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형태 다양화됐지만… 가사와 자녀 양육은 여전히 아내 몫”
“가족 형태 다양화됐지만… 가사와 자녀 양육은 여전히 아내 몫”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1.05.3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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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독신과 동거, 무자녀 등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국민 수용도 높아져

【베이비뉴스 김민주기자】

여성가족부는 전국 1만 997가구를 대상으로 '2020년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베이비뉴스
여성가족부는 전국 1만 997가구를 대상으로 '2020년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베이비뉴스

‘가족’의 사전적 의미는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이다. 이처럼 한국 전통가족의 형태는 부모와 부계 친족 중심의 형태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가족 형태에 다양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여성가족부(장관 정영애)는 28일, 전국 1만 997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건강가정기본법’ 제20조에 따라 가족의 삶에 대한 기초자료를 수집해서 중장기 정책의 비전과 목표 수립에 활용하기 위해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 승인 통계다.

조사대상 가구의 12세 이상 가구원 면접을 통해 가구 특성, 가족에 대한 인식과 태도, 가족 형성과 변화, 가족 관계, 일과 돌봄 등을 조사했다. 추가된 항목은 1인가구 생활 실태 등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 문항이다.

‘2020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평균 가구원수는 2.3명으로, 2015년에 비해 1인가구의 증가가 두드러져 30.4%를 차지하고 있으며, 부부와 미혼자녀로 이루어진 가구 비중은 31.7%로 2015년 대비 12.5% 감소했다.

가족의 다양한 생활 방식에 대한 수용도가 2015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아졌으며, 특히 20대의 절반 정도가 비혼 독신 53%, 비혼 동거 46.6%, 무자녀 52.5%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가족 형태와 생애주기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영유아·초등학생 돌봄서비스 필요한 시간 4~6시”

가족 형태에는 다양한 변화가 있었지만, 가정내의 역할 중 시장보기·식사준비·청소 등 가사 노동과 자녀양육·교육은 여전히 아내가 각각 70.5%와 57.9%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29세 이하 부부는 가사 수행과 자녀양육·교육 비율이 똑같이 높아서 자녀양육을 동등하게 분담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12세 미만 자녀 돌봄 분담과 관련해서 자녀 등·하원, 일상 생활 돌봄 등 9개 모든 항목에서 아내가 도맡아서 수행하고 있었으며, 특히 ▲준비물 챙기기 83% ▲일상생활 돌봄 77% ▲자녀학습 관리 74.9%로 아내의 비중이 높았다.

돌봄 기관을 이용하지 않는 자녀 돌봄 역시 주 돌봄자 아이 어머니 87.4%, 조부모 9.1%로 아내의 비율이 높았다. 한편 영유아의 82.3%가 돌봄 기관을 이용했다. 돌봄 기관 종류로는 어린이집 61%, 유치원 35.6%를 이용했다. 

초등학생의 경우, 방과후 주로 시간을 보내는 곳은 집 42.1%, 학원 37.7% 순이었다. 2015년 학원 60.7%, 집 19%와 비교하면 학원에서 보내는 비율이 줄고 집에서 지내는 비율이 높아졌다. 또한, 응답자의 절반은 영유아, 초등학생 모두 돌봄 서비스가 가장 필요한 시간대가 오후 4~6시라고 답했으며, 초등학생의 경우 오전 7~9시의 돌봄 서비스 수요가 높아, 해당 시간대의 돌봄 서비스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1인가구 중 ‘향후 혼자 살 의향이 있다’는 72.1%”

5월 10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시네마 애비뉴엘서 열린 제 3회 한부모가족의 날 기자회견 및 영화 포겟미 낫(Forget me not) 상영회에 참석한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왼쪽)과 이임조 한국한부모연합 대표가 '세상 모든 한부모 가족 응원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5월 10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시네마 애비뉴엘서 열린 제 3회 한부모가족의 날 기자회견 및 영화 포겟미 낫(Forget me not) 상영회에 참석한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왼쪽)과 이임조 한국한부모연합 대표가 '세상 모든 한부모 가족 응원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지원하는 정책에 대해 70.7%의 가장 많은 응답자가 한부모 가족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외에는 ▲미혼부·모 가족 지원 61.3% ▲1인가구 지원 49.1% ▲법률외 혼인(사실혼, 비혼동거)에 대한 차별 폐지 35.7% 순으로 답했다.

연령이 낮을수록 각 항목에 대한 정책 필요성 동의 정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1인가구 지원 항목은 20대 56%와 70세 이상 58.5%에서 높은 경향을 보였다.

1인가구는 여성이 53%로 남성 47%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70세 이상이 26.7%, 60대 19%, 50대 15.4%로 50대 이상의 고령층이 전체 1인가구의 61.1%을 차지하고 있다. 혼인상태는 미혼 40.2%, 사별 30.1%, 이혼 또는 별거 22.3%, 유배우 7.4%로 나타났다.

1인가구 중 ‘향후 혼자 살 의향이 있다’라고 대답한 비율은 72.1%로 매우 높았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혼자 살 의향이 있는 비율이 높았다. 20대의 55.2%는 미혼인 경우 60%도 혼자 살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1인가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모든 가족을 차별없이 포용하며 안정적인 생활 여건을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

한국한부모연합 등은 5월 10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건강가정기본법 하루 빨리 개정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한국한부모연합 등은 5월 10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건강가정기본법 하루 빨리 개정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여성가족부는 급격히 증가하는 새로운 가족 형태와 가치관 변화에 맞춰 다양한 가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고, 가족 형태별 생애주기를 반영한 지역 기반의 가족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먼저, 1인가구 증가에 따른 청년·중장년·고령 등 생애주기별 지원을 확대하고 고독·고립 방지 위한 사회관계망 지원 사업을 실시하며, 가족 형태의 다변화에 대응해서 가족 구성원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한 돌봄과 교육·상담·소통 등 지역 사회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가족센터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또한, 다양한 가족의 삶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국민이 참여하는 ‘세상모든가족함께’ 캠페인을 연중 실시하고, 가족 형태에 따른 정책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보편적 가족서비스 확대를 위해 ‘건강가정기본법’ 등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 예정이다.

아울러,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성평등한 가사·돌봄 정착을 위해 자녀 등을 돌보는 남성에게 관련 정보, 자조모임, ‘아빠교육’, 상담 등을 지원한다. 자녀 돌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부모뿐만 아니라 주민이 함께 지역 맞춤형 돌봄을 할 수 있도록 육아 공간인 공동육아나눔터를 확대하고, 돌봄공동체 활동을 지원한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개인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모든 가족을 차별없이 포용하며 안정적인 생활 여건을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족 형태와 생애주기에 맞는 갖고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확대하고, 다양한 가족을 포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사회적 공감대 확산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한부모연합 등은 한국한부모날인 5월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에서 ‘건강가정기본법 하루 빨리 개정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건강가정기본법에서 ‘건강’을 삭제해야 한다. 가족의 ‘건강성’을 가족 형태로 규정 지으면 미혼모·부 가족, 이혼 혹은 사별로 혼자 양육을 담당하고 있는 한부모 가족은 ‘건강하지 않은 가정’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기독교 단체는 “모든 가정을 건강하다고 보면 되는데, 굳이 건강을 삭제할 필요가 없다”고 한국한부모연합 등과는 대립되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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