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전쟁 '온라인 개학'… 사각지대는 어쩌나
보이지 않는 전쟁 '온라인 개학'… 사각지대는 어쩌나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20.04.03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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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코로나19 #온라인개학 #원격수업 #화상플랫폼 #스마트기기 #네트워크 #온라인학습시스템

유치원을 비롯한 초∙중∙고등학생의 개학 일정이 무기한 연기되었다. 오프라인 등교는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이번에는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한다고 하여 초등학교 이상 자녀들을 둔 부모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은 상황이다.

아직 이렇다 할 백신이 나온 것도 아닌 ‘코로나19’의 종식을 누구도 장담할 수 없고, 그렇다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개학만 미루자니 연간 교육 일정이 모두 틀어지는 것 또한 큰 문제이다. 때문에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딘지 모르게 조금 성급한 부분도 있어 보인다.

물론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IT 강국이고,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보급률도 매우 높아서 시도하지 못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바로 이전 학기까지 학교에서 선생님과 대면하며 교과서로 수업을 하던 아이들, 그리고 학부모들에게는 다소 당황스러운 대비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아이 셋을 둔 친구의 하소연을 들어보니, 1인 1 PC 사용이 불가능한 가정에서는 기기 부족의 문제도 있을뿐더러 학년이 다른 아이들이 같은 시간에 어떻게 수업을 듣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했다. 설상가상 학교에서는 기존 학교 수업과 동일한 스케줄(1교시, 2교시…)에 맞춰 가정에서도 온라인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도 바란다는 전달 사항을 받았다고 한다.

모든 상황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가정했을 때, 아이 엄마는 중학교 입학을 앞둔 첫째와 초등학교 저학년인 둘째를 각각 다른 방에서 다른 기기로 수업을 받도록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또 아직 유치원생인 셋째를 돌봐야 하는데 아이들이 스스로 능숙하게 기기를 다루고 학습을 진행해나갈 수 있는지도 의문이고, 각각 어떻게 지도해야 할 지도 혼란스럽다고 했다.

또 내년에 초등학교에 가야 하는 셋째도 마냥 놀게만 둘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온라인 개학에 대해서 한숨 섞인 반응을 먼저 보인 것이 사실이었다.

온라인 개강! 부디 모든 학생들이 평등하게 교육받는 환경이 되길 바랍니다.
온라인 개학! 부디 모든 학생들이 평등하게 교육받는 환경이 되길 바랍니다 ⓒ여상미

그러나 이마저도 워킹맘에게는 사치스러운 고민이라고 했다. 직장을 다니는, 또 다른 아이 엄마는 아이가 종일 집에서 스마트폰, PC를 할까 봐 매일 출근 전에 차단 시간을 정하고 가는데, 이제는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격이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스스로 통제가 힘든 어린 학생들일 경우, 네트워크의 자유는 게임 천국과 SNS 놀이터쯤이 될 것 같다면서 말이다.

이쯤 되니 힘들어하는 엄마들에게 미안하지만 우리 아이가 유치원생인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아직 아이가 어린 나는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듣기만 해도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2주씩 개학을 미룰 것이 아니라, 감염병의 장기화에 대비해 온라인 수업에 대한 매뉴얼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다.

물론 (아이들과 교육의) 미래를 생각하면 시행 초기 다소 혼란이 생기더라도 바르게 정착시켜 더 발전시키고 지속되어야 할 교육 방식이라는 것에는 반대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작을 하는 시점과 방식에 있어 좀 더 신중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교육’만큼은 모두가 똑같은 환경에서 평등하게 받을 권리가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바탕에는, 이번 온라인 개학으로 인해 다자녀, 맞벌이 가정, 취약 계층, 소외 지역 등의 아이들에게서 학습 사각지대가 생길까 우려되는 점이 가장 크다.

화상 플랫폼과 원격 수업.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하지만 온라인 학습에 필요한 인프라가 국민 모두에게 고루 적용될 수 있는 방안으로 구축되고 있는지 다시 한번 꼼꼼하게 점검해볼 수 있길 바란다. 디지털 강국의 온라인 개학! 부디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이 시점에서, 낙오되는 아이들이 없도록 지속적인 소통과 개편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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