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지안이 엄마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아기를 가진 기쁨을 확인하고 산부인과를 다니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일차적으로 아기의 건강이었지만 그 다음으로 궁금했던 것은 ‘남편과 나의 아기가 어떻게 생겼을까’ 였다.
1차 입체초음파는 임신 13주 전후로, 2차 입체초음파는 임신 28주 전후로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한다. 1차 입체초음파가 아이의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하는 것이었다면 2차 입체초음파로는 부모가 가장 궁금해하는 우리 아이의 얼굴을 볼 수 있다. 금액은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다. 서비스로 해주는 병원이 있는가하면 기본적으로 4~15만 원까지 다양하다.
선택사항이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다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입체초음파를 할 때 아기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꺼리는 엄마들도 많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라고 하니, 선택은 부모의 몫이다.
첫째는 입체초음파를 했고, 둘째를 임신했을 때는 입체초음파를 찍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입체초음파를 찍을 수 있는 날짜가 다가오니 아기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첫째 때 입체초음파 사진과 실제 아기의 모습은 다르다는 것을 경험했지만 둘째의 얼굴이 첫째보다 더 궁금했다. 이번엔 누구를 닮았을까? 첫째와 닮았을까? 더 예쁠까?
날이 갈수록 궁금증은 커져만 갔고 결국 둘째도 입체초음파를 하고 말았다.
결혼을 하지 않은 친구들은 입체초음파를 봐도 간혹 어디가 눈인지, 어디가 코인지도 잘 모른다. 하지만 엄마들은 다르지 않은가? 왠지 코도 오똑한 것 같고, 다른 아기들보다 왠지 더 예쁜 것 같고, 내 아이의 입체초음파 사진은 특별하게 느껴진다.
병원 초음파실에 붙어있는 다른 아기들의 입체초음파 사진을 보면 다 거기서 거기인것처럼 느껴지면서도 내 아기는 이목구비가 어쩜 그리 올망졸망 예쁘게 보이는지….
뱃속에서부터 고슴도치 엄마 아빠가 되는 순간이다. 까페 게시판에 사진을 올리고 물어본다. 누구 닮았나요? 코가 높지 않나요? 눈이 너무 작은 것 같아요 등등.
거의 비슷비슷한 입체초음파 사진이건만 이미 나의 아기의 얼굴을 확인한 것처럼 몇 번을 들여다본다. 하지만 나는 입체초음파 사진과 실제 아기가 태어난 날의 모습의 닮은 점을 못찾았다. 입체초음파 사진을 보며 상상하던 나의 아기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얼굴이었다.
다른 엄마들은 아기 얼굴을 처음 봤을 때 감동에 젖어 눈물까지 흘리던데(티비에서 보면 말이다) 나는 아기를 품에 안자마자 들었던 생각은 ‘아, 못생겼다’, ‘너무 힘든데 이따가 안아보고싶다’ 였다. 아무래도 나는 모성애가 부족한 엄마인가보다.
둘째는 왠지 첫째보다 여유가 있을 것 같았고 이미 겪었던 진통이기에 아기를 낳으면 눈물이 날것만 같았다. 하지만 역시나 한번 겪었다고 덜 아픈 것은 아니었다. 기진맥진한 나에게 아기를 안겨줬는데, ‘첫째보다 더 못생겼네’ 태어난 날에 예쁜 아기는 없다는 것을 알지만 역시 실망했다. 입체초음파사진을 보면서 첫째보다 오똑한 콧날에 기대를 하고 또 했지만, 첫째보다도 한참 낮은 콧대에 입체초음파는 사기라고 외치고 싶었다.
아가를 기다리는 예비 엄마 아빠의 머릿 속에 조인성, 김태희의 얼굴을 상상하게 만드는 입체초음파. 그 짧은 순간만이라도 행복한 상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체초음파는 엄마 아빠들에게 큰 선물이 아닐까?
호야&축복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sl81
저희는 입체초음파랑 거의 똑같던데~^^
오히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