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임신 35주, 첫째 때와 확연히 다른 내 몸
둘째 임신 35주, 첫째 때와 확연히 다른 내 몸
  • 칼럼니스트 정옥예
  • 승인 2011.12.13 15:24
  •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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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지도 못할 정도의 치골통과 조산 걱정

[연재] 지안이 엄마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현재 둘째 임신 35주 1일이다. 아기를 낳아봤으니 둘째는 거저 낳고 거저 키운다는 말은 누가 했던가? “뱃속에 있을 때가 편하다”, “백일만 지나면 백일의 기적이 온다” 등등 어른들의 말씀은 틀린 적이 없었지만 둘째 임신만큼은 내 경우 절대 맞지 않았다.

 

지난번 글에서 썼지만 임신 20주부터 밑이 빠질 것 같은 고통에 치골통(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고통은 치골통이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너무 약했다)이 시작됐다.

 

다리와 골반을 연결해주는 그 부위가 피곤한 날에는 몸을 뒤척일 때나 서있을 때 너무 아팠다. 하지만 그것은 견딜만 했다. 대부분 누워서 몸을 돌릴 때 찾아오는 통증이었기 때문이다. 밑이 빠질 것 같은 느낌도 욱신욱신 대는 정도? 아기 낳는 진통을 겪고 나니 왠만한 복통은 견딜 수 있게 됐듯이 지금 더 큰 고통을 겪고 나니 그 전 고통은 아무것도 아닌 것만 같다.

 

몇 주 전. 지하철을 타려고 계단을 올라가는데 갑자기 Y자 부분의 뼈가 악 소리 나도록 아팠다. 한발 더 디뎠더니 똑같이 아팠다. 걸을 때 꼬리뼈가 아픈 적은 있었어도 그 부분이 아픈 적은 한 번도 없었던 나는 당황했다. 처음 겪는 통증이었다.

 

뭐랄까? 발을 내딛을 때마다 멍든 부분을 손가락으로 꾹 누르는 기분? 몇 걸음 더 걸으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걷다가 열 발자국도 못 걷고 가만히 서있었다.

 

그날 중요한 외출이라 집에 그냥 갈 수 없었다. 다행히 남편과 함께 한 외출이었기 때문에 큰애는 남편이 데리고 다녔고 나는 걷다가 쉬다가, 걷다가 쉬다가 하며 집에 돌아왔다.

 

앉았다가 일어나서 얼마 되지 않을 때 그 증상은 더 심했다. 자세가 바뀐 후 걸어다니면 치골통은 더 심해졌다. 부디 그날만 그런 것이기를 바랐지만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치골통이 시작됐다. 어떤 날은 화장실 갈 때도 기어갈 정도로 고통이 심했다.

 

누워서 몸을 돌릴 때도 치골부위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다. 걸을 수도 없으니 내 자신에게 너무 짜증이 나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가 편하다는 것을 경험한 터라 첫째때처럼 “아가야 빨리 나와라”라고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잊지 말자 다짐했던 진통의 고통. ⓒ정옥예
잊지 말자 다짐했던 진통의 고통. ⓒ정옥예

 

1월 15일이 예정일인 둘째라 빨리 나올까봐 항상 노심초사이다. 첫째의 예정일은 11월 10일이었고 출산일은 10월 31일이었다. 둘째는 더 빨리 나온다는데 12월 끝자락에 태어날까봐 계속 걱정 중이다. 남편도 12월생이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왠지 헛나이 먹는 것 같아서 억울한 기분이다. 10월 31일에 태어난 첫째도 같은 해 태어난 연초 아이들과 나이는 같지만 아무래도 성장, 발달 면에서 뒤처지는 것 같아서 속상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일찍이 치골통이 시작됐던 터라 조산걱정이 임신 기간 내내 있었다. 쌍둥이는 33주 이상, 단태아는 35주 이상 지나서 출산을 해야 아이에게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는 기사를 보고 35주가 되는 이날 이때까지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하지만 37주 이상이 돼야 정상분만으로 보기 때문에 2주 동안 또 얼마나 마음을 졸일지…. 둘째라도 임신기간 내내 걱정을 달고 사는 것은 똑같은 것 같다. 품에 안아야 이 불안함은 없어질지….

 

첫째 때는 출산 전날 까지 2시간씩 걸어 다닐 정도로 건강했다. 치골통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여기저기 가뿐한 몸으로 돌아다녔는데 둘째는 30주도 되기 전에 거의 팔십 먹은 할머니 몸상태이다. 오늘도 날씨가 흐릿하더니 역시나 온 몸이 쑤시고 아프다. 하지만 첫째를 집에서 데리고 있기 때문에 마냥 누워있을 수만은 없다. 너무너무 아프고 힘들 때는 “왜 이 고생을 사서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출산이 다가올수록 잊고 있었던 진통의 고통이 되살아난다. 아기를 낳는 순간 진통의 고통은 서서히 잊혀지기 때문에 둘째를 가질 수 있다는 어른들의 말씀을 들었었기 때문에 첫째 진통할 때 ‘죽을만큼의 고통’ ‘숨을 쉴 수 없을 만큼의 고통’이라는 것을 마음속에 새겨두자, 했지만 역시나 그 문구만 기억에 남고 고통의 강도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둘째는 첫째보다 더 예쁘다던데 아기를 낳고 품에 안으면 이런 고통과 이런 생각도 다 잊혀지겠지? “축복아, 건강히 뱃속에서 무럭무럭 크다가 1월달에 나오렴. 사랑한다.”

 

호야&축복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sl81

 

*칼럼니스트 정옥예는 국민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아이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자 평생교육원을 통해 아동학 학위를 수료했다. 9년 동안 영어학원 강사와 과외강사를 하며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를 만나면서 아이의 90%는 부모가 만든다는 것을 깨닫고 출산 후 육아에만 전념하며 지혜롭고 현명한 엄마가 되기위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이 시대의 열혈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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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_an**** 2011-12-19 14:08:00
생각과는 다르네요.
머릿속의 이론들을 보면 내성이라고 하는 것이 생기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나 보네요.
엄마가 된다는 거 정말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는 거였습니다.

jo_an**** 2011-12-16 15:58:00
엄가 되기라 역시~
둘째는 수월하다고 하는 말만 들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네요.
역시 엄마 되는

sungmi**** 2011-12-14 16:13:00
저두그랬어요
큰아이땐 치골통이 뭔지도몰랐는데
둘째임신했을땐 정말 여기저기 넘아프더라구요
움직일때마다 아파서 정형외과에 가봐야 하나 싶은생각까지 들

b**** 2011-12-14 12:51:00
둘째는
더 쉽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닌가봐요~
제 친구도 이번에 조산기 있어서 수술하고 누

virg**** 2011-12-14 12:49:00
아 그런가요?
둘째 계획중인데...둘째라고 다 수월하진 않은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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