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아이만 100% 해외로? 대통령 만나고 싶다”
“미혼모 아이만 100% 해외로? 대통령 만나고 싶다”
  • 소장섭 기자
  • 승인 2020.11.1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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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만난 사람]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

【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미혼모는 아이를 낙태하지도 않고 입양 보내지도 않고, 남자를 선택한 게 아니고 아이를 선택했을 뿐이거든요. 우리가 선택한 것은 생명이고 아이를 기르는 것입니다!”

편견과 차별을 딛고, 아이를 선택한 미혼모. 미혼모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그리고 그들을 위한 지원 정책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지난달 21일 만난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는 아직 야만적인 사회에 살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가장 먼저 욕먹는 게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것이죠. 여자가 함부로 몸을 굴렸다거나 왜 피임을 똑바로 못 했냐, 아니면 뭔가 문제가 있는 여자 아니냐는 비난을 받는 것 때문에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한테도 말을 털어놓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직장에 다니다가 임신을 했는데, 결혼할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쫓겨나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미혼모라는 사실이 의도치 않게 알려지면서 성관계를 요구받는 경우, 미혼모라는 이유로 학부모 단톡방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되는 경우 등 미혼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혼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아이에게 그대로 대물림되는 현실이다. 미혼모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초등학교 교사에 의해서 지속적인 학대와 폭행을 당해야 하는 게 우리 아이들의 현실이다.

정부는 어떨까? 김 대표는 “작년에 입양된 아이들 317명이 100%가 미혼모의 아이들인 것을 보면 지금도 국가에서 아동 복지를 너무나 입양으로 쉽게 해결하고 있는 거고 그만큼 미혼모하고 미혼모 아이들을 보호해 주지 못하고 있는 거죠”라고 말했다.

한국미혼모가족협회는 미혼모들이 자신들의 인권을, 그리고 아이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만든 단체다. 아이를 해외로 입양 보내지 않고, 스스로 키우겠다는 엄마들이 지난 11년 동안 깨부순 편견과 차별의 벽돌이 적지 않겠지만은, 크게 나아지지 않은 우리 사회의 수준을 생각하면 앞으로 가야할 길이 녹록치 않은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현 정권의 임기가 이제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는 시기다. 김 대표는 이번 베이비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대통령님께서 전문가들과 대화도 중요하지만 저희 엄마들과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김 대표가 왜 대통령과의 만남을 원하고 있는지, 그의 이야기를 잠시 귀를 기울여보자. 김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을 싣는다.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에 따르면 미혼모들을 위한 기관, 그리고 법과 제도가 미혼모의 자녀를 해외 입양 종용하던 시절,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미혼모 당사자 단체인 한국미혼모협회가 만들어졌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에 따르면 미혼모들을 위한 기관, 그리고 법과 제도가 미혼모의 자녀를 해외 입양 종용하던 시절,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미혼모 당사자 단체인 한국미혼모협회가 만들어졌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안녕하세요. 김도경 대표님! 한국미혼모가족협회는 미혼모 당사자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고, 아이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2009년 결성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벌써 11년이 되셨네요. 협회 홈페이지에게 들어가봤는데요. “우리가 선택한 것은 아이의 생명이고, 아이를 양육하는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협회는 어떻게 결성이 됐고, 무엇을 위해서 일하고 있으신가요?

“우리 협회는 미혼모들이 미혼모들을 위해서 직접 만든 단체입니다. 우리 홈페이지에도 올라와 있는 ‘우리가 선택한 것은 생명이고 아이를 기르는 것입니다’라는 이 문구는 우리가 미혼모 되기를 선택한 게 아니고, 아이를 선택한 것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협회를 처음 만들 때 당시에는 미혼모들이 입양을 보내는 게 당연한 것 같이 여겨지는 때였어요. 우리는 아이를 지키고 싶지만 사회나 가족들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으니 우리끼리라도 서로 도와서 협회를 만들자, 그래서 우리가 사회를 바꿔서 우리 아이들을 지키자 이런 목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초기에 미혼모시설에 있던 엄마들이 주축이 됐어요. 미혼모들이 갈 데가 없어서 미혼모시설을 찾아가면, 입양이 너무 당연시 됐었습니다. 입양기관에서 운영하는 미혼모 시설이 굉장히 많았는데, 그때 당시에는 대부분 내 아이를 입양 보낸다는 서류에 사인하고 그 시설을 이용하게 했어요. 아니면 매일 같이 입양 상담을 받게 됐어요. 그래서 아이를 낳기 전에 이미 아이를 입양 보낸다는 서류에 사인을 하게 만드는 거죠. 그러고 나서 아이를 낳자마자 아이하고 눈 한 번 맞출 새도 없이 아이를 데리고 가고, 그리고 엄마들이 얼마 후에 좀 정신을 좀 차리고 아이를 다시 되찾아 오고 싶었을 때는 그때는 이제 입양기관에서 그 동안 아이를 돌봐줬던 돈을 내놓으라고 하든지, 엄마가 보호자인데도 불구하고 아이 아빠 혹은 부모 등의 보호자 동의서를 받아오게 하는 거죠. 불가능한 걸 요구해서 많은 엄마들이 포기하도록 하는 거죠. 

