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들어가며 : “내 전화번호와 우리 집 주소도 잊어버리게 되었다”
지난 2023년 11월 소통 전문가로 불리며 123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강사 김창옥 씨(당시 50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뜻밖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처음에는 숫자를 자꾸 잊어버리는 정도였는데 나중에는 자신의 전화번호와 자신이 사는 집 주소까지 기억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었습니다.
뇌신경센터를 찾아 검사를 받은 그는 또래 평균 70점인 기억력 검사에서 0.5점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았고 MRI와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검사까지 진행했습니다. 이후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서 “알츠하이머 치매 유전자는 있지만 치매까지는 아니었고 ‘단기 기억상실’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말과 소통을 본업으로 삼아온 김창옥 씨의 솔직한 고백은 많은 이들에게 “혹시 나도?”라는 불안감을 안겼습니다.
사실 이런 불안감은 중년들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잡코리아가 20~3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3.9%가 “나는 영츠하이머인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도어락 비밀번호를 까먹고, 노트북을 켰는데 무엇을 하려고 했었는지 갑자기 잘 기억나지 않으며, 방금 만난 사람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젊은(Young)’과 ‘알츠하이머(Alzheimer)’를 합쳐진 신조어 ‘영츠하이머(Youngzheimer)’가 중요한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영츠하이머(Youngzheimer)의 정확한 정의와 그것이 발생하는 사회문화적 배경 그리고 이 현상이 대한민국만의 특수한 상황인지 아니면 동북아시아 혹은 전 세계적인 흐름인지를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영츠하이머(Youngzheimer)의 핵심 증상과 서양의학적 표준 치료법 그리고 분자생물학적 차원에서의 과학적 논문 근거를 갖춘 한의학적 치료법(특히 본초학(本草學)적 근거 포함) 및 일상생활 관리법을 국내외 최신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 영츠하이머(Youngzheimer)란 무엇인가? : 질병명이 아닌 사회적 현상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츠하이머’는 공식적인 의학적 진단명이 전혀 아닙니다.
국제질병분류(ICD)나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에 등재된 질환이 아니라,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건망증이나 기억력 감퇴를 겪는 ‘증상’을 가리키는 대중적 신조어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가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3가지로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1) 디지털 치매(Digital Dementia) : 스마트폰·내비게이션 등 디지털 기기에 과잉 의존해서 정보를 뇌가 아닌 외부 전자기기에 저장하면서 반복 학습과 능동적 기억 과정이 줄어들어 나타나는 기능적 건망증입니다. 독일 신경과학자 만프레드 슈피처(Manfred Spitzer)가 2012년 처음 이 용어를 제안했습니다.
(2) 가성 치매(Pseudo-dementia) :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과다 분비 및 우울증·불안증 등의 정서적 요인으로 인해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되는 경우. 실제로 치매처럼 보이지만 원인 질환이 치료되면 인지기능이 회복됩니다.
(3) 조발성(초로기) 치매 : 매우 드물지만 20~64세에 실제로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이 발병하는 경우로서, 이는 ‘영츠하이머’라는 유행어와는 구분되는 진짜 치매입니다.
영츠하이머(Youngzheimer)로 인한 기억력 감퇴는 노년기 치매와 메커니즘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노인성 치매가 뇌세포의 실질적 파괴(신경세포 사멸)로 인해서 기억을 아예 ‘등록’하지 못하는 것과는 달리, 영츠하이머(Youngzheimer)는 과부하 상태의 뇌가 저장은 해두었지만 필요한 순간에 정보를 ‘인출’시키지 못하는 문제에 가깝습니다.
일본 스마트폰 인지증(スマホ認知症)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우치노 가쓰유키(内野勝行) 원장은 이를 “치매는 정보를 입력(기억)하는 기능의 장애이고 스마트폰 인지증은 저장된 정보를 출력(회상)하는 기능의 장애”라고 구분해서 설명합니다. 실제로 힌트를 주면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는 점이 진짜 치매와의 결정적 차이입니다.
