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이 땅의 가장 행복한 엄마
[수기] 이 땅의 가장 행복한 엄마
  • 강석우 기자
  • 승인 2010.12.01 16:1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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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행복체험수기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보건복지부(장관 진수희)는 지난 26일 서울시 종로구 계동에 위치한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우리아이 행복 체험수기 공모전’ 시상식을 열고 총 622편의 출품작 중 최종 11편(대상 1편, 우수상 10편)을 선정해 시상했다. 

 

다음은 ‘우리아이 행복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윤정희 (여, 대전시 중구)씨의 ‘이 땅의 가장 행복한 엄마’ 전문이다.

 

이 땅의 가장 행복한 엄마  

 

보건복지부가 지난 11월 26일 개최한 '우리아이 행복 체험수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윤정희씨와 그 가족. ⓒ윤정희
보건복지부가 지난 11월 26일 개최한 '우리아이 행복 체험수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윤정희씨와 그 가족. ⓒ윤정희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서대전 공원을 돌면서 웃고 있는데 지나가는 어떤 분께서 “아니, 모두가 자식입니까?” 나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아, 그럼요. 모두가 제 자식이예요. 그런데 왜 그러세요.”

 

“아이들이 여섯이나 되는데 대단하십니다. 다들 고만 고만한데 이 많은 아이들을 어떻게 다 키우십니까?” 나는 더 환하게 웃었다.

 

“제가 키우는게 아니고 아이들이 저절로 잘 자라주네요. 사랑만 듬뿍 주는거 아니고는 하는게 없어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로 답변하고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우리 여덟 식구의 행복한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나 스스로에게 붙인 닉네임이 있다.

 

‘행복한 엄마’

 

아이들을 키우면서 유달리 몸이 아픈 아이들이라 오랜 시간 병원 생활을 했고 앞으로도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병마와 싸워야 하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다섯째 사랑스런 나의 아들 ‘사랑’이가 아빠와 함께 병원에 입원해 있다. 아이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나의 아픔으로 전달되어져 아이들을 끌어안고 살아 온 지난 십년의 세월에서 우리 가족은 결코 뒤로 물러난 적이 없었다.

 

세상의 오해와 편견 속에서 아이들을 건강하고 밝게 키우는게 우리의 지상 최대의 과업으로 여기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

 

건강하지 못한 아이들을 가슴으로 안고 얼마나 많은 시간 처절하게 울고 또 울었는지 모른다.

 

죽음의 고비까지 다다랐던 아이도 지금은 건강한 몸으로 학교에서 최고의 인기를 받으며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몸의 일부가 조금은 정상이 아닌 채 세상에서 버림받고 소외된 우리의 사랑스런 아이들을 여섯 명을 지난 십년동안 한 명 한명 정성스럽게 가슴으로 낳아(입양) 그렇게 우리는 피를 나눈 가족보다도 더 진한 가족이 되었다.

 

우리 부부의 진한 사랑을 받고 성장하는 큰 딸과 작은 딸이 먼저 동생들을 데려오자고 했다 더 많은 동생들에게 ‘엄마’를 나눠주고 싶다고 했다.

 

엄마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고 격려까지 해주었다.

 

그 뒤로 우리 집은 시끌벅적 웃음이 떠나지 않는 가정이 되었다.

 

아이들 아파서 병원가고 수술실 들여보낼 때는 마음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지만 또 빙그레 웃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우리 부부도 바보같이 웃고…,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쑥쑥 자고 있었다.

 

큰 딸은 벌써 중학생이 되었고 한 달에 봉사 활동을 열 시간 이상씩 하면서 봉사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을 해서 우리 부부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기도 하며 일 년 동안 용돈 꼬박 모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역시 자식은 잘 키웠어”라고 말을 하자 우리 큰 딸이 바로 반격을 했다.

 

“엄마는내가 잘 큰겨. 알지도 못하면서”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둘째 딸 하선이가 학교에서 ‘입양아’ 라고 놀림을 당한 날 “그래서 너네들은 너희한테 목숨 거는 엄마 있어?” 기도 죽지 않고 입양이라는 걸 당당하게 말하는 오히려 가족을 자랑스러워하는 하선이를 보면서 부끄럽게도 가슴이 터질 듯 기뻐서 눈물이 흘렀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고민과 갈등도 할테고 또 언젠가는 내 품을 훌쩍 떠나 버릴거란 걸 안다.

 

때로는 내가 과연 사회적인 편견을 넘어서 우리 아이들을 잘 키워낼 수 있을까? 마음이 무거워질때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아이들과 잘 자랐으니 내일도 모레도 하나님이 책임져 주실거라 믿기에 그 시간들이 두렵지 않다.

 

오히려 나와 내 아이들이, 모든 가족들이 겪는 그 자연스러운 과정을 함께 겪을 수 있다는 게 고맙다.

 

내가 사랑받은 만큼, 내가 귀하게 자란 만큼, 나도 우리 아이들을 그렇게 키우고 싶다.

 

이러다가 내일이 되면 지지고 볶고 싸우고 징징대겠지만 이렇게 우리 가족과 하루하루를 함께 살아간다는 게 기적 같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가 아는 건 단 하나, 사랑은 또 다른 사랑을 낳는다는 것이다.

 

우리 가운데 사랑이 있어서 서로를 향한 뜨거운 사랑이 있어서 나는 오늘도 행복하다.

 

내일이 어떠하더라도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 우리 가족은 더없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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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ys**** 2011-04-30 16:04:00
대단하십니다..
정말 존경스러워요~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 그럼에도 더욱 사랑받고 ..

dlqmsl**** 2011-02-28 22:37:00
완소민서맘
정말 대단하세요~ 부모님의 그 마음이 아이들에게도 고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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