그래도 동의서하고 돈을 만들어서 아이를 찾아온 엄마들이 있어요. 엄마들 중에는 최소 20만 원에서 1000만 원까지 돈을 주고 아이를 찾아온 엄마들도 있어요. 그리고 그 모든 사실을 밖에 발설하지 말라고 각서를 쓰게 만들었어요. 엄마들이 나는 아이를 키우고 싶은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으니 우리가 서로 도와서 단체를 만들자고 해서 만든 게 우리 협회가 된 거예요.
 
이제 단체가 만들어지고 나니까 한명 한명은 힘이 없고 무서워서 말을 못했던 것을, 단체의 이름으로 엄마들의 사례를 수집해서 발표하고, 그런 내용들이 입양특례법 개정에 굉장히 많이 반영이 됐습니다. 그래서 입양을 생각할 시간도 없이 입양을 보냈던 시절이 있었고요, 그 당시는 입양 숙려 기간이 없었습니다. 저희는 한 달 정도 생각할 숙려 시간을 주라고 그랬는데, 그게 너무 길다고 해서 지금 현재 7일로 정해졌어요. 그나마 일주일 동안이라도 내가 아이를 키울 것인지, 정말 못 키운다면 어떻게 다른 선택권이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는 건데, 아이 낳고 너무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미혼모 당사자들의 직접 요청을 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아이를 직접 키울 수 없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 이런 것들도 있었을 거 같고, 그런 시설들도 입양에 초점을 두고 이렇게 일을 했었네요.

"네, 그리고 중요한 거는 그때 당시엔 국가가 전혀 아동에 아동 인권이라든지 미혼모 인권을 지켜주려고 하질 않았던 거죠. 지금도 작년에 입양된 아이들 317명이 100%가 미혼모의 아이들인 것을 보면 지금도 국가에서 아동 복지를 너무나 입양으로 쉽게 해결하고 있는 거고 그만큼 미혼모하고 미혼모 아이들을 보호해 주지 못하고 있는 거죠.

아이를 직접 키우면 저소득 한부모 가정일 경우 한 달에 20만 원을 지원하지만 키울 수 없어 보육원에 보내면 시설에는 200만 원을 지원합니다. 아이를 포기하면 더 지원을 해주는 구조입니다. 국내 최대 입양기관의 해외사이트에 들어가면 한국 아이 한 명당 수수료가 4000만 원에서 6000만 원으로 나와있어요. 입양하는 부모가 입양기관에 내는 수수료예요. 입양이 공적기관에서 비영리의 목적으로 운영된다면 입양에 이렇게 큰돈이 오가야 될 이유가 있을까요?”

-대표님께서는 처음에 협회하고 어떻게 인연을 맺고 일을 하신 건가요? 

“2009년에 한국미혼모가족협회가 만들어지고, 같은 해 6월 네이버카페 ‘미스맘마미아’가 만들어졌어요. 전국 곳곳에 사는 엄마들이 어디서나 온라인으로 소통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죠. 저는 2009년 7월부터 회원이 됐어요. 그때 저도 가족들한테도 얘기하기 힘들고, 친구들 만나서도 얘기하기 힘들고 해서 저랑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였는데, 미스맘마미아를 발견하게 된 거예요. 처음에 회원으로 시작해서, 2015년에 제가 부대표가 됐고요. 그리고 2017년부터 대표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09년, 2010년 이때는 미혼모 지원이라든지, 후원이라든지 그런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지금은 여러 군데서 후원 물품도 보내주시고 그러는데 그때는 그냥 엄마들끼리 만나서 얘기하는 거 그 자체가 굉장히 위안이 됐어요. 그래서 엄마들끼리 서로 말 못하던 거 이야기하면서 울고 웃고 털어놓으면서 치유가 됐거든요. 그게 저한테는 굉장히 도움이 되고 너무 감사해서 저도 이제 제 형편이 좋아지면 협회에 뭔가 보답을 해야 되겠다 생각하다가, 상황이 나아져서 협회에서 일을 하게 됐어요.” 

-대표님의 자녀분은 어떻게 되나요? 

“지금 중학교 2학년 남자아이 하나를 키웁니다. 이제, 저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큽니다.”

미혼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묻는 질문에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믿기 힘든 다양한 이야기들을 꺼내놓았다. 나라다운 나라를 모토로 내건 현 정권은 미혼모 정책을 어떻게 펼치고 있을까? 김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을 원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미혼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묻는 질문에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믿기 힘든 다양한 이야기들을 꺼내놓았다. 나라다운 나라를 모토로 내건 현 정권은 미혼모 정책을 어떻게 펼치고 있을까? 김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을 원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미혼모는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아이를 양육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직도 편견과 차별을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편견과 차별을 깨기 위해서는, 실상이 어떤지 잘 아는 게 중요할 거 같습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편견, 그리고 차별에 대해 이야기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해외로 입양 가는 아이들의 100%가 미혼모의 아이들인 것을 보면 그만큼 한국 사회에서 미혼모가 아이를 키우기 힘들다는 사실이거든요. 미혼 여성들이 임신 했을 때, 한 번쯤은 낙태나 입양을 생각해봤을 거예요. 만일 한국 사회가 유럽, 특히 프랑스 같이 여자 혼자서도 결혼 안 하고도 아이 키우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면 그런 생각을 안 할 건데... 