◇ 왜 지금, 젊은 세대에게서 급격히 나타나고 있는가? : 사회문화적 배경
영츠하이머(Youngzheimer) 현상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사회문화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 스마트폰 과잉 의존과 정보 과부하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2022 인터넷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는 주 평균 약 22시간 하루 약 3시간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습니다. 전화번호부터 일정 및 계산까지 모든 것을 스마트폰에 위임하면서 정보를 능동적으로 기억하려는 뇌의 훈련 기회 자체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2) 상시 연결 노동 문화와 만성 스트레스
메신저를 통한 업무 지시가 퇴근 이후에도 이어지는 이른바 ‘카카오톡 야근’ 문화, 잦은 회식과 음주, 실적·경쟁 중심의 조직문화는 만성적인 코르티솔(cortisol) 과다 분비를 유발합니다. 코르티솔(cortisol)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의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을 직접적으로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수면 부족과 멀티태스킹(multitasking)
여러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이 습관화되면 전두엽과 해마의 연계가 약화되어 주의력과 집중력이 모두 떨어지게 됩니다. 여기에 수면 부족이 겹치면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이를 보통 ‘기억 통합(memory consolidation, 기억 응고화)’이라고 부름)하는 해마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됩니다.
(4) 청년 세대의 정신건강 부담
취업난과 주거 불안 및 SNS 비교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등 청년 세대 특유의 스트레스원이 우울증·불안증의 ‘인지적 증상’으로서의 건망증을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5) 초고령화 사회 담론 속에서의 치매 공포
대한민국은 이미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치매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과 정보량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겪는 일상적인 건망증마저 ‘치매’라는 틀로 해석되고 확대되는 경향도 이러한 신조어 확산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 영츠하이머(Youngzheimer), 과연 대한민국만의 사회 현상인가?
결론적으로 이 사회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관찰되는 흐름입니다. 다만, 대한민국·중국·일본 등 동북아시아 국가에서 보다 두드러지게 사회적 담론화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객관적 자료에 부합합니다.
(1) 대한민국
치매 뉴스 보도(2025년 1월)에 따르면, 65세 미만 조발성(초로기) 치매 환자는 최근 10년 동안 3.6배 증가해서 전체 치매 환자의 약 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서울연구원 자료 기준 65세 미만 치매 환자군의 연간 의료비(773만 원)는 65~74세(350만 원)보다 오히려 높고 연평균 진료비 증가율(12.3%)도 고령층보다 가파릅니다. 잡코리아 설문에서 20~30대 젊은이의 43.9%가 스스로 ‘영츠하이머(Youngzheimer)’라고 응답했습니다.
(2) 일본
‘스마호 닌치쇼(スマホ認知症, 스마트폰 인지증)’라는 동일한 개념적 용어가 통용되고 있으며, 2025년 6월 도쿄에서는 일본 최초로 ‘스마트폰 인지증’ 외래 클리닉도 개설되었습니다. 해당 클리닉 대표는 “일본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5000만~6000만 명이 스마트폰 인지증 예비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언급했고, 니혼게이자이 신문(2026년)도 30대 젊은층의 스마트폰 인지증 위험을 상세히 다루었습니다.
(3) 중국·대만
중국에서는 중의학 전통 한약 처방(총명탕(聰明湯)·개심산(開心散) 등)의 핵심인 원지(遠志)·석창포(石菖蒲) 등 식물성 본초(本草) 소재를 활용한 인지기능(기억력·집중력) 개선 연구가 국제 학술지에 매우 활발하게 발표되고 있어서 학계 차원에서 ‘디지털 시대의 인지기능 저하’에 대한 관심이 뚜렷합니다.
