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2020 도쿄 올림픽’이 끝이 났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계속해서 확산되어 지는 상황인지라 개막 전부터 말이 많았던 올림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1년이나 연기한 바 있어서인지 다소 무리 스러운 감이 있었지만 어쨌든 올림픽은 진행되었다.
그렇게 올림픽은 시작이 되었고, 올림픽이 진행된 10여일 동안 만큼은 코로나19의 암담한 현실은 잠시 잊은 채 올림픽 경기를 지켜봤고, 또 우리 선수들을 응원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본 경기는 바로 여자배구와 남자야구이다. 아니,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본 경기가 아닐까 싶다. 여자배구의 경우 우리나라 보다 객관적인 기량이 훨씬 뛰어난 팀들을 하나 둘씩 이겨냈다. 특히, 예선 4차전에서 숙적인 일본을 만나서 풀세트 접전 끝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장면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여자배구팀은 이후에 4강까지 진출하지만 결국 준결승에서 패하고 또한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패해 4위의 성적을 거두었다. 국민들이 이번 올림픽을 보며 여자배구팀에 열광을 한 것은 비단 4위라는 성적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김연경이라는 세계적인 선수의 리더십과 하나 된 팀워크, 그리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 모습에 모든 국민들은 열광했다. 결국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메달보다 빛나는 열정을 여자배구팀에게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한 열정은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국민들에게 큰 힘이 되고, 귀감이 되었다.
한편, 남자야구팀의 경우 선수 선발부터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바로, 대표팀으로 발탁 된 선수가 방역수칙을 어기면서 하차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후 경험이 많은 노장선수들로 전력을 보완하기는 하였지만 시작부터 불안한 출발을 한 것이다. 6개 팀이 참여해 메달 경쟁을 펼치게 된 남자야구팀은 결국 4위로 마무리를 하였다. 어느 종목보다 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가 높아서인지 남자야구팀에 대한 실망은 컸다. 특히, 선수들의 무기력한 모습은 여자배구팀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과 대비되었다.
결과만 보자면 여자배구팀도, 남자야구팀도 이번 올림픽에서 4위를 차지하였다. 그렇지만 여자배구팀과 남자야구팀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180도 달랐다. 결과는 같았지만 전혀 다른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여자배구팀과 남자야구팀의 경기를 모두 지켜보며 올림픽에서 메달이라는 결과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과정과 열정 자체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는 소위말해 MZ세대라 불리는 10대, 20대 선수들의 인터뷰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높이 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우상혁, 높이뛰기 선수)
“완주해서 후련하다. 후회 없는 경기를 마쳐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없다.” (황선우, 수영선수)
우리 아이들 역시 과정을 즐기는 아이들로 자랐으면 좋겠다. 더불어, 결과만 중요하게 생각하며 과정을 무시해 버리거나 더 쉬운 편법만을 찾지 않기를 바란다. 소중한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 자체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아니 어쩌면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칼럼니스트 고완석은 아홉 살 딸, 다섯 살 아들을 둔 지극히 평범한 아빠이다.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15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옹호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