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아이에게 '건강한 놀이'가 될 수 있을까요?
게임이 아이에게 '건강한 놀이'가 될 수 있을까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19.12.1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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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게임, 중독을 막아라!

Q. 8살 우리 아들, 틈만 나면 제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싶어 하는데, 이런 것도 게임 중독인지 궁금합니다.

◇ '게임 중독'이라는 병이 진짜 있을까요?

A. 게임 중독은 미국정신의학회 DSM-5(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에 추가되긴 했지만, 현재 공식 장애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근거를 뒷받침할 연구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임 중독은 장애로 분류되지 않아서 진단 준거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게임중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독’이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중독’은 뇌의 복측피개부부터 중경핵을 지나 전두피질로 이어지는 뇌 안의 쾌락 경로를 따라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양을 증가시키는데, 이렇게 쾌락중추가 활성화하며 중독에 빠지게 됩니다. 

게임 중독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것을 좋아하거나, 의존성이 강한 성격, 혹은 두려운 것을 회피하려고 하는 성격일 때 게임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를 짐작해본다면 내향적인 성격, 외로움, 자기개방에 어려움, 낮은 자아 존중감과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부모가 권위적이거나, 과도하게 통제하거나, 대화가 부족하거나, 정서적 교감이 없을 때 게임 중독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와 반대로 부모가 전혀 통제하지 않는 경우 게임 중독이 더 심해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틈만 나면 게임 찾는 아들이 너무 걱정됩니다. '게임 중독'일 까봐요. ⓒ베이비뉴스
틈만 나면 게임 찾는 아들이 너무 걱정됩니다. '게임 중독'일 까봐요. ⓒ베이비뉴스

◇ 아이가 처음 게임 접했다면 부모와 규칙부터 정해야 합니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사람은 밝고 행복해 보이는데 과도하게 집착하고 몰입하는 '중독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불안하고 불안정해 보입니다. 무언가를 건강하게 좋아하면 사람에게 알리고 나누고 싶어 하는데, 집착하게 되면 외부와 차단되어 자신만의 세상에 갇히게 됩니다. 

게임 중독은 시간에 대한 현실감을 기준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게임에 빠지면 밤과 낮의 구분이 불분명하게 되고 또, 내성이 생기게 되어 갈수록 게임 시간이 늘어나지만, 이 증가하는 시간에 대한 감각은 둔해집니다. 게임을 좋아하다 중독으로 가는 과정에는 내성과 시간개념, 환경과 생활습관 등이 작용하므로 처음 게임을 좋아하게 되는 시작점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로 도로를 운전할 때 신호가 없고 제어 없이 주행한다면 어떨까요? 과속하거나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리게 되어 결국 위험해지겠죠. 적절한 통제와 제어를 위한 신호체계가 있어야 오히려 안전한 운전을 하게 되고 운전자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가 처음 핸드폰 게임을 시작했을 때 도로의 신호체계처럼 부모와 아이 사이에 규칙을 만들고 질서를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게임이 '보상'되는 순간, 그때부터 아이에게 게임은 '목적'이 되어버립니다 

아이가 핸드폰 게임을 좋아하더라도 더 재미있는 놀이가 있다면 게임에 대한 관심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래 친구와의 놀이는 게임 속 세상보다 더 생생하고, 실제적인 경험을 하게 만들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게임에서도 상대와 대화하거나 조직적으로 협력하며 관계를 맺지만, 질문자의 아이처럼 연령이 낮다면 현실 친구와의 상호작용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상황을 판단하고 분별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다면 현실과 게임의 세상을 구분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통제력을 키워나가면 됩니다.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요"라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과도한 학습, 또래 관계의 어려움, 욕구 불만 등의 스트레스와 두려움, 외로움, 우울함에 대한 보상으로 게임이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기 바랍니다. 정서적으로 힘든 부분에 대한 돌봄이 게임 또는 특정한 것에 대한 집착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한편, 뇌의 측두엽은 다양한 소리 자극과 청각 정보를 분석하는 역할을 합니다. 측두엽의 내측에 있는 편도체는 감정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하고 편도체의 가까이에 위치한 해마는 기억을 담당합니다. 게임을 할 때 나는 다양한 자극적인 소리는 측두엽에서 청각으로 분석하는데, 이때 편도체를 통해 감정으로 처리되어 해마에 저장되고 기억하게 됩니다. 즉, 아이가 게임을 하는 동안 특정한 소리를 기억하는 감각이 다시 게임을 하고 싶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면서 살펴보기 바랍니다. 

게임은 나쁜 것이라고 단정 짓고 지나치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아이는 즐거운 오락 시간을 즐기면서도 나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충분한 만족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또한 보상으로 게임을 허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공부하면 게임 시켜줄게", "숙제 다 하면 게임 해도 돼"라고 한다면 아이에게 게임은 목적이 되고, 학습은 수단이 됩니다.

아이에게 게임은 다양한 활동 중에 하나가 될 수 있어야 하고, 게임이 건강한 놀이 수단이 되려면 부모의 전환적인 생각과 태도가 중요하며, 가족 구성원의 특성과 취향에 맞춰 함께하는 놀이를 만들어가는 것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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