(4) 미국·유럽
2025년 예일대(de Havenon 교수팀)가 미국 행동위험요인 감시체계(BRFSS)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18~39세 성인이 스스로 보고한 ‘심각한 인지장애(기억력·집중력·의사결정(판단력)에서의 심각한 어려움)’ 비율은 2013년 5.1%에서 2023년 9.7%로 10년 사이에 거의 두 배로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7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오히려 소폭 감소(7.3%→6.6%)했다는 점이 대조적입니다. 이 연구는 코로나19 이후 ‘롱 코비드(Long COVID)’로 인한 ‘브레인 포그(brain fog)’와 수면 부족 그리고 저소득층의 의료기관 접근성 문제 등을 복합적인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디지털 치매(Digital Dementia)’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만프레드 슈피처(Manfred Spitzer) 박사(독일) 연구를 포함해서, 유럽에서도 청소년·청년의 과도한 스크린 노출이 뇌 발달기 회백질·백질 부피에 영향을 주어서 성인기 인지장애 위험을 높인다는 리뷰 논문이 발표된 바 있습니다(PubMed, 2022).
이를 모두 종합하면 ‘일하는 뇌의 과부하’라는 본질은 전 세계 공통의 현상이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학업·취업 경쟁이 극심하며 초고령사회로 인한 치매 민감도가 높은 대한민국·일본·중국 등 동북아시아 국가에서 특히 사회적 신조어(영츠하이머·스마호 닌치쇼)로까지 발전해 담론화되었다는 지역적 특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영츠하이머(Youngzheimer), 핵심 증상 체크리스트
다음과 같은 증상이 반복되고 있다면 영츠하이머(디지털 치매·가성치매)를 꼭 한번 의심해 볼 수 있겠습니다.
(1)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가 3개 이하이다.
(2) 스마트폰 화면을 켰는데, 무엇을 하려고 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3) 전날 먹은 식사 메뉴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
(4) 만났던 사람을 처음 만난 사람으로 착각한 적이 있다.
(5) 간단한 암산이 어렵고 반드시 계산기를 사용한다.
(6) 멀티태스킹 도중에 막상 하려고 했던 일 자체를 잊어버린다.
(7) 힌트를 주면 대부분 기억이 되살아난다(진정한 알츠하이머 치매와의 핵심 감별 포인트)
◇ 서양의학적 표준 치료법 : 숨은 원인을 먼저 감별한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포인트는, 40세 이하의 건망증은 대부분 퇴행성 뇌질환이 아니라 ‘숨은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감별 진단과 생활습관 교정을 우선하고 있습니다.
(1) 원인 감별 검사
a. 갑상선기능저하증/빈혈/비타민 B12·엽산·비타민 D 결핍 여부 확인을 위한 혈액검사
b.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 선별 검사(코골이·수면 무호흡증·주간 졸림 등)
c. 우울증·불안장애 등 정신건강의학적 평가(‘가성 치매(pseudodementia)’ 여부 확인)
d. 신경심리검사(MoCA·SNSB)와 뇌 MRI를 통한 기질적 질환 배제
(2) 근거 수준이 확인된 비약물적 중재
a. 유산소 운동 :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 해마 부피와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다수 축적되어 있음.
b. 수면 위생 교정 : 하루 7시간 이상의 깊은 수면은 단기 기억의 장기 기억 전환(기억 통합(memory consolidation, 기억 응고화))에 필수적임.
c. 오메가-3 지방산 : 40세 이상 성인 26,881명을 포함한 14개 RCT를 종합한 최신 메타분석(2025년)에서는 MMSE 점수의 통계적으로는 유의하지만 효과 크기는 별로 크지는 않은(effect size 0.16) 개선이 확인되어 생활습관 교정의 보조적 수단으로 권고됨.
d. 디지털 디톡스 및 능동적 기억 훈련 :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제한하고, 암산·손글씨 메모·독서 등 능동적 인지 활동을 늘리는 것이 권고됨.
현재까지 영츠하이머(Youngzheimer) 자체를 적응증으로 하는 (서양의학적 표준 치료 시스템에서) 승인된 전문의약품은 없으며,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cholinesterase inhibitor) 등 항치매 약물은 실제 알츠하이머병 등 병리학적으로 확인된 치매에 한정해서 사용된다는 점이 중요한 임상적 원칙입니다.