지금 미혼모들이 가장 힘든 것은 가족들이 제일 먼저 지지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혼자 아이를 키워도 옆에서 가족들이 같이 아이도 돌봐주고 정신적으로 지지해주면 조금이라도 마음을 위안 삼을 데라도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죠. 그 다음 현실적인 문제로는 아이하고 엄마하고 같이 살 공간이고요, 그리고 임신 막달이거나 아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됐을 때 일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큰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 아이를 낳을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사회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미혼모라고 했을 때, 미혼모라는 단어 속에 워낙 부정적인 의미가 너무 많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욕먹는 게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것이죠. 여자가 함부로 몸을 굴렸다거나 왜 피임을 똑바로 못 했냐, 아니면 뭔가 문제가 있는 여자 아니냐는 비난을 받는 것 때문에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한테도 말을 털어놓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저희 엄마들을 보면 낳기 직전까지도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거나, 낳고 나서도 얘기를 안 하다가 어쩔 수 없이 들켜서 알려진다든지 하는 사례들이 굉장히 많아요.” 

-피임을 제대로 못 했다, 이런 게 편견인거죠?

“네 그런 거죠. 사실 사람들이 미혼모를 표현할 때, 원치 않은 임신이라는 표현을 굉장히 많이 써요. 그런데 원치 않은 임신, 계획하지 않은 임신이라는 말을 쓰는데, 결혼한 사람들도 계획대로 되지 않을뿐더러 그게 원한다고 되지도 않는 거잖아요.
 
그래서 임신에 초점을 맞출게 아니고, 임신한 이후에 어떤 선택을 했는지 책임 있는 행동에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어요. 어쨌든 미혼모는 아이를 낙태하지도 않고 입양 보내지도 않고, 남자를 선택한 게 아니고 아이를 선택했을 뿐이거든요. 그래서 결혼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추거나, 혼전 임신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고, 아이를 선택한 것에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어요.” 

-편견과 차별에 이어, 경제적인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제적인 부분은 어떻습니까?

“엄마들 중에는 직장에 다니다가 임신을 했는데 결혼도 안하고 임신을 했다고 해서, 회사에서 ‘너 같이 부도덕한 여자하고는 같이 일할 수 없다’는 비난하는 경우도 있고요. 어린이집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경력이 있는 한 엄마는 미혼으로 임신해서 다른 어린이집에 취업하려고 하니까, ‘여기 학부모님들한테 소문나면 안 된다, 당신 같은 사람을 쓸 수 없다’면서 받아주지 않기도 했어요. 그리고 같은 회사에서 두 명이 임신을 했는데, 한 명은 결혼할 사람이 있는 경우로 혼수장만 했다고 주변에서 모두 축하해주는데, 한 명은 결혼할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이제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권고사직을 당하는 경우들도 있어요.” 

-그게 지금도 발생하고 있는 일입니까?

“최근에도 엄마들 몇몇은 그런 일을 당하는데요. 과거에 굉장히 심했다면 지금은 조금 더 나아지고 있기는 합니다.

2016년에 가족관계등록법이 개정돼서 가족관계증명서가 상세와 일반으로 나뉘었어요.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상세로 떼면 이혼, 파양 등 이력이 다 올라와 있고, 일반으로 떼면 본인만 나오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원래 회사에서는 일반으로만 요청을 해야 되는데 상세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어요. 엄마들은 미혼모라는 사실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까 싶어서 일반으로 떼어 가고 싶은데, 회사에서 상세를 요구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회사의 남자 동료라든지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한테 성적으로 안 좋은 일을 겪기도 합니다. 미혼모인 것을 몰랐을 때는 굉장히 친절하게, 격식을 갖춰 대해줬는데, 미혼모인 것을 알고 나서는 어느 날 저녁에 ‘술 한 잔 하러 나올래’ 하면서 성적으로 희롱을 하는 것입니다.
 
동네 아저씨가 엄마가 아기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는데도, 진짜 이거는 막말인데 ‘한 번 주나’ 이런 식으로 말하는가 하면 저녁에 집에 찾아와서 문을 두드리면서 재워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이런 경우도 있었어요. 휴대폰을 구매할 때 한부모들은 할인을 해주는데요. 한부모 증명서를 휴대폰 가게에 내야 합니다. 그런데 휴대폰 가게 사장이 증명서에 있는 집주소로 찾아와서 치근덕거리는 일들이 있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짜 한국에서는 여자 혼자 아기를 키운다는 사실이 노출되는 순간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처해질 수도 있는 현실입니다.”

-지금 말씀 하신 것들이 최근 일들인가요?

“그렇죠. 휴대폰 사건은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일이에요.”

-이런 일들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결을 해야 될까요? 

“한국에서는 여성들이 성적으로 희롱을 당했을 때, 성폭행을 당하지 않는 이상 누구한테도 얘기하기도 그렇고 신고할 수도 없는 현실이에요. 그냥 무서우니까 피하고, 숨고 하는 거예요. 엄마들끼리 얘기할 때, ‘나 이런 일이 있었다’ 하면 같이 욕하고 같이 들어주는 정도 밖에 못 하는 거지요. 그렇다고 쉽게 그 동네를 떠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도 미혼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직접 겪은 당사자다. 김 대표는 자녀에게까지 대물림되는 편견과 차별에 대해 스스로의 사례를 통해 적나라하게 이야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도 미혼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직접 겪은 당사자다. 김 대표는 자녀에게까지 대물림되는 편견과 차별에 대해 스스로의 사례를 통해 적나라하게 이야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아직도 이런 일들이 숨겨진 채, 발생을 하는 건가요? 

