3000여 주의 다양한 수목을 심어 시민들이 사계절 내내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인공구조물 대신 피톤치드를 느끼며 사색을 할 수 있는 측백나무숲길도 조성해 만족도를 높였다. 

 

이밖에도 숲길에는 유모차도 쉴 수 있는 휴게쉼터 3곳, 휠체어 회차구간 쉼터 2곳이 조성돼 있고 쉼터에는 시와 수필, 글판 등 액자형작품이 설치돼 아름다운 글과 시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산책길을 돌고 나면 배봉산공원 유아숲체험장도 방문해보자. 배봉산 유아숲체험장은 아이들이 숲과 자연을 오감으로 즐기고 사계절의 변화를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생태체험공간이다.

 

◇ 수락산 숲길

 

4계절 등산객으로 붐비는 수락산에도 유모차가 오를 수 있게 됐다.

 

수락산은 대부분 돌산으로 우람한 암봉과 암벽이 만들어내는 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수목이 그리 울창하지는 않지만 금류·은류·옥류 폭포 등 세 폭포가 수려하고 서울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조망이 훌륭해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과 함께 서울 근교의 4대 명산으로 불린다.

 

노원구는 이러한 수락산의 진면목을 노인, 장애인, 임산부, 유모차 이용자 등 보행약자들도 누릴 수 있도록 최근 670m의 '수락산 무장애숲길'을 조성해 개방하고 있다.

 

무장애숲길은 미주동방벽운 아파트 앞에서 시립수락양로원까지 길이 670m, 폭 2~6m 규모의 자락길로 8% 이하의 완경사로 지어져 휠체어, 유모차 이용자가 쉽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수락산 무장애숲길은 다른 무장애숲길과 달리 계곡을 끼고 있는 것이 큰 매력 포인트다. 소나무, 상수리나무, 아까시나무가 뿜어내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시원한 물소리까지 즐길 수 있으니 금상첨화. 게다가 작은 웅덩이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도 관찰할 수 있으니 아이들에게 생태교육장으로도 최적이다.

 

수목을 보존하며 만든 서울 동작구 서달산 무장애숲길.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수목을 보존하며 만든 서울 동작구 서달산 무장애숲길.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 개화산 무장애숲길

 

해발 128m 높이의 나지막한 개화산에도 휠체어와 유모차가 거뜬히 지나다닐 수 있는 길이 생겼다. 방원중학교 주변 개화산 입구부터 하늘길 전망대까지 총 2.1㎞ 중 700m가 나무테크의 무장애숲길로 조성된 것.

 

숲길의 폭은 1.8m로 유모차 두 대가 동시에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로우며 8% 미만 경사도, 중간중간 마련된 가로 3m, 세로 3m 규격의 교차공간 등으로 등산에서 소외됐던 보행약자들도 차별없이 자연과 숲의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게 됐다.

 

특히 강서구는 이번 숲길 공사 시 산림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산책로를 최대한 활용했다. 공사구간을 수목이 가로막고 있는 경우, 데크로드 내 별도 생육공간을 확보, 조성해 자연훼손을 최소화한 것. 때문에 보행길 중간중간 나무가 가로 막는 경우도 있지만 수목을 보존하며 만든 길이라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자락길 양 옆으로는 수수꽃다리, 산벚나무, 산사나무, 맥문동 등 14가지 종류 3만 7000여 관목, 교목, 초화류가 식재돼 아이와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숲길을 거닐 수 있고, 자락길 곳곳 숲속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도 설치돼 눈길을 끈다. 북카페는 건강, 여가, 소설 등 400여 권의 책자와 테이블, 의자까지 갖춰 누구에게나 편안한 힐링공간을 제공한다.

 

자락길을 거닐었다면 개화산 하늘길 전망대에도 올라보자. 기존 계단이 철거되고 경사가 낮은 진입램프가 설치돼 휠체어, 유모차로도 전망대 이용이 가능하다. 전망대에서는 아이와 김포공항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경관을 한 눈에 즐길 수 있다.

 

◇ 아차산 무장애숲길

 

서울과 경기도 구리시에 걸쳐 있는 야트막한 산, 아차산에도 올라보자. 가을철 단풍이 화려한 명소로 아이에게 단풍이 물든 가을 정취를 보여주기에 좋다.

 

아차산은 등산로가 험하지 않고 300m만 올라도 서울시내부터 멀리 남한산까지 조망할 수 있는 시원한 풍광이 멋진 곳이다. 특히 주변에 배드민턴장, 씨름장 등 시민공원이 조성돼 있어 서울, 경기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유모차가 오르기 편한 아차산 무장애숲길은 등산로 입구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보인다. 평강교에서 휴게테크까지 약 500m 거리로 턱이 없고 모두 나무데크로 이뤄져 있다.

 

무엇보다 다른 곳의 무장애숲길 나무데크와 달리 아차산 무장애숲길 나무데크는 한쪽 난간이 벤치 형태로 만들어져 있는 게 특징이다. 보행약자들이 걷다가 벤치에 걸터 앉아 쉬어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쉬엄쉬엄 휴게테크까지 오르면 '전망 좋은 곳'이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광진구와 송파구 일대 도심을 한눈에 즐길 수 있다. 확 트인 시야가 등산객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휴게테크에서부터는 흙길이 나온다. 아이가 걸을 수 있는 나이라면 흙길로 다듬어진 둘레길을 계속 걸어도 좋다. 흙길이지만 노면이 매끄럽고 완만한 편이라 비교적 안전하게 산책할 수 있다.

 

이밖에도 무장애숲길 주변으로는 아차산생태공원, 긴고랑공원 등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곳들이 다양하다.

 

한편, 현재 서울에는 15개 구에 18개 무장애숲길이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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