◇ 분자생물학적 차원에서의 과학적 논문 근거를 갖춘 한의학적 치료법 – 특히, 본초학(本草學)적 접근법을 중심으로
한의학에서는 전통적으로 ‘건망(健忘)’과 ‘총명(聰明)’을 개선시키는 특정한 한약 처방과 본초가 상당히 체계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특히 최근 20여 년 동안 국내외에서 이들 특정한 한약 처방과 본초 유효성분의 분자생물학적 작용 메커니즘을 규명한 세포실험·동물실험·임상시험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1) 총명탕(聰明湯)의 역사와 임상적 근거
총명탕(聰明湯)은 중국 명(明)나라 태의원(太醫院) 의관이었던 공정현(龔廷賢)이 1581년에 편찬한 『종행선방(種杏仙方)』에 처음 수록한 처방으로서, 기본 처방은 백복령(白茯苓)·원지(遠志)·석창포(石菖蒲) 3가지 본초로 구성됩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다망(多忘 : 건망증)을 치료하며, 총명탕(聰明湯)을 꾸준히 복용하면 하루에 천 마디를 외울 수 있다(治多忘 久服能日誦千言)’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총명탕(聰明湯) 처방의 현대적 재구성이라고 할 수 있는 인삼 복합 처방(HT008-1)에 대해서,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학교실 및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공동연구팀은 평소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는 성인 118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배정·이중맹검·위약(僞藥)-대조(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방식의 과학적 임상시험(RCT)을 수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인삼 복합 처방(HT008-1) 복용군에서 인지기능 개선과 여러 건강 지표의 유의미한 회복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었으며, 이 연구 결과는 2008년 SCI 국제학술지 『약리생화학행동학회지(Pharmacology, Biochemistry and Behavior)』에 게재되었습니다. 이는 세포실험이나 동물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근거 수준이 높은 임상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2) 개별 본초의 분자생물학적 작용 기전 - 두뇌신경세포 보호 한약(Neuroprotection Herb)
인지기능 개선을 위한 총명탕(聰明湯) 처방에 흔히 사용되는 개별 본초들은 최근 20여 년 동안 세포실험(in vitro)·동물실험(in vivo)·임상시험(clinical trial) 등과 같은 세 가지 층위에 걸쳐 분자생물학적 논문 근거가 매우 촘촘하게 축적되고 있습니다.
a. 원지(遠志, Polygala tenuifolia)
총명탕(聰明湯)의 핵심 본초 중 하나인 원지(遠志)는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기전이 규명되어 있습니다.
2016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원지(遠志)에서 분리·추출한 유효성분이 치매를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아밀로이드 베타, Aβ) 생성을 억제하고 독성을 완화함으로써 기억력을 향상시킨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산동중의약대학(山東中醫學大學) 연구팀(2024)은 알츠하이머병 동물모델(SAMP8 mouse)에서 원지(遠志) 다당류(PTPS)가 ERK 신호전달 경로를 표적으로 아밀로이드 베타(Aβ) 손상을 완화하고 해마 신경세포의 아세틸콜린(ACh) 농도를 높이며 아세틸콜린분해효소(AChE)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모리스 수중 미로(Morris water maze) 실험으로 입증했습니다.
또 다른 연구(BMC Complementary Medicine and Therapies, 2021)에서는 원지(遠志) 유래 활성 성분이 알츠하이머 유전자변형 생쥐(APP/PS1 마우스)에서 BDNF/TrkB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해 해마의 신경발생(neurogenesis)을 회복시킨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미국 소재 노인성 뇌질환 연구자들이 정리한 리뷰(Nootropics Expert 등)에서도 원지(遠志)의 핵심 활성 기전이 해마 BDNF 발현 증가/모노아민산화효소(MAO) 억제를 통한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조절/코르티솔(cortisol) 분비 억제로 요약되며, 서구권에서도 학습·기억 증진 식물성 천연물 소재로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b. 석창포(石菖蒲, Acorus tatarinowii/gramineus)
석창포(石菖蒲)에 함유된 아사론(asarone) 및 다당류 성분은 아밀로이드 베타(Aβ) 대사 조절/타우(tau) 단백질의 과인산화 억제/콜린성 신경전달 기능 개선/신경염증(NF-κB·TLR4 경로) 억제 등 다기전적 신경보호 효과가 중국 연구팀들에 의해 보고되어 있습니다(2023~2025).
