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부모와 자녀 위한 ‘점자 그림책’을 아시나요?
시각장애 부모와 자녀 위한 ‘점자 그림책’을 아시나요?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9.01.2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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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청소년들이 직접 창작한 촉각도서 기증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서울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은 점자 그림책 촉각도서 10권을 성프란치스꼬장애인종합복지관에 기증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서울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가 점자 그림책 촉각도서를 성프란치스꼬장애인종합복지관에 기증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서울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이 점자 그림책 촉각도서 열 권을 성프란치스꼬장애인종합복지관에 기증했다.

시각장애를 가진 부모와 자녀를 위한 ‘점자 그림책 촉각도서’를 제작한 서울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은 17일 서울 가리봉동에 위치한 성프란치스꼬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도서 기증식을 하고 두 기관 사이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서경주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관장과 김덕수 성프란치스꼬장애인종합복지관 부관장은 시각장애인의 독서 진흥을 위한 도서관 나눔 사업 업무 협약을 통해 지속해서 촉각도서를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점자 그림책 촉각도서는 왼쪽에는 글과 이야기가 인쇄된 점자가 실려 있고 오른쪽에는 이야기에 맞는 인형이나 소품이 부착된 그림책이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점자 그림책 촉각도서는 왼쪽에는 글과 이야기가 인쇄된 점자가 실려 있고 오른쪽에는 이야기에 맞는 인형이나 소품이 부착된 그림책이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점자 그림책 촉각도서’는 어떤 책일까. 왼쪽에는 글과 이야기가 인쇄된 점자가 실려 있고 오른쪽에는 이야기에 맞는 인형이나 소품이 부착된 그림책이다.

사물을 본 적 없는 시각장애를 가진 엄마나 아빠도 손끝으로 깃털, 플라스틱, 나무, 아크릴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소품을 만지며 질감과 형태를 느낄 수 있다. 이를 통해 비장애 자녀에게 책을 읽어줄 수 있도록 제작한 책으로, 초등학교 입학 전후 아이들이 읽기 적합하게 만들어졌다.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은 신민경 사서의 제안으로 2018년부터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촉각도서 만들기 사업을 시작했다. 신 사서는 베이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작에) 참여한 중·고등학생에게 시각장애인에 대한 이해도도 높이고 실제로 책 제작을 통해 이분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교육적 목적이 있었다”면서, “꼭 필요한 책인데 구입이 쉽지 않아 제작해보고자 사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도서관은 동부교육지원청으로부터 촉각도서 제작 참여를 원하는 학교를 소개받았다. 3월부터 창의활동 시간을 이용해 전문강사가 학교를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 수업을 진행했다. 인근 고등학생과 대학생 참여도 있었고, 도서관에 재능기부 희망을 신청한 성인 참여자도 있었다.

신 사서는 촉각도서 제작과 관련해, "전문강사가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시각장애 체험을 시작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 제작에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하는지 꼼꼼히 지도한다"면서, "참여자들은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재료 하나하나를 고민하고 논의하면서 만든다"고 말했다.

참여 학생 활동 후기에 대해, 신 사서는 “기존 봉사활동과 달리 장애인에 대해 이해의 폭이 넓어졌고, 오랜 시간 고민하며 만들고 그 결과물을 의미있는 곳에 기증할 수 있어 너무 뿌듯하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 "스토리부터 소품 재료 하나까지 참여 학생 아이디어"

(왼쪽 두 번째)서경주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장과 (왼쪽 세 번째)김덕수 성프란치스꼬장애인종합복지관 부관장은 시각장애인의 독서 진흥을 위한 도서관 나눔 사업 업무 협약을 통해 지속해서 촉각도서를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서경주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관장(왼쪽 두 번째)과 김덕수 성프란치스꼬장애인종합복지관 부관장(왼쪽 세 번째)은 시각장애인의 독서 진흥을 위한 도서관 나눔 사업 업무 협약을 통해 지속해서 촉각도서를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해 이 사업 참여자는 40명. 제작된 책은 모두 스물여덟 권이다. 지난 연말 완성된 책을 모두 모아 도서관 내에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완성된 책은 삼육서울병원 안과 열 권, 한국학생점자도서관 여덟 권, 성프란치스꼬장애인종합복지관에 열 권을 기증했다.

성프란치스꼬장애인종합복지관 측은 “열 권 중 다섯 권은 출산한 (시각·청각 장애인) 엄마에게 출산 선물로 드리면 좋을 것 같다. 교재교구 대여사업으로 두세 권 사용하고 나머지는 관내에 비치해 복지관 이용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 기관의 연결고리가 된 것은 베이비뉴스였다. 지난해 베이비뉴스가 기획한 장애부모 기획 '바퀴 달린 엄마 시즌2'에서 시각장애 엄마 섭외에 협조해준 곳이 성프란치스꼬장애인종합복지관이었다.

당시 인터뷰에서 시각장애를 가진 엄마는 아이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일로, '그림책 같이 읽어주기'를 꼽았다. 기사를 읽은 신민경 사서가 베이비뉴스로 연락해 기증처 추천을 부탁해온 것이다.(☞ 관련기사 보기 : 엄마의 눈이 되겠다는 일곱 살…"대견하고 안쓰러워요")

서경주 도서관 관장은 책 수가 적다고 우려했으나 김덕수 복지관 부관장은 아이디어가 너무 좋다며 이제 시작이니 더 많은 분이 관심가지고 참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서경주 관장(왼쪽)은 책 수가 적다고 우려했으나 김덕수 부관장은 아이디어가 정말 좋다며 이제 시작이니 더 많은 분이 관심 가지고 참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날 기증식에서 서경주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관장은 "지속해서 촉각도서를 제작해 기증하겠다"고 약속했고, 김덕수 성프란치스꼬장애인종합복지관 부관장은 "필요로 하고 의미 있는 곳에 잘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서 관장이 “마음 같아선 훨씬 많은 책을 만들어서 가져오고 싶었는데 만들다 보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더라. 양이 적어서…”라며 말끝을 흐리자, 김 부관장은 “아니다. 어려운 부분까지 세심하게 관심 가져주셔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김 부관장은 “복지관에 유사한 교재 교구가 있는데 저희는 점자까지 넣을 생각은 못했다. 아이디어가 정말 좋다. 이제 시작이니 알려지면 더 많은 분들이 ‘이웃에 이런 것들이 필요하겠구나’ 하고 관심을 가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 관장은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은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에 있어 시설이나 장비를 보완하는 쪽으로 치중하고 특히 시각장애 쪽에 치우쳐 있다"며, “저희 사례가 많이 알려져 정부가 도서관에서 점자 촉각도서를 만드는 사업을 지원해준다면 이런 책이 많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 부관장은 “성프란치스꼬장애인종합복지관은 2002년 국내 최초로 설립한 여성장애인을 위한 복지관이다. 장애인 산후조리실도 있어 이런 교재가 필요하다. 엄마가 시각장애나 청각장애 등 장애가 있으면 책을 읽어 줄 수도 없고, 말을 할 수 없어 학습도구가 마땅치 않다. 자원봉사자가 가정에 나가 교육을 하고 있는데, 기증해주신 책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왼쪽) 신민경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사서의 제안으로 점자 그림책 촉각도서 사업이 시작됐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신민경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사서(왼쪽)의 제안으로 점자 그림책 촉각도서 사업이 시작됐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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