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궁합·길일...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사주·궁합·길일...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 웨딩뉴스팀 신세연 기자
  • 승인 2012.12.14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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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는 바꿀 수 없지만 내 운명은 선택하는 것 궁합의 의미는 서로 부족한 부분 채워가는 것

[특별인터뷰] 대한역학학회 윤상흠 상임고문

 

많은 사람이 결혼을 앞두고 ‘길일(吉日)’을 찾고 ‘궁합(宮合)’을 본다. 웨딩업계에서는 새해마다 ‘올해의 길일’이라는 몇몇 특정 날짜를 공개하는데, 그 중 몇개 날짜에는 결혼식이 몰려 예식장을 예약하기도 어렵다. 결혼 관련 커뮤니티에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며 결혼을 고민하는 커플의 사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도대체 ‘길일’은 무엇이고 ‘길일’에 결혼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또 ‘궁합’은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2013년 계사년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대한역학학회 사무실에서 대한역학학회 상임고문이자 명리학 교수인 해동 윤상흠 선생을 만나 사주와 길일, 궁합이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합은 과연 얼마나 믿어야 하는지 등 궁금한 점들을 물었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대한역학학회 상임고문이자 명리학 교수인 해동 윤상흠 선생은 일부 웨딩업체가 홍보하는 '길일'에 대해서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대한역학학회 상임고문이자 명리학 교수인 해동 윤상흠 선생은 일부 웨딩업체가 홍보하는 '길일'에 대해서 "모두에게 통용되는 길일은 없다. 개개인의 사주에 따른 좋은 기운이 있는 날을 잡는 것이 진짜 길일이다"고 지적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길일을 잡거나 궁합을 보기 위해서는 먼저 사주(四柱)를 알아야 합니다. 사주란 무엇이고, 사주를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사주는 사람이 태어난 해(年)와 달(月), 날(日), 시(時)를 토대로 그 사람의 길흉화복을 헤아리는 것이다. 명리학에서는 사람을 자연에 비유하는데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자연을 거스를 수 없다. 그 커다란 패턴 속에 인간의 삶도 포함돼 있다. 이것이 사주가 생기는 이유다.

 

가령 나무의 기운을 갖고 태어난 사람은 나무의 삶과 비슷한 환경과 생을 살아간다. 나무의 삶을 연구하면 그 사람의 삶의 방향을 유추할 수 있다.

 

사주를 본다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떤 기운을 갖고 태어났는지 사주를 통해 살펴보고 그 사람이 갖고 태어난 기운 중 좋은 것은 더 좋게, 나쁜 것은 나쁘지 않도록 피할 수 있게 조언해주는 것을 뜻한다.”

 

- 결혼을 앞두고 ‘길일’을 택해 결혼날짜를 잡습니다. ‘길일을 잡는다’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길일’이란 ‘운이 좋거나 상서로운 날’을 뜻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나무의 성질을 갖고 태어났다고 치자. 그런데 이 사람이 여름에 태어났다면 물의 기운이 부족해 힘이 든다. 이 사람에게는 물의 기운이 들어오는 날이 행운이 되는 날, 즉 길일이라 할 수 있다. 결혼할 때 ‘길일’을 찾는 것은 이처럼 두 사람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 넣어줄 수 있는 ‘날’을 잡는 것을 뜻한다.”

 

- 웨딩업계나 이사 업체에서는 연초나 월말에 ‘올해의 길일’, ‘이달의 길일’ 해서 몇몇 날짜가 길일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이날들은 결혼식 예약과 이사 예약이 꽉 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통용되는 ‘길일’은 정말 ‘길일’인가요?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길일은 없다. 그 해의 생기일(生氣日, 생기법으로 본 길일의 하나)이나 복덕일(福德日, 생년월일의 간지를 팔괘로 나눠 가린 길일의 하나)이 있을 수는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다 좋은 길일은 없다.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뿐이다.

 

그런 날도 개개인 특성에 맞춰보면 그 날이 흉한 날인 사람도 있다. 전쟁이 끝났을 때 전쟁에서 이긴 편은 그 날이 길일이지만 전쟁에서 진편은 그 날이 길일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

 

길일이란 개개인의 사주에 맞게 따로 있는 것이지 ‘2013년 길일’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개개인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에 논할 수 있는 것이다.”