특히 일본 연구팀(Umeda 등, 2024, 유전자변형 전측두엽 치매 동물모델)은 그동안 한약재로 잘 쓰이지 않던 석창포(石菖蒲)의 잎 추출물이 뿌리(근경) 못지않게 혹은 그 이상으로 인지기능과 타우(tau) 병리를 개선시킨다는 사실을 모리스 수중 미로(Morris water maze) 실험으로 확인함으로써, 폐기되던 석창포(石菖蒲)의 잎 부위를 활용한 새로운 치매 예방 식물성 천연물 소재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원지(遠志)와 석창포(石菖蒲)를 함께 사용하는 본초 조합(herb pair)은 개별적 사용보다 더 뛰어난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보인다는 중국 내 최신 약리 기전 리뷰 논문(2026)도 최근 발표된 바 있습니다.
c. 인삼(人蔘, Panax ginseng)
우석대학교 연구팀이 수행한 새싹인삼 추출물(ThinkGIN™)의 12주간 무작위·이중맹검·위약(僞藥)-대조 임상시험(Nutrients, 2024)에서는, 주관적 기억력 저하(SMI)를 호소하는 55~75세 성인 80명을 대상으로 언어기억검사(SVLT)·시공간기억검사(RCFT)·몬트리올 인지평가(MoCA-K) 등 표준화된 객관적 지표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되었고, 혈중 아세틸콜린분해효소(AChE) 활성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변화했습니다.
2025년 『Journal of Ginseng Research』에 실린 리뷰 논문은 인삼(人蔘)의 주요 활성 성분인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가 아밀로이드 생성 억제/아밀로이드 제거 촉진/타우(tau) 과인산화 억제라는 세 가지 경로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병리 자체를 긍정적으로 조절하는 잠재력이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유럽에서도 프랑스·이탈리아 등 다국적 연구팀이 수행한 위약(僞藥)-대조 교차 임상시험(HRG80 발효홍삼, 2020)에서 피로도가 높은 성인 50명을 대상으로 주의력(d2 검사)·기억력 검사 점수가 위약(僞藥)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향상되었으며, 미국·캐나다에서는 아메리카 인삼(Panax quinquefolius, Cereboost®)이 건강한 젊은 성인의 작업기억(working memory)을 개선한다는 무작위 대조시험이 다수 발표되어 있습니다(European Journal of Nutrition, 2022 등).
d. 천마(天麻, Gastrodia elata)
2025년 6월 『Journal of Ginseng Research』 자매지(Elsevier)에 발표된 국내 연구팀의 무작위·이중맹검·위약(僞藥)-대조 임상시험에서는, 인지기능이 정상이거나 경도로 저하된 중장년 성인을 대상으로 천마(Gastrodiae Rhizoma) 추출물을 12주간 복용시킨 결과 ADAS-cog 등 인지기능 평가 점수가 유의미하게 개선되었으며, 그 효과 크기는 콜린성 인지 개선제(콜린 알포세레이트)나 홍삼과 비교할 만한 수준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중국과학원 산하 약용식물개발연구소(2022, 2023)의 동물실험에서는 천마(天麻) 추출물이 만성 스트레스로 유발된 인지기능 저하 생쥐 모델에서 해마의 AKT/CREB 신호전달을 회복시키고, 미토콘드리아 분열·융합 균형(Drp1, Cyt C, BAX 단백질)을 정상화하며, 신경염증 지표(IL-1β, TNF-α)를 유의미하게 낮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2026년 발표된 최신 계통 약리학 연구는 천마(天麻)가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미세아교세포(microglia)의 과도한 해마 시냅스 가지치기(synaptic pruning)를 억제함으로써 인지기능을 보호한다는 새로운 치료 기전을 제시했는데, 이는 영츠하이머(Youngzheimer)의 핵심 원인 중 하나인 만성 스트레스성 인지기능 저하 기전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시사점이 큽니다.
