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아픈 애 맞아? 아픈 애 같지 않은데? 다 괜찮아"
"얘 아픈 애 맞아? 아픈 애 같지 않은데? 다 괜찮아"
  • 기고=백정미
  • 승인 2021.07.2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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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픈 아이 키우는 엄마 마음 알기에, 조금이라도 도움 되길 바라며…

*내 아이를 행복하게 잘 키우고 싶은, 아픈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간절한 마음을 잘 알기에, 하준이 스토리가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하준이 어머니께서 이 글을 쓸 수 있게 허락해주셨습니다. 

오늘은 세상에 처음 나와 따뜻한 빛을 보기도 전, 수술실 불빛 먼저 봐야했던 아이, 우리 하준이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하준이는 폐동맥판막협심증이라는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났어요. 태어난지 일주일이 되도록 자가호흡을 못해 결국 수술실로 갈 수밖에 없었죠. 태어난지 일주일 만에 개흉을 해야했던, 작디 작은 아가. 그리고 13개월, 심장이 약한 아이는 또 한 번의 수술을 해야만 했답니다.

저는 그때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다른 아이들처럼 건강하게 태어나지 못한 게 다 엄마인 내 탓만 같아 너무나도 미안했습니다.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난 하준이, 아이 아픈 게 다 엄마인 내 탓만 같아서...ⓒ백정미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난 하준이, 아이 아픈 게 다 엄마인 내 탓만 같아서...ⓒ백정미

그래서 더 무서웠어요. 그야말로 깨질까, 사라질까, 유리 안에 가둬놓고 아이를 세상 밖에 꺼내 놓는 일이 너무 무서웠어요. 그래서 아이는 16개월이 되도록 잘 기지도, 서지도 못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헤리티지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인연 덕에 영재오를 만났고, 임서영 소장님과 상담할 수 있는 기회가 닿았어요.

하준이는 생후 16개월이었음에도 6개월에 불과한 발달을 보였어요. 엄마 딴에는 아이 심장이 약하니, 그것만 생각하고 조심하며 키웠는데 도리어 그것 때문에 아이 성장이 멈추고 퇴행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첫 상담에 잔뜩 겁먹은 저를 보고 임서영 소장님께서 해주신 말씀, 그 말 한 마디에 저는 단단한 동아줄을 잡은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픈 애 같지 않은데? 괜찮아, 괜찮을 거야."

저는 그동안 "하준아, 숨 쉬며 살기만 해줘"라고 생각했었는데, 임서영 소장님의 저 한 마디에 용기를 얻었어요.

하준아, 엄마랑 손 잡고 같이 도전해 보자!

◇ 아픈 아이 애지중지가 능사가 아니라는 소장님 말씀, 세상에 나갈 용기를 얻었다 

소장님이 가장 먼저 주신 미션. 매일 플래시카드 2000장 하기. ⓒ백정미
소장님이 가장 먼저 주신 미션. 매일 플래시카드 2000장 하기. ⓒ백정미

임서영 소장님은 아이 심장이 건강해지려면, 지금부터 기고 걷는 걸 많이 해야 하고, 엄마와 아이만 아는 둘 만의 사인과, 단어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24개월까지는 사물의 이름을 그대로 알려주고, 규칙을 넣어준 뒤, 25개월부터 아이의 의사를 묻는 거라고. 하준이는 안 가르쳐줬기 때문에 못 했을 뿐, 이제부터 하나씩 모두 가르친다는 생각으로 엄마부터 배워서 아이에게 모방대상이 되어주라는 것이 임 소장님이 저희에게 주신 첫 번째 솔루션이었죠.

그리고 늦어도 3개월에 한 번씩은 주기적으로 발달검사를 받고, 그 다음 솔루션을 받으며 키우자고 하셨죠.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만 하는 엄마의 마음. 걱정도 되고,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망설이기도 했죠. 하지만, 임서영 소장님은 아이와 무엇을 하며 일상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몰랐던 제게 아이를 올바르게 지킬 수 있는 지혜와 강해질 수 있는 배움을 나눠주셨습니다.

아이가 안 한다고, 아직 때가 아닌가보다 하고 포기하는 게 아니라, 무작정 시키고 가르치는 엄마가 아니라, 아이가 나를 따라하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게 같이 놀면서 아이에게 모방대상이 되어 주어야 한다는 것을요.

아이가 운다는 건 에너지를 쓰고 싶다는 신호. ⓒ백정미
아이가 운다는 건 에너지를 쓰고 싶다는 신호. ⓒ백정미

임서영 소장님과 2차 상담 후, 아이가 에너지를 너무 안 쓴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매번 울기만 하면 숨을 못 쉬어서 온 몸이 새파래지니, 우는 게 무서웠어요.

하지만 우는 것도 에너지라고, 에너지를 쏟지 못해 열이 차고 짜증이 난다고 울고 운동하고 말해야 에너지가 빠지니, 울때마다 혼자만의 세계에 있으려고 하는 아이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 내야 한다고, 더 강하게 키우라고 임서영 소장님이 말씀하셨죠.

저는 소장님이 제게 주신 미션을 실천하며, 사람을 경계하고 움직이지 않으려 하는 아이에게 세상에 나갈 준비를 시켜주었습니다.

