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윤한의원 창원점 양준모 원장
여성은 50세 전후로 난소의 기능이 정지하고 배란이 중단되면서 더 이상 월경을 하지 않게 된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폐경 또는 완경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폐경이라는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다. 바로 조기난소부전(premature ovarian failure; POF), 소위 조기폐경이다. 조기폐경은 난소기능이 40세 이전에 소실되는 것을 말하며 유병율이 높은 질병이다. 전체 여성의 1%에게서 나타나며 30세 이전에는 1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조기폐경 여성에게서는 갱년기 증상들이 나타나는데 무월경과 안면홍조, 질점막의 위축과 건조증, 성욕감퇴, 두근거림, 전신피로 등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호르몬 수치로 진단하므로 갱년기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한의원, 병원 등에서 혈액검사를 통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조기폐경을 방치하면 피부의 노화와 골다공증이 빠르게 진행되고,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율이 증가한다. 무엇보다도 조기폐경은 불임으로 이어지므로 특히, 임신을 앞둔 여성이 조기폐경으로 진단받았다면 그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기폐경이라고 해서 치료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조기난소부전이라며 조기폐경 진단을 받은 경우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난소기능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으며 일부는 임신에 성공하기도 한다. 다만 조기폐경으로 인한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진행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조기폐경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전조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젊은 여성이 지속적으로 월경량이 현저하게 줄어들거나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진다면, 조기폐경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난소와 관련된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가족 중에 조기폐경이 있는 경우, 교대 근무같이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경우에는 난소기능이 빠르게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서양의학에서는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어 조기폐경에 호르몬제를 사용해 인위적인 출혈을 유도하는데, 이는 정상적인 월경이 아니라 배란이 되지 않는 소퇴성 출혈일 뿐이므로 조기폐경 자체에 대한 치료가 아니다. 따라서 임신기능을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
한의학에서는 내분비계의 균형을 회복하고, 난소기능이 빠르게 감소하도록 하는 신체의 환경을 개선해 조기폐경을 치료한다. 조기폐경으로 인한 난임 치료는 다른 질환으로 인한 난임치료보다 난이도가 있으므로 체계적인 치료와 관리가 가능한 곳에서 진료받는 것이 좋다. 결코 쉽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절망에만 빠져있을 필요는 없다. 난소기능에 유익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꾸준한 한방치료를 통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치료사례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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