e. 산조인(酸棗仁, Ziziphus jujuba var. spinosa)
대만 연구팀(Chen CYC 등)은 산조인(酸棗仁)의 주요 활성 성분이 GABA-A 수용체와 결합하는 방식을 3차원 분자 도킹(molecular docking) 기법으로 규명해, 전통적으로 안신(安神)·정충(定忡) 효능으로 활용되어 온 산조인(酸棗仁)이 실제로 뇌 신경전달물질 수용체 차원에서 작용한다는 것을 분자구조 수준에서 객관적으로 입증했습니다(Journal of the Taiwan Institute of Chemical Engineering).
최근 중국 연구팀(2024)은 산조인(酸棗仁)의 대표 유효성분 jujuboside B와 spinosin을 5:1 비율로 병용할 때 GABA_A 수용체·GAD-67 발현을 상향 조절하고 GAT-1 발현을 하향 조절함으로써, 단일 성분보다 더욱 우수한 신경보호·진정 효과 시너지를 보인다는 것을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으로 확인했습니다(Journal of Functional Foods).
산조인(酸棗仁)은 특히 불안·스트레스로 인한 ‘가성 치매(pseudodementia)’형 건망증에서 수면의 질을 개선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인지기능 회복에 기여하는 본초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f. 은행잎(銀杏葉, Ginkgo biloba, 표준화 추출물 EGb 761)
총명탕(聰明湯)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 전통 한약 처방과는 별개로, 서양에서 가장 널리 연구된 두뇌신경세포 보호 한약(Neuroprotection Herb)은 단연 은행잎 표준화 추출물 EGb 761입니다.
이 추출물은 유럽연합(EU) 여러 국가에서 경도~중등도 치매의 증상 치료제로 정식 품목허가(marketing authorization)를 받은 상태이며, 2025년 2월 『The World Journal of Biological Psychiatry』에 발표된 최신 메타분석은 다수의 무작위 위약(僞藥)-대조군 임상시험을 종합해 EGb 761이 경도 치매 환자군에서 유의미한 인지기능·행동증상·일상생활기능 개선 효과를 보인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은행잎(銀杏葉)의 치료 기전으로는 신경보호/뇌혈류 개선/항산화·항염증 작용/미토콘드리아 보호(‘미토콘드리아 캐스케이드 가설’) 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다만, 대규모 예방 목적 임상시험(GuidAge, GEM 등)에서는 건강한 고령자의 치매 ‘발병 예방’ 효과까지는 확인되지 않아서, 이미 인지 저하가 시작된 경우의 보조적 개선에 과학적 근거가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균형 있게 이해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3) 국가별 연구 흐름 종합
a. 대한민국 : 과학화된 총명탕(聰明湯, HT008-1) 118명 대상 RCT(2008, SCI), 새싹인삼 ThinkGIN™ RCT(2024), 천마(天麻) 추출물 RCT(2025) 등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상대적으로 활발하며 한의학 임상 현장에서 한약 처방(탕약) 형태로 직접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b. 중국 : 원지(遠志)·석창포(石菖蒲)·산조인(酸棗仁)·천마(天麻) 등 개별 본초의 분자생물학적 기전(BDNF/TrkB, ERK, AChE, GABA_A 수용체 결합, NF-κB 신경염증 경로 등)을 세포실험·동물실험 수준에서 규명하는 기초과학 연구가 압도적으로 많으며, 개심산(開心散) 등 고전 한약 처방의 최신 약리학적 기전 재해석 연구도 활발합니다.
c. 대만 : GABA-A 수용체에 대한 분자 도킹(molecular docking) 등 정밀 구조생물학적 방법론을 활용해 안신(安神) 계열 본초의 작용 기전을 분자 단위로 규명하는 연구가 강점을 보입니다.