첫 번째 미션은 하루 2000장씩 플래시카드 하기, 처음에는 헉! 했지만 이젠 플래시카드가 제일 쉽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1년 동안 5번의 육아상담을 하며 주기적으로 발달을 체크하고, 그때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울 솔루션을 받은 뒤 실천했어요. 아이가 말은 못해도 신기하게 글자를 척척 맞추더라구요. 아이도 웃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 "아이는 걷고 먹어야 행복하다" 

16개월이던 아기 하준이는 어느덧 26개월이 되었습니다. 머리는 훨씬 좋아졌는데, 몸은 다시 안 움직이려고 하더라고요. 다시 예전처럼 몸이 무거워지고, 귀찮아진 게 많아졌나봐요. 

그리고 사실 저도 조금씩 기운이 빠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저희의 마음을 귀신같이 알고 딱, 짚어주신 소장님! 기가막힌 타이밍에 기가막힌 솔루션을 주셨어요.

임 소장님은 "걸어야 행복하고, 먹어야 행복하다"고 하셨는데, 이 두 개를 안 하니 기운이 다운될 수 밖에 없다고, 지하철 타고 함께 영재오 마을에 와서 오며가며 걷는 시간도 체크하고, "가자" "세 계단 올라가" "멈춰" "앉아" 뛰어넘어" 등 일상의 언어를 더 발달시켜야 한다고 하셨죠.

영재오 마을에 오니 엄마들이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었어요. 네 아이, 내 아이 할 것 없이 한마음으로 함께 키우는 곳이죠. 그러니 집에서 엄마랑만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어휘를 듣고 경험할 수 있었을 거예요. 게임, 스마트폰, 영상 보는 아이들이 없고 인사 잘 하고 책 많이 보는 멋진 형 누나들이 많으니 그야말로 교육 청정지역!

하준이도 영재오 형님들의 발자취를 따라 이곳 저곳 산책하며 아는 글자도 발견하고, 인사도 하고, 운동도 했습니다. 저도 하준이도 한층 더 용기를 내고 강해질 수 있었던 시점이었어요. 실제로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려던 하준이에게 다른 친구들이 걷고 말하고 일상을 보내는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 시점이었는데, 그에 적절한 처방이었던 셈이죠.

사실 병원에서 대근육 발달 지연과 언어발달 지연이 심각하다고 언어치료와 재활의학과를 가라는 말에 마음이 흔들렸지만, 일상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치료도 중요하지만 엄마와 보내는 매일의 일상이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으니까요.

아이가 어떤 상황에 닥쳤을 때,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혼자 운다는 건, 보호자가 힘이 없다는 뜻이래요. 아이들은 나를 안전하게 지켜줄 강한 사람에게서 안정감을 느끼고 말도 더 잘 듣습니다.

아이들도 다 느낄 수 있어요. 어둡고 걱정 가득한 얼굴, 그리고 나를 안고 우는 엄마의 모습은 아이들을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지요.

아이가 불안해 하고 하기 싫다고 울때는 더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도전하는 멋진 형님 최고다!" "엄마는 씩씩한 형님 좋아해!" "엄마는 잘 걷는 멋진 형님 좋아해!" 칭찬과 격려로 힘낼 수 있게 응원해주세요.

하기 싫고 움직이기 싫어 악을 쓰고 울던 아이가 매일 매일 반복하니 이제는 한계단 한계단 걸을때마다 '나 잘하지요?' '나 멋지지요?' 하는 듯, "굿" "굿" "굿" 을 외치며 내려오네요.

영재오와 인연 덕에 더 용기내어 아이를 키울 수 있게 됐습니다. ⓒ백정미
영재오와 인연 덕에 더 용기내어 아이를 키울 수 있게 됐습니다. ⓒ백정미

청담동 영재오마을을 산책하고 운동하고, 만나는 이모들마다 다 인사만 해도 엄청난 에너지를 쓰고 좋은 기운도 받아요. 한마디씩 말 걸어주시고 칭찬해주신 게 얼마나 큰힘이 되었는지 몰라요.

그러다 잠시 쉬어도 가고, 그러다 또 힘내서 출발도 하고 말이죠. 그렇게 보낸지 한달쯤 됐을까요?굳게 입을 닫고 있던 하준이가 드디어 스스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 한문장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누군가에겐 당연한 일상이 다른 누군가에겐 너무나 소중하고 간절한 일상일 수 있어요.

감사하고 또 감사했답니다.

코로나로 만날 수도 없고 집에만 있어야 하는 답답한 현실이지만, 우리 위기를 기회라 생각하고 생각을 바꿔보면 어떨까요? 지금 이 1년이 우리 아이의 미래를 바꿀 수 만 있다면 못할게 뭐가 있겠냐 하는 맘으로 말이에요. 많은 사람들의 응원 속에 우리 하준이, 좋은 에너지 많이 받아 앞으로 더 건강하고 씩씩하게 멋지게 자라겠지요?

아직도 배워야 할게 많고 서툴고 부족한게 많은 저지만 이것만은 자신있습니다. 내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많은 배움들을 진심으로 나눌 자신 말이에요.

*이 글은 베이비뉴스 독자 백정미 님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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