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최대성 기자】
유난히도 하늘이 푸르른 2일 오전. 서울 중현초등학교 교문을 들어서는 아이들의 표정이 다채롭습니다. 입학식에 대한 걱정과 설렘에 밤잠을 설쳤을 아이들이 엄마, 아빠 손을 꼭 잡고 입학식장을 향했는데요. 역사적인(?) 이날을 기억하고자 세상 발랄한 포즈를 취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콩닥거리는 마음을 숨기려 애써 화난 표정을 짓는 아이도 있습니다.
특히, 이런 아이들 중 몇몇은 제 몸만한 책가방을 둘러메고 있었습니다. 수업이 없는 입학식 날, 반짝반짝 윤이 나는 새 책가방 속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입학식이 진행될 체육관에 도착한 아이들은 부모님들이 정성 들여 준비한 사탕 목걸이를 받습니다. 그리고 배정된 반을 확인한 후 이름표를 받습니다. 엄마와 함께 이름표에 적인 이름 석 자를 살피는 아이의 표정이 어느 때보다 진지합니다.
엄마는 어느새 이만큼 커서 진짜 학생이 된 아이의 기특함을 카메라에 열심히 담아냅니다.
1년을 함께 할 담임선생님도 만나고 아직은 잘 모르는 교가도 제창합니다. 생애 첫 초등학교 입학식이지만 터져 나오는 하품을 참지 못하는 아직은 어린 아이들입니다.
뜻깊은 입학식을 마친 후 배정받은 교실로 향하는 가족들과 동행했습니다. "계단을 내려갈 때는 뛰지 말고, 화장실은 여기 있으니 기억해!" 교실로 향하는 복도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떨립니다. 인생에서 첫 홀로서기를 하는 자식에 대한 걱정이 느껴집니다.
조금 늦게 교실을 찾은 아이들은 부모의 도움으로 창문 넘어 자기 자리를 살핍니다. 또 다시 제 몸만한 아이의 책가방이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유독 활짝 웃으며 교실 내부를 살피는 한 아이와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오늘은 수업이 없는데 책가방은 왜 메고 온 거에요?"
아이의 설렘을 확인받고 싶은 기자의 질문에 아이가 배시시 웃으며 대답합니다. "엄마가 시켰어요!" 뜻밖의 답변에 엄마가 크게 웃으며 말합니다. "제가 더 설레어서요. 호호호"
알고 보니 진짜 학부형이 된 엄마와 진짜 학생이 된 아이의 설렘이 빈 책가방에 한 움큼 담겨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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