“그렇죠. 직장에서 그렇게 차별 받는 거라든지 그 다음에 성적으로 이렇게 뭔가 희롱을 받는다는 거 그런 거 외에 엄마들한테 있는 그런 차별이 아이들한테까지 연결 되니까 그게 엄마들이 굉장히 두려워하는 거예요. 

그래서 아이들이 좀 어렸을 때는 협회에서 열심히 활동도 하고, 활동가로서 얼굴도 내비치고 하는데, 애들이 초등학교에 딱 들어가는 순간 ‘난 못하겠다’며 몸을 사려요. 혹시라도 얼굴이 언론에 나가게 돼서 학교에 소문나게 되면 바로주변 엄마들이 ‘쟤하고 놀지 마’ 이렇게 되거든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아들이 초등학교 들어갔을 때, 엄마들끼리 단톡방을 만들어서 같이 만나고 그랬는데, 처음 엄마들이 모였을 때 서로 통성명을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저쪽에서 엄마들이 귓속말을 하기에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는데, 제 옆에 어떤 엄마가 딱 오더니 ‘자기 미혼모라며?’ 하면서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알았는지 보니까 제가 아침 프로그램에 나갔는데 그걸 헬스장에서 운동하면서 봤는데, 방송 화면에 ‘미혼모 김도경’ 크게 써져 나갔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엄마들 사이에서 미혼모라고 소문이 나고 나서는, 엄마들이 단톡방을 새로 만들었어요. 어느 날 공원에 갔는데, 아이들과 엄마들이 다 모여서 놀고 있더라고요. 분명 단톡방은 조용했었거든요. 그래서 ‘내가 바빠서 못 봤나’ 이랬는데, 나중에 보니까 저 빼고 단톡방을 새로 만들었더라고요.

그리고 거기 엄마들이 자기 애들에게 ‘쟤랑 같이 놀지 말아라’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어느 날 아들이 ‘엄마, 친구들이 나랑 안 논대’고 말해서, 왜 그런지 물었더니 ‘그냥 엄마가 쟤랑 놀지 말라고 그랬대’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리고, 선생님한테도 좀 그런 일을 당했었죠. 우리 애를 친구들 앞에서 때리고 했다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선생님이 학기 초에 항상 몇몇 가정 아이들에게 그렇게 했다는 걸 알게 됐죠. 그렇게 해서 뒷돈을 받는다든지, 아니면 선물을 받는다던지 그렇게 항상 해왔던 선생님이더라고요.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이야기입니다. 7~8년 전 얘기죠.”

-가정 사정을 파악해서, 약점을 악용한 것이네요.
 
“네, 그렇죠. 그래서 뭔가 약점이 있는 가정의 아이 몇 명을 골라서 괴롭히면 부모님이 알아서 찾아가서 뒷돈을 주거나 선물을 주거나 하면 조용해지는 거예요. 저도 우리 아이가 그렇게 맞고 있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어느 날 학부형 중에 한 분이 연락을 해왔어요. 자기 애가 얘기해서 알았는데, 너무 심각한 거 같아서, 제가 알아야 될 거 같아서 저한테 전화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선생님이 우리 애를 앞으로 불러서 정강이를 발로 차고,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고, 어깨를 잡고 막 흔들고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는데 그렇게 까지 했는지, 그러면 다른 애들에게도 그렇게 한 건지 물어보니까, 그게 아니고우리 애에게만 그랬다는 거예요. 그 애들 말은 그렇게 혼날 일이 없었다는 겁니다. 무슨 장난을 심하게 친 것도 아니고 숙제를 안 한 것도 아니고요. 공부를 못 했다고 그렇게 때릴 수도 없는 거잖아요. 

그 얘기를 듣고 제가 처음에는 너무 화가 나서 고민을 엄청 많이 했어요. 가서 한 번 뒤집어 엎어야 되나? 그런데 또 한 편으로는 그렇게 하면 이 선생님이 아이를 더 괴롭힐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어서 비겁하지만 비싼 반찬 해다가 몇 달을 갖다 바쳤어요. 그랬더니 ‘○○ 어머니 센스도 좋으셔’ 이러면서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그 뒤로 좀 잘 하다가, 또 약발이 떨어지면 또 때리고...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너무 그때는 어리석기도 했고, 비겁했던 거 같아요. 지금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하면, 절대 참지 않았을 거 같아요.”

-임신한 상태에서 혹은 어린 아이를 양육하면서, 돈도 벌어야 하기 때문에 미혼모의 삶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실이 어떻습니까?

“미혼모를 포함해서 한부모 가정에 평균 수입을 조사해봤더니, 월 92만 원으로 나왔어요. 보통 2인 가족 중 1인 수입보다도 적은 거거든요. 그래서 일을 하는 사람의 평균 수익도 이렇게 작은데, 임신 막달 혹은 신생아일 때 정말 일하기 힘들 때 가족이나 주위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거나 공적 지원이 없으면 정말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릴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현재는 소득이 152만 원 미만인 한부모 가정에는 아이가 18살 될 때까지 월 20만 원의 아동 양육비가 지원돼요. 소득이 월 152만 원이 넘으면 지원이 없죠. 정말 가난하고 근로 능력이 없어야지 양육비를 지원 받는 거죠. 현재 미혼모만을 위한 지원은 없고요, 한부모가족지원법에 의한 아동 양육비 20만 원이 전부입니다.