 

- 결혼 날짜 외에도 신혼집에 살림을 들일 때도 날을 잡아들이기도 합니다. 신혼살림의 특성상 한 날 한 시에 모든 살림이 들어오기보다 제각각 따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 예비부부들은 ‘집을 들이는 날’에 어떤 살림을 들이는지 기준에 대한 논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이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부분 역시 ‘길일’을 마케팅적으로 이용한 편법이다. 원래는 ‘살림을 들이는 시점’이 아니라 ‘사람이 살기 시작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맞다. 그 집에 거주할 사람에게 적합한 좋은 기운이 있는 날을 가려 좋은 기운을 받으면서 살라는 의미다. 세상 사람들이 편리성을 찾다보니 그 원형을 잃었다.

 

가족이 이사해 잠을 자고 살기 시작하는 날짜를 기준 하는 것이되 여의치 않으면 가장이 들어가 살기 시작하면 ‘집을 들인다’라는 의미가 된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대한역학학회 상임고문이자 명리학 교수인 해동 윤상흠 선생은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대한역학학회 상임고문이자 명리학 교수인 해동 윤상흠 선생은 "궁합은 두 사람의 사주를 토대로 기운의 합이 잘 맞는지 살피는 것이다. 인간은 구조적으로 완벽한 사주를 갖고 태어나기 어려운데 내게 부족한 기운을 배우자의 사주를 통해 채워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결혼하는 남녀에게 최고의 화두는 아무래도 ‘궁합’입니다. 궁합이란 무엇이고 궁합을 본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궁합은 두 사람의 기운의 합이 잘 맞는지 살피는 것이다. 부부사이 궁합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인간은 구조적으로 완벽한 사주를 갖고 태어나기 어려운데 내게 부족한 기운을 배우자의 사주를 통해 채워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나무의 기운을 갖고 태어나서 물이 부족하다고 치자. 배우자는 물은 많은데 나무가 부족한 사주다. 이 경우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는 사주로 궁합이 좋다고 본다. 그러나 내가 나무의 기운을 갖고 태어나 물이 부족해 갈증이 나는데, 배우자는 불의 기운이 강하다. 상대도 갈증이 나는 사주인 것이다. 서로 기운이 비슷해 비슷한 면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찾지 못해 어느 순간 틀어지면 쉽게 깨진다. 이런 것을 궁합이 좋지 않다고 본다.”

 

- 실제로 궁합이 맞지 않다는 말에 갈등하다 헤어지는 커플도 있습니다. 궁합이 맞지 않은 커플은 모두 헤어져야 할까요? 궁합은 얼마나 믿어야 하는 것일까요?

 

“인연이 아니었으니 헤어졌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단순한 논리로 헤어져서는 안 된다. 좀 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명리학에서 궁합을 볼 때는 ‘이판’과 ‘사판’을 본다. ‘사판’은 두 사람의 학력, 집안, 인간성, 대인관계, 장점 등 겉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점들을 말한다. ‘이판’은 이 사람이 갑자기 사고가 나서 죽을 수도 있고, 몹쓸 병에 걸리거나 몇 년 후 바람이 나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이법적인 논리로 따지는 것을 말한다.

 

사판으로 따져도 좋고, 이판으로 따져도 좋다면 궁합이 좋다고 본다. 사판은 좋지만 이판이 좋지 않을 때는 고려해봐야 한다. 다만 배우자가 명이 짧아도 좋고, 배우자 사후 추억만으로도 살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사랑하고 결혼하고 싶다면 (결혼)해보는 것이다. 결국은 개인의 선택이다.

 

만약 ‘궁합이 맞지 않다’고 나왔다면 궁합을 본 사람이 어느 정도 역량을 갖고 반대했는지가 중요하다. 아주 미미한 실력을 갖고 궁합이 좋다, 나쁘다 말하는 것 자체가 웃긴 것이다. 궁합은 풀이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능력이 좋은 여자 A가 있다고 치자. A의 사주는 평생 가장 역할을 해야 할 팔자다. A와 결혼할 남자 B가 궁합을 보러갔다. B는 A보다 능력이 좋지만 A의 사주 때문에 A와 결혼하는 순간 능력이 저하될 팔자다. B 입장에서 좋은 궁합이라 할 수 없다. 이 경우 남자가 자존심이 세서 여자가 잘나가는 것을 못 견디는 성격이라면 정말 못 살 궁합이고, 남자가 ‘뭐 어때? 난 놀고 좋지’하는 성격이라면 궁합이 좋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는 궁합이다.

