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권리 지키는 법(法)…늦었지만, 이제라도 바뀌면 된다
아동권리 지키는 법(法)…늦었지만, 이제라도 바뀌면 된다
  • 칼럼니스트 고완석
  • 승인 2020.05.1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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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아동권리 히어로] 법제개선위의 출생통보제 도입·징계권 삭제 권고를 환영하며

지난 5월 8일 법무부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이하 법제개선위)'는 여성·아동의 권익 향상 및 평등하고 포용적인 가족문화 조성을 위해 필요한 법제 개선사항을 중심으로 주요 안건을 선정하고, 과제의 중요성·시급성, 기존 논의 상황 등을 고려하여 3개의 안건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하며 「민법」 및 「가족관계등록법」 등 관련 법률의 신속한 개정을 권고하였다. 이번 글에서는 법제개선위의 권고 사항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의견을 덧붙이고자 한다.

출생통보제 도입과 징계권 삭제. 법제개선위의 법 개정 권고를 환영한다. ⓒ베이비뉴스
출생통보제 도입과 징계권 삭제. 법제개선위의 법 개정 권고를 환영한다. ⓒ베이비뉴스

▲법제개선위 권고1= "우리나라 아동의 출생등록 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의료기관 아동의 출생정보를 국가 또는 공공기관에 신속히 통보하도록 하는 출생통보제를 신속하게 도입할 것을 권고한다."

모든 아동에게는 출생등록 될 권리가 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7조에서는 ‘아동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 되어야 하며, 출생 시부터 이름을 갖고, 국적을 취득하며, 가능한 한 부모를 알고, 부모에게 양육 받을 권리가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2019년 9월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 제5·6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에서도 ‘부모의 법적 지위 또는 출신지와 관계없이 모든 아동이 온라인 출생신고를 포함한 출생신고를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2019년 5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포용국가 아동정책’에서는 모든 아동에 대해 공적으로 등록되어 보호받을 권리를 보장하고자 출생통보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출생통보제는 의료기관이 출생하는 모든 아동을 누락 없이 국가기관 등에 통보하는 제도로 보호자의 적극적인 출생신고에만 의존하는 현행 출생신고제도를 보완할 수 있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1년이 지난 지금껏 출생통보제 도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굿네이버스를 포함한 14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에서는 지난 14일 출생통보제 도입 권고를 환영하며,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모든 아동이 신분, 법적 지위 및 국적과 무관하게 모두 출생이 등록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출생통보제는 출생등록 될 권리를 보장하는 첫걸음으로, 이미 마땅히 시행됐어야 할 제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법제개선위의 권고를 통해 출생통보제 도입이 다시 한번 공론화되어 조속히 출생통보제가 도입되기를 기대한다.

▲법제개선위 권고2= “아동권리가 중심이 되는 양육 환경을 조성하고 아동에 대한 부모의 체벌 금지를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민법」 제915조 징계권을 삭제하고, 「민법」에 체벌금지를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권고한다.”

모든 아동에게는 모든 형태의 폭력 및 학대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19조에서는 ‘부모나 법정대리인, 기타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는 동안 모든 형태의 신체적·정신적 폭력, 상해나 학대, 방임 또는 방치하는 대우, 성적 학대를 포함한 가혹한 처우나 착취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하여, 모든 적절한 입법적 행정적 사회적 및 교육적 조처를 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2019년 9월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 제5·6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에서 ‘모든 환경의 법률 및 관행상의 간접체벌과 훈육적 처벌을 포함한 모든 체벌을 명시적으로 금지할 것’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하여 2019년 5월 보건복지부는 ‘포용국가 아동정책’를 발표해 「민법」 제915조에 규정된 친권자의 ‘징계권’ 용어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징계권’이란 용어가 자녀를 부모의 권리행사 대상으로만 오인할 수 있는 권위적 표현이라는 지적이 있어 용어 변경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20대 국회에서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한편, 굿네이버스는 2019년 9월부터 유관단체들과 함께 「민법」 제915조(징계권) 조항을 삭제하기 위해 ‘Change 915. 맞아도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캠페인을 진행해 오고 있다. 아울러, 2019년 11월 19일 아동학대에방의 날 기념식에서는 ‘Change 915. 맞아도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서명 전달식을 진행했으며, 지난 1월 13일에는 국회에서 ‘민법 징계권 조항 삭제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등 「민법」 제915조 징계권 조항 삭제를 촉구해 왔다.

「민법」 제915조 징계권은 친권자가 자녀를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체벌로 자녀를 훈육할 수 있다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어 조항 삭제가 시급하다. 이에, 이번 법제개선위의 ‘민법 제915조 징계권 조항 삭제 권고’를 환영하며, 법 개정을 통해 「민법」 제915조 징계권 조항 삭제와 더불어 체벌금지가 명확하게 규정될 것을 기대한다.

앞서 살펴본 법들은 이미 마땅히 바뀌었어야 하는 법이다. 늦게나마 법 개정을 권고한 법제개선위의 권고를 전적으로 환영하며 조속한 법 개정을 통해 포용적 가족문화가 조성되는 데에 한 발짝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칼럼니스트 고완석은 여덟 살 딸, 네 살 아들을 둔 지극히 평범한 아빠이다.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14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옹호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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