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원도심 꼬닥꼬닥 걸으며 만난 ‘제주의 역사’
제주 원도심 꼬닥꼬닥 걸으며 만난 ‘제주의 역사’
  • 칼럼니스트 김재원
  • 승인 2021.05.20 09: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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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사람 제주살이 이야기] 3. 제주 원도심 산책 ‘삼성혈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의 시조 '삼신인'이 탄생한 '삼성혈'. ⓒ김재원
제주의 시조 '삼신인'이 탄생한 '삼성혈'. ⓒ김재원

제주의 5월은 걷기 좋은 계절입니다. 바다와 꽃내음을 머금은 제주의 봄바람을 맞으며 ‘꼬닥꼬닥(천천히를 뜻하는 제주 방언)’ 올레길과 숲길을 걷는 여행객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오늘은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제주도심에 위치해 있으면서 제주공항에서도 가까운 두 곳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제주 원도심에 위치한 ‘삼성혈’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으로 산책을 떠나보시죠. 

태곳적 제주에는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구름과 바다가 맞닿아 기이하게 빼어난 한라산이 있었는데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천지가 요동치던 날, 한라산이 신성한 화기를 내려 북쪽 모흥혈(毛興穴, 제주시 이도1동 1313번지) 세 곳의 구멍에 삼신인(三神人)을 탄생시켰습니다. 삼신인은 제주 고씨·양씨·부씨의 시조가 되며 세 웅덩이에서 태어난 삼신은 사자(使者)가 데려온 처녀를 배필로 맞아 살면서 탐라국을 세워 제주도의 시조가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한반도에서 가장 오랜 유적지이며 탐라국의 시작의 근초가 되는 바로 그곳이 ‘삼성혈’입니다.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134호로 보호받고 있는데요. 

소나무숲이 우거져 있는 삼성혈. ⓒ김재원
소나무숲이 우거져 있는 삼성혈. ⓒ김재원

삼성혈(三姓穴)은 제주 원도심에 위치한 칼(KAL) 호텔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사이 소나무 숲 가운데 위치해 있습니다. 도심 한가운데 이런 신비스러운 공간이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하기 어려우니 사람들은 큰 기대감 없이 “조그마한 공원 같은 곳에 무슨 입장료씩이나 내야 하나?”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러나 반신반의했던 사람들은 매표소를 지나 단 몇 발자국만 걸어가도 입을 벌리며 감탄사를 연발하게 됩니다. 삼성혈 입구부터 시작되는 울창한 소나무 숲들은 삼성혈을 향해 경배하듯 가지 벌려 감싸 안고, 그 사이사이 햇빛이 가득 내려오는 틈을 타 맑은 바람이 머리로 들어오는 순간 삼성혈을 내뿜는 묘한 에너지에 압도당하게 됩니다. 

삼성혈은 탐방로가 완만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산책하기에 편하다. ⓒ김재원
삼성혈은 탐방로가 완만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산책하기에 편하다. ⓒ김재원

삼성혈은 부지가 넓지 않고 완만하게 산책로가 형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산책하기 좋습니다. 탐방을 하다 보면 삼신인이 용출한 세 개의 혈(穴)과 위패를 모신 ‘삼성전’을 만날 수 있는데요. 삼성전은 삼성 시조의 위패를 모신 곳으로 매년 후손들이 봄과 가을에 제사를 지내고 있습니다. 세 개의 지혈에는 아무리 비가 많이 내려도 물이 고이지 않으며 폭설에도 눈이 쌓이지 않아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제주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공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김재원
제주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공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김재원

제주공항에서 시작해 용두암, 관덕정, 목관아, 동문재래시장, 삼성혈, 국수거리,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로 이어지는 제주 원도심 산책은 반나절 제주 여행 코스로도 손색이 없는데요. 삼성혈 탐방을 마쳤다면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을 들러보면 좋습니다. 박물관에서는 제주도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고유한 민속자료와 제주에서 살아가는 동식물과 해양생물 자료를 실물이나 모형 등으로 관람할 수 있는 곳입니다. 볼거리도 많고 제주를 알 수 있는 내용도 풍성한 편입니다. 전시관에는 제주상징관과 자연사전시실, 민속전시실, 바다전시관 등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제주의 전통어선 '테우' 모형. ⓒ김재원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제주의 전통어선 '테우' 모형. ⓒ김재원

박물관은 ‘ㅁ자형 건물’로 지붕은 제주 전통 초가의 물매 형태와 한라산의 완만한 능선을 표현했고, 현무암을 사용해 제주의 특성을 잘 살려 놓았는데요. 특히 민속전시실은 제주 사람들의 전통이 고스란히 담긴 생활풍습을 재현한 곳입니다. 육지와는 다른 제주만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제주 특성에 최적화된 전통가옥과 생활 모습 등을 모형으로 잘 전시되어 있습니다. 관람을 마치면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건너편에 위치한 국수문화 거리에서 고기국수를 즐긴 뒤 동문시장까지 이어지는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탐방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제주 여행의 마지막 날 아쉬움을 달래 줄 마지막 목적지로 ‘삼성혈’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어떨까요? 

◇ 삼성혈
* 주소 : 제주시 삼성로 22
* 관람시간 : 09:00~18:00(연중무휴) 
* 입장료 : 성인 2500원, 청소년 1700원, 어린이 1000원 등 
* 주차 : 가능 

◇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 주소 : 제주시 삼성로 40
* 관람시간 : 09:00~17:00(화요일 휴무)
* 입장료 :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만 12세 이하 어린이 무료 등  
* 주차 : 가능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평범한 40대 가장이다. 대학시절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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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2070**** 2021-05-21 12:02:32
제주도는 참 아름다운곳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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