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코로나19 확산세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휴원과 개원을 반복하고 있는데, 유아대상 영어학원, 이른바 '영어유치원'은 오히려 전년대비 6곳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수요 증가의 원인을 보면, 감염병 상황과 무관하게 종일 돌봄이 가능하다는 이유가 꼽히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 이유가 진실이라면 감염병 위기에도 부모의 경제적 배경에 따라 영유아의 건강한 발달과 돌봄 및 교육 격차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유아대상 영어학원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교육 출발선 붕괴와 아동 발달 격차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 서울시 반일제 유아대상 영어학원 294개, 월 평균 학원비는 109만 6000원
실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서울시 학원 및 교습소 등록 정보'를 바탕으로 유아대상 영어학원 실태를 분석한 결과, 서울시 반일제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전년보다 6곳 늘어난 294개로 나타났다. 강남·서초, 강동·송파 지역에 제일 많은 136곳(46.2%)이 집중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학원의 월평균 학원비는 약 109만 6000원으로 전년 대비 약 3만 원 가량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1년 단위로 환산하면 약 1315만 원으로, 4년제 대학 연간 등록금 672만 원의 약 2배에 해당한다. 서울시에서 가장 비싼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월 265만 원이었다.
일 평균 교습시간은 4시간 56분이었는데, 이는 초등학교 1, 2학년 수업 시간보다 길고, 오히려 중학교 수업시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교습시간이 가장 긴 학원에서는 무려 10시간 5분 수업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현재 누리과정(만3~5세 유아를 대상으로 한 공통교육과정)은 하루 4~5시간으로 운영되나, 그 대부분의 시간은 아동중심 놀이·활동 위주"라며 "그러나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교육과정은 대부분 영어로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유아의 발달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장시간 학습으로, 유아의 건강한 성장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70.4%는 조기영어교육의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응답하고, 92.6%는 최소 1시간 이상 놀이시간이 아이들에게 필요하다고 응답했다"며 "우리나라 아동 삶의 만족도가 OECD 최하위라는 오명을 벗고, 고비용, 장시간 학습 노동에 노출된 아동의 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영유아 발달권 보장을 위한 4법 개정'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정확한 실태파악을 위해 ▲나이스 학원 정보 등록 시스템 전반 개선 ▲학원 설립자가 정확히 신고할 수 있는 유도 대책 마련을 촉구했으며, ▲유사 유아 교육기관으로 운영되는 반일제 이상 유아대상 영어학원을 시간제 학원으로 전환해 아동의 고비용 및 장시간 학습 노동 노출 문제 해결 ▲혹은 유아교육기관으로 전환해 유아교육법 및 영유아보육법의 관리 및 감독 등을 제언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