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공감】 아이 없이 떠나는 여행
‘나’로 살던 내가 ‘엄마’로 성장하면서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 어디 털어놓을 곳은 없을까. 베이비뉴스는 엄마가 되고 성장해가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엄마 공감' 사연 공모 이벤트를 진행한다. '엄마 공감'은 '나'가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른 엄마들과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된다. 엄마들의 꾸밈없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 편집자 말
18개월 차 여아를 키우고 있는 전업주부예요. 양가 부모님은 멀리 사시고 네 분 모두 일을 하고 계셔서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아이 낳고 1년 후부터 주말부부를 하고 있어 아이는 오롯이 저 혼자 키우고 있어요. 엄마 손에서만 자라서 그런지 완전 엄마 껌 딱지예요.
오늘(글을 쓰는 날이 일요일)은 남편 찬스 써서 조금 쉬어볼까 하고 아이에게 “아빠랑 같이 집 앞 슈퍼 갔다 와~” 했더니 나가는 것만 이해하고 엄마가 안 가는 걸 몰랐나 봐요. 밖에 나간다고 신나서 신발 다 신고 아빠 손잡고 가다가 “엄마 손!” 하면서 같이 가자고 그러더라고요. 엄마는 안 간다고 하니 그때부터 울고불고 난리 났어요. 결국 제가 안고 갔다 왔네요.
잠깐도 엄마가 눈에 안보이면 안 되는 아이라 혼자서 외출은 물론이거니와 애 낳고 머리 한번 못하러 갔어요. 저보다 아기 늦게 낳은 친구들도 친정 찬스다, 남편 찬스다 해서 더 예쁘게 꾸미고 다니더라고요. 그런 모습 보면 부럽기도 하고 갑자기 제 처지가 슬퍼지기도 해요.
지난 4월에는 염색하려고 야심차게 단유도 했지만 지금 상황에선 집 앞 미용실도 꿈같은 얘기지요. 여행이 아니어도 좋아요. 하루정도 저에게 아이 없는 휴가가 주어진다면 일단 아침 일찍 미용실에 가고 싶어요. 커트와 모닝염색을 받고 드라이 셋팅까지 예쁘게 받은 다음, 증명사진을 찍으러 갈래요. 머리 한 날은 증명사진 찍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야 필요할 때 예쁘게 나온 사진을 쓸 수 있다고하더라고요.
머리 예쁘게 하고 백화점으로 옷을 사러 갈거에요. 아이 낳고 예쁜 옷 한 벌 사기 힘들더라고요. 아기 옷만 사게 되고…. 느긋하게 피팅까지는 어렵더라도…. 애 낳고 산 옷은 면티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여유 있게 이 옷 저 옷 입어보면서 근사한 옷 한 벌 사 입고 커피숍 가서 창밖을 바라보며 아이스라떼 한잔 마시고 집에 왔으면 좋겠네요. 그것만이라도 숨통이 확~~ 트일 것 같은 기분이에요.
아기가 있어 매일 매일 새롭고 행복한건 사실이에요. 우리 아기를 낳은 게 제 인생에서 제일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육아가 정말 만만치 않아요. 엄마들에게 작은 휴식만 주어져도 육아하는데 정말 큰 힘이 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오랜만에 상상만으로도 정말 행복하네요. 당분간 거울은 보지 말아야겠어요. 부스스한 머리만 봐도 스트레스 쌓이니까요(웃음).
※ 원고 모집 = 베이비뉴스는 엄마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다른 엄마들과 공유하는 '엄마 공감' 사연 공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월 새롭게 제시되는 주제에 맞는 엄마, 자신만의 이야기를 꾸임없이 풀어 놓아주세요. 매달 달라지는 주제는 베이비뉴스 네이버 포스트(http://post.ibabynews.com)에 공개됩니다. 아래 메일 주소로 엄마들의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재미난 원고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기사로 실어 널리 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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