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은 집 문제의 당사자, 아동 주거 정책 확대가 필요하다
아동은 집 문제의 당사자, 아동 주거 정책 확대가 필요하다
  • 기고=이선영
  • 승인 2021.10.0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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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다운집으로] 27.이선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서울아동옹호센터 팀장

코로나19 재난 상황 속에서 집의 의미와 중요성이 커지는 현재, 아이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관심이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베이비뉴스는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집다운 집으로’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동의 권리 관점에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서울아동옹호센터 이선영 팀장.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서울아동옹호센터 이선영 팀장.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거 빈곤 해소를 목표로 한 제도를 마련하고 아동 가구만을 대상으로 한 임대주택 지원사업을 시작한 것은 2020년 서울시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수십만, 수백만 호의 청년, 신혼 주택 공급 약속이 계속 발표되고 있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수십 년, 심지어 백 년 전부터 아동 주거 정책을 별도로 마련하고 아동이 있는 가구에 우선으로 집을 제공해 온 독일, 미국, 영국 등에 비해서도 매우 늦은 감이 있다.

주거 정책, 지원사업의 부족으로 인해 아동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높은 건물과 새 아파트에 밀려나 생활하게 된 채광과 환기가 부족한 공간에서 아동은 신체적, 정서적 발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조금 더 나은 곳으로 이사하고 싶지만 ‘기타’ 또는 ‘그 외’ 대상에게 공공주택 입주의 순서는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특히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그대로 노출된다. 서울시 아동 주거 빈곤 가구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여름철, 겨울철에 실내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할 수 없다는 응답이 70%에 달했고 이 중 절반은 주택 노후, 시설 미비 등이 그 이유라고 답했다.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집에서 생활하다가 매입임대주택으로 이주한 아동들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집의 중요성을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지원을 통해 주거 상향을 한 아동 가정의 경우 아이들의 아토피 피부염이 개선되고 삶의 만족도와 가족 행복감이 높아졌다. 보호자의 우울감이 개선되고 행복감이 높아졌다. 주거비 때문에 식료품비를 줄여야 하는 일도 줄었다. 주거 상황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현재의 문제가 해결될 뿐 아니라 발생 가능한 많은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아동의 주거권 보장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면서 새로운 제도가 생겨나고 지원 범위도 넓혀지고 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이른 나이에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청소년 부모, 탈가정 청소년 등 위기 청소년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고, 다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가정을 위한 적정한 규모의 임대주택도 필요하다. 가정 외 보호를 받는 아동들이 생활하고 있는 시설 또한 주거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보완해 나가야 한다. 특히 코로나 상황에서 대규모 양육 시설은 집단 감염의 위험에 노출될 뿐 아니라 면담, 외출 등이 전면 금지되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설을 소규모화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등 적정한 주거 환경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

현재와 같이 나이 또는 가정 유형, 소득 기준을 설정해 지원 대상을 하나씩 추가하는 방식으로는 계속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 집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 주거와 관련된 어려움이 있다면 누구나 상담을 요청할 수 있고 크고 작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다각화하고 전달 체계를 확대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동을 주거 정책의 주요한 대상, 주거권을 가진 주체로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동을 정책 대상으로 고려한다면 아동이 겪고 있는 다양한 주거문제를 발견하게 될 것이고 가족의 유형, 사는 곳, 기타 조건 등에 따라 지원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적절한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0월 4일, 매년 10월 첫째 주 월요일은 UN이 지정한 ‘세계 주거의 날’이다.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 관한 관심을 높이고 주거가 기본적인 권리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하여 제정된 기념일이다. 아동, 주거를 검색할 때 더 이상 ‘빈곤’이 연관 검색어로 등장하지 않도록,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아동 주거 정책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기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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