아무래도 미혼모는 최대한 빨리 자립해서 아이를 키우고 싶어 해요. 가장 힘든 영유아 때 주위의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없으면, 그 가난이 더 오래 갈 수가 있거든요. 더 빠른 자립을 위해서는 근로 능력이 없을 때 기초생활 수급비라든지 아니면 적절한 아동 양육비를 지원해주면 엄마가 제대로 된 직장을 얻고, 세금 내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20만 원을 언제까지 지원하나요? 또 다른 지원은 없나요?

“아이가 18살 될 때까지예요. 그리고 그나마 2년 전에 생긴 제도가 7살 미만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월 10만원씩 아동 수당이 지원되죠.”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좀 뭔가 현실성이 떨어지는 제도라고 생각이 들어요. 이거를 좀 개선하거나 뭐 확대할 수 있는 방안 같은 거를 요청 하신 적은 없나요?

“저희가 매년 토론회를 해서 주거 지원과 양육비 확대, 인식 개선 등에 대해 계속 제안을 해왔어요. 그런데 바뀌는 속도도 너무너무 느리고, 들어주는 사람도 없어요. 중요한 점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제도 개선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도와주는 국회의원들이 있어야 될 것 같은데, 끝까지 가지를 못 하는 거 같아요.” 

-이 제도가 만들어진지 얼마나 됐나요?

“아동양육비는 한부모가족복지법에 의해 생겼는데, 처음에는 5000원부터 시작했어요. 그 뒤로 2만 원, 5만 원 이런 식으로 오르다가 재작년에 13만 원이 됐고, 작년에 20만 원까지 올랐어요.”

우리 사회의 미혼모 지원정책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한부모가족지원법에 의한 아동양육비는 월 20만 원이다. 그나마, 이것도 소득이 152만 원 미만인 한부모 가정에만 지원된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우리 사회의 미혼모 지원정책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한부모가족지원법에 의한 아동양육비는 월 20만 원이다. 그나마, 이것도 소득이 152만 원 미만인 한부모 가정에만 지원된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지원 금액을 더 높여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지원 금액도 올리고, 모든 미혼모로 지원 대상도 확대해야 합니다. 만일 그게 불가능하다면 아이를 키우기 가장 힘든 상황의 연령대를 선별 지원할 수도 있어요. 사실 미혼모 인구가 그렇게 많지는 않거든요. 2015년에 조사했을 때 2만 5000명 정도로 나왔는데, 최근 조사에서는 2만 1000명대로 집계됐어요. 소득 수준에 따른 대상 조건은 국가에서 정할 수 있겠죠. 어쨌든 지금 이 금액으로는 아이를 키우기에는 굉장히 적습니다.

미혼모 지원을 이야기하면 어떤 사람들은 개인의 선택인데, 왜 국가에 요구하느냐고 그러는데, 국가가 사회안전망을 통해서 국민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주는 게 복지정책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좀 우스운 것이, 우리나라는 출산율은 가장 낮은데, 해외 입양은 가장 높다는 점입니다.” 

-주거 정책 문제를 보면 작년에 6월에 출산 예정 미혼모 공공 임대주택 우선 지원 제도가 마련 시행 된 걸로 아는데 지금 현재의 주거 정책, 주거 대책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고 어떻게 바뀌면 좋을지 이야기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지난해부터 임신 중인 미혼모와 7세 미만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 가정까지 LH 임대주택 특별공급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대상자가 많이 넓어졌어요. 그리고 올해 갑자기 한시적으로 개수 제한은 있지만, 12세 미만 아이를 키우는 가정까지 신청하라고 공지가 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점점 바뀌어 가는 거는 굉장히 좋은데, 부부 합산 1억 원 미만인 신혼부부까지 LH를 신청할 수 있게 해준다고 뉴스에 나왔더라고요. 정책이 신혼부부 위주로 되고 있다는 것이죠. 결국 이게 저출산 대책 사업 중의 하나인데, 아이가 있는 가정 위주로 사업이 진행돼야 되지 않나 생각해요.

그리고 아이를 어느 정도 키운 엄마들은 정말 열심히 일을 해서 집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데 신혼부부들을 위해서는 디딤돌 대출을 해주고, 대출 이자도 1%대로 지원해요. 하지만 미혼모 엄마들은 그 정도의 이자를 받을 수 없어요. 그냥 일반인들과 같이 3%대 이자를 받는 거예요. 아이가 있는 가정에 초점이 맞춰지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미혼모들도 어느 정도 열심히 일하면 집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죠. 미혼모들도 집을 사고 싶은데, 신혼부부와 비교하면 지원 혜택이 크게 차이가 납니다.
 
사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저희한테 지자체에서 이런 전화가 굉장히 많이 왔어요. 미혼모 시설 입소율이 저조하다, 뭐가 문제라고 생각하느냐는 전화였어요. 그래서 그것은 문제가 아니고 당연한 사회현상이라고 이야기했죠. 왜냐면 예전에는 미혼모시설 아니면 갈 데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미혼모시설로 갔지만, 이제는 엄마들끼리 정보를 주고받아서 한부모여성 가장 대출 등을 활용하거나 어떻게 해서든지 월세나 전세, 혹은 LH 임대주택으로 가기 때문에 당연히 미혼모시설로 가지 않게 되는 겁니다.