 

궁합을 보는 것은 당사자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풀이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그렇다고 좋은 궁합이 나올 때까지 여러 사람에게 계속 보는 것도 위험한 행동이니 주의해야한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대한역학학회 상임고문이자 명리학 교수인 해동 윤상흠 선생은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대한역학학회 상임고문이자 명리학 교수인 해동 윤상흠 선생은 "사주를 보는 것은 살면서 내게 오는 좋은 운은 더 좋게, 나쁜 운은 최대한 나쁘지 않게 도와주는 것이다. 궁합도 마찬가지다. 사주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배우자를 통해 채워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속궁합’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합니다. ‘속궁합이 좋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추울 때 태어난 사람이 따뜻한 기운을 많이 갖고 있는 배우자를 만나면 스킨십을 할 때 친밀도가 높아진다. 이런 경우 배우자가 무능하고 갈등이 깊어도 이러한 요소로 사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 때 추울 때 태어난 사람은 단순히 겨울 태생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겨울 생이 여름 생을 만나면 성적으로 잘 맞을 요소가 많지만 여름이라도 장마 때 태어난 사람이라면 으슬으슬 추울 뿐이다. 자기에게 부족한 부분을 배우자를 통해서 채워간다는 부분에서 궁합과 큰 의미가 같다.”

 

- 사주는 태어날 때 결정되는 것인데 그렇다면 나쁜 사주를 타고 난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요?

 

“앞서 말했듯이 인간 대부분 완벽하지 않은 부족한 부분이 있는 사주를 갖고 있다. 사주를 보는 것은 좋은 것은 더 좋게, 나쁜 것은 최대한 나쁘지 않게 도와주는 것이다. 궁합도 마찬가지다. 사주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배우자를 통해 채워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사주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것이지만 모두 정해진 대로 살게 되는 것이라면 사주를 볼 필요가 없다. 같은 사주를 가진 사람은 같은 삶을 사는 게 맞다. 결국은 선택의 문제다.

 

예를 들어 태양의 기운은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있다. 태양이 가장 능력을 발휘하고 활동하기 좋은 조건은 낮에, 여름에 태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밤에 태어났다. 좋은 사주라 할 수는 없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외국에 나가서 살 것을 권한다. 여기서는 밤이지만 거기는 낮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밤인 이곳보다 같은 시간이 낮인 외국에 나가야 능력을 펼칠 수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처럼 논리적으로 사주를 살펴 삶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도록 조언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을 가고 안가는 문제는 개인의 선택이다.

 

특히 같은 사주를 가진 사람을 연구하다보면 개인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 알 수 있다. 같은 사주를 가진 사람들을 연구하면 최상급부터 최하급까지 여러 급수로 나눠져 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사주를 갖고 태어난 사람들은 큰 카테고리 안에서 생의 기회 및 운, 흐름이 비슷하게 온다. 그러나 그 사람이 각각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같은 사주를 가진 C와 D, 두 남자가 있다고 치자. 이 사주는 30대 중반에 재물이 들어올 사주다. 남자에게 재물은 ‘돈’과 ‘여자’ 두 가지로 표현되는데 C는 30대 중반에 사업을 해 돈을 벌었고, D는 30대 중반에 여자를 만났다. 같은 사주를 가진 두 사람이지만 C는 돈을 번 대신 여자를 얻지 못했고, D는 여자를 얻은 대신 돈을 얻지 못했다.

 

사주는 태어나면서 정해진다. 사주를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자신의 부족한 사주를 채우기 위해 궁합이 잘 맞는 배우자는 선택할 수 있다. 내 사주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은 배우자, 내 직업, 배우자의 직업, 살고 있는 공간 순으로 영향을 미친다. 자식의 사주도 부모에게 영향을 준다.

 

사주는 변하지 않더라도 배우자, 내 직업, 내가 사는 공간 등은 내 의지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내 운명의 ‘변수’다. 내가 선택하는 것에 따라 내 운명이 더 나아질 수도,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최선을 다해 살고 최선의 선택으로 내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잊지 말자.”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2013년 애정운은 어떨까,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2가 야외 사주카페 길목을 따라 한 연인이 걸어가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2013년 애정운은 어떨까,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2가 야외 사주카페 길목을 따라 한 연인이 걸어가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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