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의 이야기를 거짓으로 꾸며내요
어린이집에서의 이야기를 거짓으로 꾸며내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1.11.11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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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지어낸 이야기, 사실을 바로 잡기보다는 경청해야
엄마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없는 이야기를 꾸밀 수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엄마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없는 이야기를 꾸밀 수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Q. 4세 여아를 키우고 있는데 어린이 집 생활이 어땠을까 궁금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면 곧 잘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언제인가부터 없었던 일이 실제로 있었던 것처럼 말해요. 아이가 지어낸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는데, 바로 잡아줘야 하는지 아니면 모르는 척 해야 하는지 고민이 됩니다.

A.

1. 아이의 스토리텔링은 한계가 없습니다

유아의 물환론적 사고(무생물에게 생명과 감정을 부여하는 사고)는 이야기를 풍부하게 하는데 많은 역할을 합니다. 어느 면에서 꾸며내는 이야기가 상상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동화와 실제를 혼돈하는 것은 생활에서 부작용을 낳기도 하니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아이들은 동화 즉 상상과 실제를 언제부터 구분하게 될까요 양육자는 아이가 언제부터 구분하도록 도와주어야 할까요

- 아이의 관점에서 언제 현실감이 생길까요

아이에게는 양육자인 부모, 가족이 아닌 또래관계를 시작하면서부터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다소 일방적으로 아이에게 초점이 맞춰져 나(아이)를 기준으로 이루어지는데 기관에서의 또래관계는 다 초점으로 기준이 나만 될 수 없다는 점을 다양한 상황에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현실감이 등장하게 됩니다.

- 부모의 관점에서 언제 아이를 도와줘야 할까요

아이가 어린이 집 등 기관에서 단체생활을 하기 시작하게 되면 현실 대화에 좀 더 비중을 두어야 합니다. 상상하거나 미화하는 동화같은 물환론적 대화는 상황에 맞춰 다른 형태를 취하도록 하고, 사실에 근접하는 실제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아이의 상상과 환상이 현실적으로 정돈된다 해도 또 다른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결국 장르만 변화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 추상화가 사실화가 되는 것처럼.

2. 엄마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없는 이야기를 꾸밀 수 있습니다

- 어린이집 생활에 대해 묻는 엄마를 아이는 어떤 생각으로 바라볼까요? 4세 아이라면 ‘엄마가 나에게 관심이 많아서 그렇구나’ 라고 생각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아이는 삐아제의 인지발달 단계 중 전조작기 해당하는 시기로 이때는 보존개념(대상영속성과 유사한 개념으로 예를 들어 같은 양의 물인데 용기를 바꾸면 물에 양이 적어졌다고 혹은 많아 졌다고 이해 함)이 형성되지 않고, 타인의 관점이 자신의 관점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중심적, 직관적 사고를 합니다. 당연히 조작적 사고를 하지 않습니다. 

- 엄마의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는, 그것도 엄마가 원하는 답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직관적으로 행동할 것입니다. 아이의 표현에 대한 엄마의 반응이 아이에게는 정보가 되는데 ‘아 이렇게 말을 하니 엄마가 좋아하네’라고 느끼고 이후에도 엄마가 반응할 만한 내용들을 꺼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다소 과장되거나 없는 사실도 있는 일처럼 말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만약 아이의 기질이 외향적이고, 언어적인 표현이 풍부하다면 더욱 그럴 수 있겠습니다.

* 이렇게 해 봅니다.

1) 사실을 바로잡기 보다는 경청합니다.

- 없는 이야기를 하더라도 아이의 정신세계에서는 사실과 다름없는 스토리이기 때문입니다.

2) ‘엄마가 알아보니 아니라는데 거짓말하면 안 돼’ 라는 표현은 지양합니다.

- 아이의 표현을 거짓말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이후 아이의 도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3) 사실은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 예를 들어 아이가 '엄마 어제 이사 갔던 ㅇㅇ이가 원에 놀러 왔어'(사실은 오지 않음)라고 합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연장해서 맞다 아니다 라고 평가하는 것은 아이의 속마음을 적나라하게 오픈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마 아이 속마음은 친구가 보고 싶었거나 무엇으로 하여금 연상하게 하는 작용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속마음은 알아주는 것이지 들춰내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ㅇㅇ이가 작년에 이사 갔지 ㅇㅇ이는 ㅇㅇ유치원에 다니고 있대 지금은 함께 할 수 없어도 우리 예전에 재밌게 놀았잖아' 이렇게 반응해 주면 어떨까요  친구가 왔는지 안 왔는지 보다 중요한 것은 친구는 현재 이사를 갔고, 다른 유치원을 다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4) 거짓말은 학령기 전 발달단계의 과정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발단은 적절히 성취하고 다음단계로 진행되어야 하고, 발달이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문제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아이를 좀 더 유심히 살피고, 돌보면서 심리, 정서가 발달하도록 마음을 써주시기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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