미혼모 주거대책 하면, 미혼모시설을 더 지어야 된다는 그런 말은 더는 안 나오겠지만, 미혼모시설을 미혼모 주거대책으로 생각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주거 대책은 한 가정의 개념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아이의 양육을 포기하고 떠나간 또 다른 부모가 줘야 하는 양육비에 대해서도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신상공개도 추진되고 있을 만큼, 사회적으로 관심이 많은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양육비를 주지 않은 아빠의 신상을 공개하는 배드파더스라는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기도 한데요.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양육비 이행 강제방안에 대해 이야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미혼모 엄마들 입장에서는 양육비 신청하는 그 과정 자체도 너무너무 힘든 과정입니다. 일단 양육비를 신청하려면, 이 아이가 저 남자의 아이라는 인지 청구를 먼저 해야 돼요. 그러면 아빠가 어디 살고 있는지 먼저 찾아내야 돼요. 그런데 많은 엄마들 중에는 아빠하고 아예 인연이 끊어져서 전화번호, 주소 그런 것을 전혀 모르는 엄마들이 너무 많아요. 특히 그 사람을 찾아내려면 주민번호가 있어야 되잖아요. 사귀다가 헤어진 경우 주민번호를 갖고 있을 리가 없죠. 

이혼한 가정 같으면 주민번호가 있겠지만 아이 아빠의 개인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아이 아빠를 찾아내고 그 다음에 인지 청구를 할 때, 이 아빠가 순순히 가서 유전자 검사를 하고 ‘이 아이가 내 아이입니다’ 하면서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려주기까지 과정이 너무너무 어렵고 오래 걸린다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미혼모가 돼서 아이를 키울 때는 남의 시선을 굉장히 의식하고 키워야 되는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애를 키울 정도라면 대부분 아이 아빠와 다시 만나고 싶어 하지 않은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물론 어느 정도 아이를 키우다가 생각이 바뀌는 경우도 있어요. 이것은 아이의 권리이지 그 남자와 사이가 안 좋고 보기 싫은 것은 내 사정이고, 아이를 위해서 양육비를 받아야 되겠다고 생각해서 아이 아빠를 찾아서 양육비 신청을 하고 하는데, 아까 같이 인지 청구도 잘 안 해주고, ‘그 애가 내 애냐’ 이런 식으로 피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 것 외에도 양육비 지급 판결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판결 금액이 너무 작아서 문제에요. 그 전에는 아이 아빠 소득이 150만원 미만이면 법적으로 양육비를 아예 청구할 수가 없었고요. 그런데 엄마는 소득이 150만원이든 100만원이든 아이를 키워야 되잖아요, 그래서 그거하고 상관없이 무조건 양육비를 내도록 해야죠.”

-아빠가 소득이 없으면, 양육비를 안 줘도 되는 건가요?

“네, 돈이 있는 경우도 양육비를 안 줘도 법적으로 강하게 강제할 방법이 없어요. 그래서 아동 양육비를 3번 이상 계속 안 줬을 경우, 법원에서 경찰서에 구금하도록 하는 감치 명령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그것도 경찰들이 협조를 잘 안 해줘요. ‘무슨 양육비 안 보내줬다고 사람을 감옥에 집어넣어?’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아이 아빠가 양육비를 안 주면 감옥에 갈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줘야 해요. 구금이 몇 번 됐는데도 불구하고 돈을 안 주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러고 ‘나를 구금 시켜? 그러면 더 안 해 주겠다’는 사람들도 있고요. 그런데 그 구금 하는 기간도 너무 짧아요. 보름 정도 밖에 안 되기 때문에 그냥 배 째라 식으로 그냥 들어갔다 나오지,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안 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재산을 가족 명의로 돌려버리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정말 극히 일부만 양육비를 받고 있고요. 몇 번 주다가 안 주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데 양육비는 줄지 안 줄지 모르는 돈이기도 하고, 그 다음에 양육비를 받았을 경우 이게 수입으로 잡혀요. 그러면 기초생활 수급을 받던 사람들은 수급권에서 탈락이 됩니다. 양육비를 신청하고 받는 과정이 정말 빠르면 1년이고요, 길면 2년까지 걸립니다. 그러고 나서도 양육비를 제대로 못 받은 경우들도 있고요.

한부모 단체와 미혼모 단체에서 요구해서 아동 양육비를 안 줄 경우에 강제성을 띄도록 운전면허 발급을 취소하고, 출국 금지 명령을 해달라고 요청했었는데, 출국 금지 명령은 안 됐고요, 운전면허는 발급 정지 시킬 수 있는 법이 올해 5월에 국회를 통과했어요.” 

-곧 시행이 되겠네요.

“그렇죠.” 

-혼자서 키우는 것이 두려워서 양육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아이들이 입양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새로운 가족을 얻게 되는데요. 아직도 해외로 입양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2019년 복지부 입양 통계에 따르면, 국외로 입양되는 아이들은 모두 미혼모 자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동을 원가정에서 양육하는 것이 입양보다 우선’이라는 가치를 알리기 위해서, 싱글맘의 날이 만들어져 진행되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 현실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막막한 실정인데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다른 가정으로 보내지지 않고 원가정에서 잘 자랄 수 있게 될까요?

