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노는 여자. 전업주부, 전업맘을 비하하는 말입니다. 직장에 다니지 않고,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노는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가사 노동의 가치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은 전업주부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때에도 고스란히 적용됩니다. “할 일도 없으면서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낸다”고 말입니다.
맞춤형 보육은 전업주부는 ‘노는 여자’라는 편견으로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직장맘은 12시간 종일반을, 전업주부는 6시간 맞춤반을 이용하도록 바꾼 것입니다. “전업맘과 워킹맘의 싸움을 부추기는 정책”이라는 반발이 거셌지만, 박근혜 정부는 밀어붙였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 맞춤형 보육 전면 재검토
맞춤형 보육 시행 1년. 문재인 정부의 생각은 어떨까요? 얼마 전 취임한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종일반 보육을 기본으로, 맞춤형 보육은 폐지 방향으로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남인순 의원이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작년부터 맞춤형 보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의견을 묻자, 이렇게 답한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은 어떨까요?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맞춤형보육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베이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맞춤형보육 시행 당시 논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맞춤형 보육을 강행했다. 시범사업 결과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예산 편성을 먼저 해서 밀어 붙였는데, 맞춤형보육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맞춤형보육의 시행 목적을 달성했는지 등을 분석하는 등 맞춤형보육을 전면 재검토 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 박능후 복지부장관, 취임 첫날 말 바꿔
그런데,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갑자기 말을 바꿨습니다. 그것도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서둘러, 자신이 했던 말을 뒤집었습니다. 박 장관은 지난달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맞춤형보육 이야기부터 꺼냈습니다. “맞춤형 보육은 원래 뜻을 살리되, 부작용을 제거하겠다.” 인사청문회 당시에는 분명히 폐지하겠다고 했지만, 제도를 수정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입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것일까요? 무엇이 두려워서, 박 장관은 서둘러, 맞춤형 보육에 대해 자신이 했던 말을 주어 담으려 했던 것일까요? 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는 일입니다. 말을 바꾸면, 신뢰가 떨어집니다. 박능후 장관은 취임 첫날부터, 본인 스스로 자신을 신뢰할 수 없는 사람으로 전락시켰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첫 복지부 장관, 과연 잘 뽑은 것인지 국민들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베이비뉴스 편집국장 소장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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