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66.4%의 보육교사가 휴게시간을 사용하고 있다는 정부 실태조사와, 79.9%가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노조 실태조사. 왜 이렇게 격차가 큰 걸까.
8일 공공운수노조·직장갑질119는 ‘2019년 보육교사 처우개선을 위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2018년 11월 정부 측이 실시한 ‘2018 전국보육실태조사-어린이집조사 보고’와 결과가 판이하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공공운수노조와 직장갑질119(어린이집갑질근절 보육교사 모임)가 가입자 대상으로 2019년 12월 18일부터 24일까지 7일간 설문조사를 실시해 891명 보육교사가 참여했다. 정부 측은 보건복지부 연구용역을 맡은 육아정책연구소가 3400개 표본 기관의 원장 대상으로 서면조사와 표본 기관별 1명, 총 3400명 중간경력자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정부 측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루 근무 시간에 대해 원장은 8시간 12분, 중간경력자는 8시간 23분이라고 답했다. 반면 노조 측 실태조사 결과는 보육교사의 91.5%가 실제로는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해 근무한다고 조사됐다. ‘9시간 초과’ 응답은 30.8%, ‘10시간 초과’ 응답도 7.0%로 조사됐다.
‘휴게시간 부여 여부’와 관련해 정부 조사 결과 중간경력자는 66.4%가 휴게시간을 사용하고, 사용 시간은 평균 44분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노조 조사 결과 ‘제대로 된 휴게시간을 부여받지 못 한다’는 응답은 79.9%로 나타난 가운데, '원장의 강요로 휴게시간을 자유로이 쉬었다는 자필 서명을 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53.8%로 조사됐다.
‘직장 내 원장과의 관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정부 조사에서는 ‘원장과의 관계에 긍정적 평가’가 91.5%로 집계됐다. 그러나 노조 조사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57.3%로 조사됐고, 응답자 중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원장, 이사장 등 어린이집 대표를 지목한 비율이 60.7%였다.
◇ 급여 수준, 정부 측 ‘긍정 72.3%’ vs 노조 측 ‘부정 69.7%’
그밖에 노조 조사에서는 직장 만족도와 관련해서 ‘부정적인 평가’가 52.3%로 조사됐으나, 정부 조사에서는 11.4%로 차이를 보였다. 이직 의향도 노조 조사에서는 54.2%가 ‘이직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으나, 정부 조사에서는 12.2%만이 ‘사직 의향’을 밝혔다.
이직 이유도 달랐다. 노조 조사에서는 ‘근로 여건 불만족’ 73.1%, ‘직장 내 괴롭힘’ 34.9% 순으로 높게 나왔으나, 정부 조사에서는 ‘근무 여건’ 24.6%, ‘보육교사 일 그만두려고’ 18.5% 순으로 나타났다.
임금에 있어서도 노조 조사에서는 ‘최저임금 미만을 받고 있다’는 응답이 44.7%, ‘임금 수준에 부정적 평가’가 69.7%로 나타났으나, 정부 조사에서는 ‘최저임금 잘 준수하고 있다’는 응답이 96.9%, ‘급여 수준에 긍정적 평가’가 72.3%로 나타났다.
공공운수노조와 직장갑질119 측은 “정부의 실태조사가 보육교사 처우 전반에 관해 사용자인 원장이 응답하도록 한 점과 추가적 면접 조사에 응하는 보육교사의 경우에도 중간경력자를 표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는 보육교사 근무환경 및 처우에 밀접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감정노동자보호법’의 취지에 맞게 기존 조사 항목들을 구체화해서 정확한 현황 파악 및 개선 방향 제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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