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엄마 황혜영이 후배 엄마들에게
쌍둥이엄마 황혜영이 후배 엄마들에게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6.12.09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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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엄마, 여자 황혜영의 진솔한 이야기 맘스클래스서 열린 '황혜영과 함께 하는 육아공감 토크쇼'

【베이비뉴스 김고은 기자】

유명 가수이자 방송인, 성공한 사업가, 정치인의 아내, 쌍둥이의 엄마. 화려하기만 한 것 같지만 어느 하나 쉽게 얻은 것 없는 수식어를 가진, 황혜영의 인간적인 모습을 바라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문화홀에서 열린 '맘스클래스'에는 임신부와 육아맘 150여 명이 참여해 '황혜영과 함께 하는 육아공감 토크쇼'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황혜영 씨를 설명하는 정말 많은 수식어 중에 제일 좋은 건 뭔가요." MC 슈렉의 질문에 주저 없이 나온 황혜영의 대답은 "쌍둥이 엄마" 였다. 하지만 다섯 살 남자아이 둘을 키우는 워킹맘이자 현재 가장 바쁜 나날을 지내고 있는 남편의 아내로 사는 건 결코 녹록지 않은 일일 터. 황혜영은 "얼마나 힘드냐"는 질문에는 "3년 전부터 졸리다"라며 좌중을 폭소케 했다.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문화홀에서 열린 '황혜영과 함께 하는 육아공감 토크쇼' 현장. 맘스클래스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우)황혜영의 재치 있는 입담과 (좌)MC 슈렉의 진행으로 자리에 참여한 150여 명 엄마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문화홀에서 열린 '황혜영과 함께 하는 육아공감 토크쇼' 현장. 맘스클래스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우)황혜영의 재치 있는 입담과 (좌)MC 슈렉의 진행으로 자리에 참여한 150여 명 엄마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결혼과 임신 과정

털털하고 유쾌한 입담을 가진 동갑내기 여자를 아내감으로 점찍었던 남자는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황혜영의 뇌종양 소식이었다. 수술해서 없앨 수 있는 종양이 아니라는 진단은 더 큰 충격을 안겼다. 소뇌에 자리 잡아 제거가 불가능한, 평생 가지고 살아야 하는 지병이라니. 하지만 두 사람은 이를 계기로 사랑을 확인하고 평생 반려자로 가기를 결심하게 됐다.

"진단받고 하루 정도는 너무 기가 차서 아무 생각도 못하고 있었어요. 그 와중에 친구 사이였던 남편에게 전화가 왔어요. "병원에서 뭐라고 하느냐"고. 그래서 "뇌종양이래~"라고 말했더니 "무슨 그런 말을 감기 걸렸다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말 하느냐"며 화를 내기에 말문이 막혔어요. 다음날 돼서야 머릿속이 복잡해지더라고요. 결국 그 과정을 같이 이겨내고 만난 지 1년 만에 결혼하게 됐어요."

서른 아홉살에 올린 웨딩 마치. 황혜영은 임신을 서둘렀다. '임신이 됐을까' 기대하고 기다리며 한 달을 보내면 어김없이 실망이 찾아왔다. 일 년 반이 그렇게 상심 속에서 지났다. 그러다 찾아온 쌍둥이는 안타깝게도 엄마 뱃속을 견디기 어려워했다. 일찍부터 자궁수축이 계속된 것. 그는 병원 신세를 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결국 3개월 반 동안 서지도, 눕지도 못하고 몸을 15도 자세로 유지한 채 걸터앉아 임신 기간을 보냈다.

"수축 억제제를 내내 맞았어요. 제가 이걸 겪어 보니까, 이 주사 맞는 엄마들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거든요. 몸이 숟가락을 들지도 못할 만큼의 경련에 시달렸어요. 계속이요. 36주 5일 됐을 때 결국 수술로 출산했는데, 계속 주사를 맞은 데다 수술까지 해서 회복이 정말 더뎠어요. 제 몸이 그러니까 남편이 고생할 수밖에 없었죠. 출산 초반에 남편 몸무게가 8kg 빠졌어요. 산후우울증을 대신 앓느라 애먹었어요."