“정말 어려운 질문이네요. 우리나라는 아동에 대한 복지가 많이 미흡한 거 같아요. 그리고 아동 학대 사건이 계속 반복되는 데도 불구하고 ‘그냥 가정사야’ 라는 시선이 있고, 처벌 기준이 너무 낮아서 아동학대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는 거 같아요. 해외입양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입양은 개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그 결정을 하기 까지 사회적 환경이 어떠한지, 입양이 과연 아이를 위한 최선인지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지 않았죠. ‘가난한 미혼모한테 키워지는 것보다 입양 가서 좋은 환경에서 자라는 게 아이한테는 좋은 것‘이라고요. ‘아이에게 가장 좋은 환경은 엄마와 함께 사는 것’입니다. 입양까지 가지 않도록 아동지원체계가 필요하고, 지역 사회에서 적절한 상담 지원도 필요해요. 가면 갈수록 심리적인 부분들이 많이 작용하는 거 같아요. 

임신했을 때부터 임신과 출산, 양육에 대한 상담을 할 수 있는 시스템과 그보다 앞서 어렸을 때부터 성과 책임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더욱 좋겠죠. 개인에게는 혼자라도 키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정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는 우리가 키운다’라는 의지로 아동복지에 나서야 합니다.

외국은 지역사회에 가족들이 상담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거든요. 그래서 가족 전체가 같이 가서 상담을 받기도 하고, 따로따로 가서 상담받기도 하고 그러는데, 경제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인 부분도 갖춰져야 해요. 가정이 해체되지 않으려면 두 가지 측면이 갖춰져야 해요.”

-아빠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경우인 미혼부의 경우에도 여러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출생신고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출생신고를 하지 못하면, 사회의 각종 복지제도를 활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인데요. 어떤 어려움이 있고, 어떻게 문제를 개선해 나가야 할까요?

“사실 미혼부 같은 경우에는 직접 낳지 않았으니까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법원 허가를 받아서 출생 신고를 해야 되는데요. 그것은 집에서 아이를 낳은 미혼모도 마찬가지에요.

그 전에는 인우 보증제가 있었기 때문에, 두 명의 증인을 데리고 가서 ‘내가 얘를 낳았어요’ 이렇게 얘기하면 동사무소에서 쉽게 출생 신고를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제도 때문에 불법 입양이라든지 아동 매매 사건이 발생하게 되니까, 정상적인 출생 신고를 위해서 그리고 불법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병원에서 낳은 사람이나 조산사에 의해서 낳은 사람만 출생증명서를 갖고 동사무소에서 하고, 나머지 병원 이외에서 낳은 사람은 엄마들도 마찬가지로 유전자 검사하고 법원 허가를 받아 출생 신고를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제 엄마들도 병원에서 안 낳으면 그 절차는 똑같은데, 미혼부들 같은 경우에는 아이 낳은 엄마에 대해 인적 사항을 전혀 모른다는 증명이 돼야만 되는데 이름, 전화번호 등에 대해 전혀 모를 수는 없습니다. 어찌 보면 거짓말을 하라는 말밖에 안 돼요. 거짓말을 잘 해서 출생신고를 하라는 말 밖에 안 되는데, 지금 엄마들이 아빠 없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것 같이 아이 아빠들도 엄마 없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엄마와 똑같은 과정을 통해서 출생 신고를 할 수 있게 해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엄마들의 경우에도, 다른 아이를 데려와서 출생신고를 할 수 있으니까, 법원에 가서 유전자 검사를 받아서 출생신고를 해야 해요. 유전자 검사하고, 검사 결과가 나오면 법원 허가를 받아서 출생 신고를 동사무소 가서 하는 겁니다. 미혼부도 똑같이 하는데, 다른 점은 미혼부들은 가정이 있는 여성이 아이를 낳은 경우가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여성하고 전혀 연락도 안 되고, 여성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는 거를 증명을 해야 돼요. 혹시라도 여성이 아기를 원하는데 아빠가 혼자 데려가 버렸다든지 아니면 혹시라도 엄마가 원치 않는데, 엄마까지 출생 신고에 올라가 버린다든지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되니까 아빠 혼자 올리려면 아예 엄마의 존재를 없는 사람으로 해야 된다는 겁니다.”

-양육을 포기한 경우만 가능한 거네요. 일종의 떠나간 경우에만...
 
“그렇죠.” 

-최근 당근마켓 '아이 입양' 게시글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혼모의 출산과 양육 지원 제도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이슈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신지요?

“처음에는 도대체 이게 사람이 할 짓이야, 이렇게 화가 났다가, 그 엄마가 정상적인 상황 판단을 할 수 없는 심리 상태구나, 어떻게 하다가 심리적으로 극단적인 상황에 처했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정도까지 생각할 정도면 이 사람이 정말 누구한테도 알리지 않고 아이를 낳아야 되고, 누구도 알아서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생각까지 할 정도면, 특히 제주도라는 폐쇄된 지역사회에서 미혼모라는 게 알려졌을 때 이 사람의 공포심이 얼마나 컸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 사람 일을 갖고 미혼모 전체로 일반화시키면 안 되지만 많은 미혼모들이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주위에 숨기는 경우가 많기는 하거든요. 그래서 아이 낳아서 키우는 거 자체가 잘못된 일이 아니고, 아이를 선택한 게 굉장히 자랑스럽고 대단한 일이라고 인식을 바꾸는 동시에 제도가 같이 따라와 줘야 될 것 같아요.” 

