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교육 다 하면서 ‘성교육’은 왜 집에서 못하나요?”
“다른 교육 다 하면서 ‘성교육’은 왜 집에서 못하나요?”
  • 최규화 기자
  • 승인 2020.09.01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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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온라인 성ㆍ피임 인식개선 토크콘서트… 산부인과 전문의 류지원 원장 강의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지난달 31일 제1회 온라인 성ㆍ피임 인식개선 토크콘서트 ‘슬기로운 ㅍㅇ생활’에서 산부인과 전문의 류지원 원장은 ‘자녀와 피임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달 31일 제1회 온라인 성ㆍ피임 인식개선 토크콘서트 ‘슬기로운 ㅍㅇ생활’에서 산부인과 전문의 류지원 원장은 ‘자녀와 피임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사례1] 지난 7월 전남 담양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콘돔과 바나나를 이용해 성교육 수업을 진행하려다 학부모들의 항의로 무산됐다.

[사례2] 지난달 26일 여성가족부는 직접적인 성관계 표현 등으로 논란이 된 성교육 도서 ‘나다움 어린이책’ 일부 도서에 대해 회수를 결정했다.

지난달 31일 제1회 온라인 성ㆍ피임 인식개선 토크콘서트 ‘슬기로운 ㅍㅇ생활’이 열렸다. 보건복지부와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마련한 이번 토크콘서트의 주제는 ‘자녀에게 성(피임)을 말하다’. 강사로 나선 산부인과 전문의 류지원 미래아이산부인과의원 원장은 ‘자녀와 피임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류 원장은 위 두 가지 사례를 언급하면서 강의를 시작했다. 류 원장은 “‘성(性)은 자연스럽게 가르쳐야 하고 음지에서 배우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과 ‘너무 많이 알려주면 성을 너무 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부딪히고 있다”며, “아직 성교육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 많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상은 변하고 있고 성에 대한 정보 역시 모두 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내 아이가 행복하고 안전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으로 건강하게 성과 피임을 이야기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교육은 다 하면서도 성교육은 차마 못하는 집이 많습니다. 성교육은 다 커서 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성관계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한테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넘어갈 수 없는 문제죠. 성교육은 집에서부터, 어릴 때부터 천천히 이뤄져야 합니다.”

성교육은 ‘내 몸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류 원장의 조언이다. 바로 생식과 생식기에 대한 교육. 남녀는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하는 생식기를 가지고 있고, 생식은 인간의 기본적인 기능이라는 점이다.

류 원장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해줄 것을 권했다. 이를테면 나비의 짝짓기는 나비의 일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류 원장은 “곤충이든 동물이든 성의 결합은 아주 중요하다”며, “사람 역시 새로운 생명을 낳는 데 중요한 목적이 있고 그를 위해서 사람의 몸에는 중요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설명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여자아이들은 자기 몸에 생식기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류 원장은 전했다. 남자와 달리 몸 밖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 여성의 생식기에 대해 말하기를 꺼리는 사회적 경향 역시 여기에 영향을 줬다.

◇ 아이 눈높이에 맞게 ‘내 몸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해야

제1회 온라인 성ㆍ피임 인식개선 토크콘서트 ‘슬기로운 ㅍㅇ생활’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보건복지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제1회 온라인 성ㆍ피임 인식개선 토크콘서트 ‘슬기로운 ㅍㅇ생활’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보건복지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류 원장은 성에 따라 다른 생식기의 구조와 역할에 대해 아이들에게 잘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생식기는 인간의 생식 임무를 위한 것이라는 책임감을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에게 술에 비유해서 설명하면 어떨까요? 성관계는 어른이 되면 모두 하는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래서 우리 모두가 태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하세요. 다만 어린 나이에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하는 것처럼, 되도록이면 몸과 마음이 단단해진 시기에 시작하는 것이 맞다고 말해주는 겁니다.”

류 원장은 성적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아이와 정서적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모는 항상 너의 편이다’, ‘성에 대한 무슨 고민이든 말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게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어서 류 원장은 콘돔, 루프, 경구피임약, 임플라논 등 구체적인 피임법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류 원장은 “반드시 전제해야 할 점은 청소년기에 완벽한 피임법은 절대로 없다는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성생활은 사랑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떨어뜨려놓고 생각할 것이 아니죠. 본인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두 성생활을 언젠가는 하게 될 거예요. 다만 개개인에 따라 그 시점이 다를 뿐. 그때가 언제든 너를 꼭 지켜야 한다는 교육을 미리미리 해줘야 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10대 임신, 많이 위험한가요?”라는 시청자의 댓글 질문에 대해 답했다. 류 원장은 “정말 위험하다”고 힘줘 말하며, “태아와 산모의 건강을 위협하는 부작용이 너무 많다. 아직 때가 아니고 몸이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것을 반드시 설명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임약을 몇 살부터 먹어야 안전한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류 원장은 “피임약은 생리주기가 제대로 잡힌 나이라면 먹어도 된다”면서도, “하지만 말 그대로 약이기 때문에 장점과 단점이 꼭 있다. 생리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라면 조심스레 추천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권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토크콘서트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보건복지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9월 말에는 ‘성(피임)에 대해 바르게 알고 솔직하게 얘기하자!’를 주제로 두 번째 시간이, 10월 말에는 ‘상호존중을 기반으로 한 안전한 성생활, 피임 노하우는?’을 주제로 세 번째 시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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