◇ 다섯 살 쌍둥이 남자아이 둘을 키우는 것

힘들게 낳은 아이 두 명을 키우면서의 기쁨과 보람은 남달랐다. 하지만 엄마 황혜영은 자꾸 죄책감에 시달렸다. 두 아이에게 고루 사랑을 주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두 아이가 엄마의 사랑을 반으로 쪼개 받는 것 같은 느낌에 괴로웠다.

"1분 늦게 태어난 대용이는 대정이보다 발육이 미숙해서 인큐베이터 신세를 졌어요. 대용이가 집에 오고는 대용이를 안아주게 되는 날이 많았죠. 대정이가 체중이 더 나가서 남편이 더 많이 안아주게 되기도 했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대정이가 서운해하는 게 보였어요. 그게 또 미안해서 대정이를 안아주면 대용이가 샘을 내요. 이 아이들의 세상은 엄마가 전부인 게 굉장히 기쁘고 벅찬 일이지만 때로는 버거운 일이에요. 지인이 그러더라고요. "한 아이와 따로 온전히 보내는 시간을 가지라"고요. 엄마가 100% 나만 보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해주라는 거죠."

엄마의 고충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는 쑥쑥 자랐다. 다섯 살이 된 두 아이. 종일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것도 모자라 요즘은 공중부양을 시도한다.

"나는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 둘을 낳았는데 얘들은 왜 이러지 싶어요. 말썽이 정말 말도 아니에요. 검색 사이트에 '딸 키우는' 검색하면 뭐가 연관 검색어로 걸리는지 아세요? '딸 키우는 재미'가 나와요. '아들 키우는' 치면 '아들 키우다 미쳐 버릴 것 같아요'가 나와요. 어느 정돈지 아시겠죠. 저도 안 키워봤을 땐 우아하고 교양 있는 엄마 될 거라 확신했어요. 현실은 어림도 없죠. 샤우팅을 하도 많이 해서  이웃집에 창피할 정도예요."

◇ 후배 엄마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남다른 인생을 살았지만 그늘 없이 밝고 당당한 모습의 워킹맘 황혜영은 후배 엄마들에게 "엄마가 건강하고 행복한 게 최고"라는 조언을 전했다.

"아이 낳고 출산하고 육아하다 보면 나를 잃어버려요. 나를 위해서 나만의 시간을 많이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남 말고 나를 위해서 선물하고 여유를 가져야 해요. 그래야 내가 행복함을 느끼고 가정에 잘하고 가족이 행복하니까요. 제가 남편에게 귀에 못이 박히게 하는 말이 있어요. '당신이 행복하려면 가정이 행복해야 한다. 가정이 행복하려면 아이들이 행복해야 한다. 아이들이 행복하려면 엄마가 행복해야 한다. 그러니까 엄마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 농담처럼 하는 말이지만 이게 진짜거든요."

아직 뱃속에 아이를 품고 있는 임신부들을 위한 실질적인 조언도 전했다. 핵심은 "할 수 있는 건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라"는 것.

"제 친한 동생이 아이가 18개월이거든요. 얼마 전에 그러더라고요. '혼자 쓰레기 버리러 가는 시간도 즐겁다'고요. 저는 아이 낳고 지금까지 못 이룬 소원이 허리 아플 때까지 잠 자보는 거예요. 혼자요. 그러니까 제 말은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지라는 거예요. 내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잠도 자고, 뒹굴뒹굴하고, 많이 먹고, 공주 여왕 대접받아야 해요. 출산하면 전혀 못하는 것들이니까요. 각 시기마다 나만이 누릴 수 있는 재미가 있거든요. 그걸 다 잘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50분간의 이야기가 끝나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황혜영은 엄마들과 함께 셀카를 찍으며 이야기를 나눈 날을 기념했다. 황혜영의 유쾌한 입담과 재치가 빛났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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