지난 11월 4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는 청와대 측에 "대한민국 정부는 해외입양을 즉각 중단하라"는 요구사항을 전하기 위한 해외입양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가 "해외입양 중단!" 메시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11월 4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는 청와대 측에 "대한민국 정부는 해외입양을 즉각 중단하라"는 요구사항을 전하기 위한 해외입양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가 "해외입양 중단!" 메시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최근에 인기가수 아이유 씨가 협회에 기부를 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50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기부했다고 들었습니다. 아이유 씨와 같은 기부, 후원 사례가 많이 늘어나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협회에 대한 사회 각계의 기부와 후원은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가 연예인한테 이렇게 큰 기부금 받아본 거 처음이에요. 그런 일이 있었으면, 저희가 베이비뉴스에 벌써 기사를 냈겠죠. 우리한테는 직접 온 게 하나도 없어요. 언론에서는 미혼모 기부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같은 큰 재단으로 가죠. 기부자가 ‘미혼모 지원해주세요’ 이렇게 하더라도, 저희한테 직접 오진 않죠. 공모 사업을 해서, 사업비를 다 쪼개죠.

이번에 아이유 씨가 기부해주시면서 미혼모 인식 개선에 써주시고, 그 다음에 당장 어려운 미혼모가정을 위해서도 긴급 생계비 같은 걸로 써 달라고 하셨습니다. 어디에다 쓸 건지 물어보셔서, 이런 식으로 쓰겠다고 하니 너무 좋다고 그렇게 하라고 얘기하셨어요. 아이유 기획사에서도 이렇게 쓰였으면 좋겠다고 기사를 내셨더라고요.

올해 코로나 때문에 사실 여기저기서 후원도 끊겨서, 굉장히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습니다. 미혼모 가족한테 후원을 해주시면 엄마하고 아이하고 두 생명을 살리시는 겁니다. 그래서 엄마들이 그만큼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힘을 얻으면, 이 아이들을 얼마나 예쁘게 잘 키워내겠어요. 그래서 지금 후원해 주시는 걸로는 저희가 당장 오갈 데 없는 미혼모 가정들이 머물 수 있는 긴급일시보호쉼터에다 사용을 할 거고요. 그리고 아직까지도 미혼모들이 드러내놓고 살기는 쉽진 않은 이런 사회인데요, 미혼모들이 기 펴고 어깨 펴고 살 수 있도록 인식 개선 활동을 하는데 사용할 계획이에요. 

그리고 당사자 단체니까 저희가 누구보다 우리 미혼모나 아이들이 필요한 것을 가장 잘 알잖아요. 그래서 가장 필요한 곳에 잘 쓸 수가 있습니다. 

기업 후원은 두산에서 2016년~2018년 3년 동안 ‘엄마의 미래’라는 엄마들의 직업 교육비 지원 사업을 해줬는데, 그게 1년에 1억 원 짜리사업인데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이었어요. 그 사업은 우리한테 가장 필요한 사업이었고, 누구보다 절실하게 그 돈을 사용하니까 사업을 통해서 굉장히 역량이 많이 올라갔어요. 저희 단체도 역량이 많이 올라갔지만, 엄마들도 1년에 300만 원의 교육비를 받으면서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공부를 선택해서 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직접적으로 교육비 지원을 받은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엄마들이 창업 공부를 할 수 있었고, 41%가 취업이나 창업에 성공할 수 있었는데 제가 알아보니 경력단절여성 교육 후 취업률도 이 정도까지 안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엄마들이 그만큼 육아와 병행하면서 밤잠을 줄여가며 자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거니까요. 

금액도 사실 중요하지만, 단기간 지원이 아니라 장기간 지원이 돼야 사람이 변하는 것을 볼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좀 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어요.” 

-하시고 싶은 말씀이 참 많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미혼모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면 참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선적으로는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끝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대통령님! 저는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 김도경입니다. 저도 미혼모 당사자고요. 저희 협회는 미혼모들이 2009년에 직접 만든 단체입니다. 평소에 대통령님이 미혼모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가지시고, 그리고 김정숙 여사님께서도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가지셔서 최근 몇 년 동안 미혼모에 대한 지원이라든지, 제도가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작년에도 해외로 입양된 아이들 100%가 미혼모의 아이들입니다. 그만큼 미혼모들이 한국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기 힘들다는 사실일 건데요. 저는 대통령님께서 전문가들과 대화도 중요하지만 저희 엄마들과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이제 입양 간 아이들, 지금도 계속 가고 있는 아이들, 미혼모의 아이들이 16살 이후가 되면 한국에 방문을 하고 그리고 또 그 아이들 중에서는 부모를 찾아오는 아이들이 있을 겁니다. 지금 계속해서 이렇게 아이들을 미혼모의 아이들이, 미혼모 아이들뿐만이 아니고 많은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을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입양을 멈추지 않으면 또 이 미혼모의 아이들이 엄마를 찾아올 것이고 정말 전쟁 중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수많은 이산가족이 생길 겁니다. 미혼모들이 입양 보내지 않고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세세하게 정책을 펴주시고, 그리고 저희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얘기를 나눠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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