d. 일본 : 석창포(石菖蒲) 잎처럼 기존에 버려지던 부위의 재발견, 스마트폰 인지증 전문 외래 클리닉 개설 등 임상 현장과 천연물 소재 과학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e. 유럽 : 은행잎 추출물(EGb 761)에 대해 수십 년간 축적된 대규모 RCT와 메타분석을 바탕으로 실제 의약품 품목허가까지 이어진 가장 규제과학적으로 성숙한 모범 사례를 보여줍니다.
f. 미국 : 아메리카 인삼(Cereboost® 등) 및 홍삼의 건강한 성인 대상 인지기능(작업기억·주의력) 개선 RCT가 다수 발표되었으며, 알츠하이머 신약개발재단(ADDF) 등에서 인삼류 전반에 대한 근거 수준을 체계적으로 평가·정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총명탕(聰明湯)과 그 구성 본초들은 더 이상 경험적 처방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포실험·동물실험·임상시험이라는 3단계 근거를 두루 갖춘 분자생물학적으로 검증된 두뇌신경세포 보호 한약(Neuroprotection Herb)으로 재조명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여러 나라의 독립적인 연구팀들이 유사한 결론(BDNF 상향조절/아세틸콜린 대사 개선/신경염증 억제/GABA성 진정)으로 수렴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과학적 신뢰도를 한층 더하고 있습니다.
◇ 일상생활 관리법
(1) 디지털 디톡스 : 하루 1~2시간은 스마트폰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고, 전화번호·일정 등을 의식적으로 암기해 보는 ‘능동적 기억’ 연습을 해보세요.
(2) 암산·손글씨 : 계산기 대신 암산을 그리고 메신저 대신 손으로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서 해마와 전두엽을 자극해 주세요.
(3) 수면 관리 : 하루 7시간 이상의 규칙적인 수면으로 단기 기억의 장기 기억 전환(기억 통합(memory consolidation, 기억 응고화))을 도와주세요.
(4) 유산소 운동 : 주 3회 이상/회당 30분 이상의 걷기·조깅 등 유산소 운동을 실천하세요.
(5) 멀티태스킹 줄이기 :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싱글태스킹’ 습관을 들이세요.
(6) 음주·카페인 절제 : 과도한 음주로 인한 블랙아웃(blackout)은 해마를 직접 손상시키므로 절주가 필요합니다.
(7) 대면 소통 늘리기 : 메신저보다는 직접 만나서 대화하며 정서적 스트레스와 코르티솔(cortisol) 수치를 낮춥니다.
만일 2주 이상 인지기능 저하 증상이 지속 또는 악화되거나 일상생활(업무·대인관계)에 실질적인 지장을 초래한다면, 단순한 자가진단에만 머무르지 말고 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 또는 한의원 등에서 보다 정확한 감별 진단과 전문가 상담(비대면진료 포함)을 받아볼 것을 추천드립니다.
*칼럼니스트 황만기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학사·석사·박사를 졸업(한의학박사)했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학박사를 수료했다. 서강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경희대학교 한의학과·경희대학교 한방병원 등에서 한의학을 꾸준히 강의했다. 현재, 국내 최초 키성장·골절·골다공증·총명(인지기능 향상) 특허한약(성장탕·접골탕·총명탕) 기반 진료 시스템을 갖춘 황만기키본한의원에서 진료(대면+비대면)하고 있다. 아이누리 한의원 전국 네트워크 설립자(2002년 5월)&대표원장으로 오랫동안 활동(연구·진료)했으며, 대한한의성장발달학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지금까지 3,000여 명의 한의사들에게 전문가 대상 심화 아카데미(한방소아청소년과(키성장·총명)&한방재활의학과(골절·골다공증))를 진행했으며, 청담아이누리한의원·서초아이누리한의원 등에서 24년 동안 2만여 명의 다양한 소아청소년 및 성인 환자들을 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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