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두 달간 250여 건의 아동학대 정황이 포착된 인천 서구 어린이집이 ‘어린이집 평가제’ 현장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돼 어린이집 평가제에 대한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서울 강서갑) 국회의원이 보건복지부와 한국보육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어린이집 평가제 종합 현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상습학대로 문제가 되는 인천 서구 어린이집은 2020년 11월 17일 현장점검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현장점검 결과 해당 어린이집은 영유아에 대한 존중, 교사와 어린이의 상호작용 등 전체 18개 평가지표 가운데 17개 지표에서 최고점인 ‘우수’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경찰이 CCTV를 통해 지난해 10월 30일부터 12월 28일까지 두 달간 250여 건의 학대 정황을 포착했다. 해당 어린이집이 현장평가를 통해 A등급, 우수평가를 받은 시점에도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아동학대 행위는 지속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선우 의원에 따르면 어린이집 평가는 대상 어린이집에 대해 3년에 1회 진행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간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어린이집의 전체 원생 대상이 아닌 일부 학급만 선별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인천 서구 어린이집은 ‘장애아 통합 어린이집’임에도 장애아동들이 속한 누리장애아반이 현장평가자들이 보육교사와 원생들을 살피는 관찰반 대상에서 제외됐다.
강선우 의원은 “아동학대가 발생하던 시기에 어린이집을 방문해 1일간 수업을 참관하고도 아동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정부가 어린이집을 관리하는 유일한 제도인 ‘어린이집 평가제’가 사실상 요식행위에 그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강 의원은 “현장평가자들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가 아닌 탓에 아동학대를 발견하거나 의심 정황을 포착하고 지나치더라도 법적 책임을 지지 않게 돼 있다”면서 “어린이집 평가제가 진정 아이들을 위한 제도로 활용될 수 있도록 현장평가 인력을 충원하고 법적 책임을 강화하는 등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어린이집 평가제와 관련해 보건복지부와 한국보육진흥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 취재를 시도했으나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는 답변만 되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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