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아동들에게는 충분한 쉼이 필요합니다"
"대한민국 아동들에게는 충분한 쉼이 필요합니다"
  • 기고=홍지유
  • 승인 2024.10.0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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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생각, 정책이 되다] 2. 홍지유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경기부천 심원중학교 3학년)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곳까지도 뻗어 있습니다. 베이비뉴스와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는 올해 말 공표 예정인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25~’29)에 해당 정책의 주인공인 아동의 의견이 충분히 담길 수 있도록 아동 목소리를 전하는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제안을 단순한 의견으로 보지 않습니다.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희망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아동행복 대한민국’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 말

홍지유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경기부천 심원중학교 3학년). ⓒ굿네이버스
홍지유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경기부천 심원중학교 3학년). ⓒ굿네이버스

나는 이번 기고를 통해 아동의 쉴 권리와 놀 권리가 보장되어야 함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나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 활동을 하며 아동의 쉴 권리 옹호 캠페인에 참여하고, 지난 21대 국회에서 발의되었던 아동기본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대한민국 아동을 대표하여 아동의 놀 권리와 쉴 권리 보장을 위한 제언을 했다. 그간의 경험을 기반으로 저를 비롯한 대한민국 아동들의 의견이 아동정책을 수립할 때 잘 전달되고 반영되기를 바라며 이 기고를 작성한다.

아동의 놀 권리는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아동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에 필수적인 요소다. 아동은 놀이를 통해 사회적 상호작용을 배우고 창의력을 키우며, 감정을 표현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익힌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많은 아이들은 과도한 학업 부담과 사교육으로 인해 충분한 놀이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동의 놀 권리는 아동정책을 만들 때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쉴 권리 또한 아동의 전반적인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휴식은 아동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신체적 피로를 풀며, 정신적 안정을 찾는 데 필수적이다. 그러나 많은 아동이 학원과 숙제, 미디어로 인해 수면 부족을 겪으며, 이는 학습 효율을 떨어뜨리고 정서적 불안감을 초래하게 된다. 특히 학습에 집중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충분한 양의 휴식 시간이 보장돼야 한다. 

현재 놀 권리, 쉴 권리 정책이 대부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만 인식되거나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중학생과 고등학생 역시 이러한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아야 한다. 또한 연령별로 권리를 보장받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따라서 나는 아동들이 놀 권리와 쉴 권리를 더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학교 밖 아동 등 아동의 연령이나 처한 상황에 맞는 보장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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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초등학생의 놀 권리와 쉴 권리 보장을 위한 제안으로 첫째,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위협받지 않도록 주기적인 점검을 통한 관리와 운영을 강화하는 것이다. 초등학생들의 놀이공간이 위협받고 있는데, 학교 운동장과 놀이터에서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며,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어른들 때문이다. 아이들이 하교 후 친구들과 함께 모여 놀 수 있는 공간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놀이 공간의 위협은 자연스럽게 놀이 시간의 축소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가 노는 공간은 안전하게 지켜주었으면 한다.

둘째, 초등학생에게 다양한 놀이 방법과 휴식 방법을 교육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힘들 때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놀고 쉬는 것이 나에게 맞는지 배운 적이 없다. 아동들이 어떤 활동이 자신을 정신적으로 안정시키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다양하게 경험하고 배우도록 학교 시간을 활용해서 충분한 교육을 해주었으면 한다.

지난 8월에 개최된 굿네이버스 아동참여 정책토론회에서 홍지유 아동이 토론자로 참여해 아동의 놀권리와 쉴권리 보장에 대해 제언하는 모습. ⓒ굿네이버스
지난 8월에 개최된 굿네이버스 아동참여 정책토론회에서 홍지유 아동이 토론자로 참여해 아동의 놀권리와 쉴권리 보장에 대해 제언하는 모습. ⓒ굿네이버스

다음으로 중·고등학생의 놀 권리와 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안으로 첫째, 청소년기인 중·고등학생들은 놀 권리보다는 쉴 권리라는 단어가 조금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는데,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쉴 수 있는 공간이 지금보다 더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고등학생들에게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사이에 비는 시간이 자주 생긴다. 하지만 애매한 이 시간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보낼 수 있는 공간은 부족하다. 학생들은 매일 학원 주변에서 대충 시간을 보내거나, 학원 앞이나 편의점에서 쪼그려 앉아 간식을 먹고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카페나 스터디카페에 가기도 하지만 제한된 용돈으로는 그 장소를 이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아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학원가나 학교 근처에 학생들이 비용을 들이지 않고 안전한 곳에서 편히 놀고 쉴 수 있는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

둘째, 학교에서 점심시간이 끝난 후 1시간을 ‘쉼 교시'로 지정해 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자유롭게 쉬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한다.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 집을 오가며 쉴 틈 없는 일상을 보낸다. 많은 학생이 학원에서 주는 숙제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밤늦게 학원이 끝나 집에 오면 빨리 자라는 부모님의 잔소리에 숙제할 시간이 부족하고, 학교 쉬는 시간에는 교실이 너무 시끄러워 집중이 되지 않는다. 밥을 먹느라 조용해질 점심시간에도 끼니를 거르고 숙제를 하는 친구들이 많다. 점심시간 이후 1시간을 ‘쉼 교시’로 지정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학습하거나 쉴 수 있도록 시간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셋째, 학교의 빈 교실 등 남는 공간을 활용해 학생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쉴 수 있는 공간 확보해 주었으면 한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학생 수가 적어지는 요즘, 학교의 빈 교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공간을 학생들의 쉼 공간(유휴공간)으로 만들어 ‘쉼 교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쉬는 방법은 모두 다르다. 운동을 하며 쉬기도 하고, 책을 읽으며 쉬기도 하고,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그리며 쉬기도 한다. 교실은 이런 다양한 학생이 원하는 방법으로 쉬기에 너무 제한적이고, 각자의 쉼에 집중하기 어렵다. 운동, 독서, 음악 감상,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쉴 수 있도록 빈 교실을 디자인해 마음껏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학교 밖 아동의 놀 권리와 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안으로 학교에 다니는 아동뿐만 아니라 학교에 다니지 않는 아동들에게도 놀고 쉴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학교 밖 아동들이 또래 간의 꾸준한 교류를 하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청소년센터, 아동센터 등의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하고 아동이 어떤 사유로 인해 학교 밖에 있든지 간에 학교에 있는 아이들과 차별 없이 충분하게 쉬고 놀 수 있는 환경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에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이 수립된다고 들었다. 나와 아이들의 의견이 아동정책기본계획에 잘 반영되어 우리 모두가 다양한 측면에서 균형 잡힌 성장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길 바란다.

굿네이버스 아동 쉴권리 옹호 캠페인에 직접 참여한 홍지유 아동의 그림. ⓒ굿네이버스
굿네이버스 아동 쉴권리 옹호 캠페인에 직접 참여한 홍지유 아동의 그림. ⓒ굿네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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