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 선거가 결국 새누리당 박근혜 당선인의 승리로 돌아가면서 패자로 남은 문재인 후보와 민주통합당의 앞날에 관심이 쏠린다.
대선 직전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오차범위 내 지지율 접전을 벌인 문 후보는 결국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지 못했다. 민주당으로서는 또다시 '보수정권 5년'을 지켜봐야할 상황이 됐다.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로 전개된 이번 대선에서 문 후보는 결과적으로 박 당선인을 충분히 공략하지 못했고 중도층과 안철수 전 후보의 지지세력을 충분히 끌어모으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 프레임으로 박 당선인을 '과거세력'으로 규정, 공격했으나 제대로 먹혀들지 못했다. 무엇보다 5년 전 심판받았던 친노(친 노무현)의 굴레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에도 여전히 그에게 옭아맸다는 지적이다.
이는 전통적 야권성향인 서울과 수도권에서 마저도 박 당선인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못하는 고전으로 이어졌다.
단일화 룰 협상에 있어 접점을 찾지 못하며 안 후보측과 감정싸움으로까지 벌이다 안 전 후보의 사퇴로 단일후보가 됐지만 즉각적인 시너지 효과는 나지 않았다.
안 전 후보가 후보사퇴 후 문 후보와 거리를 두다 지난 7일 부산유세부터 지원활동에 나서 세몰이를 벌였으나 지지층을 모두 끌어모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후보 사퇴 뒤 그의 지지자들 상당수가 문 후보 지지로 돌아서기 보다는 투표 포기 또는 되레 박 당선인 지지에 나선 것도 문 후보의 실패 요인으로 보인다.
문 후보가 그동안 안 후보에게 너무 끌려다녔다는 지적도 있다. 안 후보의 후보직 사퇴 전에는 단일화에만 전력을 쏟았고, 단일화 이후에도 안 후보의 지원만 바랐다는 것이다.
문 후보 측은 목표대로 투표율을 75% 이상으로 끌어올렸으나, 대구·경북 및 강원 지역의 표심 잡기에는 실패했다.
자체 투표율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그만큼 상대적으로 박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50~70대의 유권자 수 자체가 늘었고 투표율 또한 높게 집계됐다.
문 후보는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직접 네거티브 중단 선언까지 하며 '새정치'를 표방했으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과 가열된 흑색선전 공방은 유권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고 이는 패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대선 패배 이후 문 후보의 향후 행보는 일단 초선으로서의 활동으로 요약된다. 앞서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한 박근혜 당선인에 비해 문 후보는 "지역구 유권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의원직 사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대선 후보로서 당 안팎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전원 사퇴한 상황이라, 컨트롤타워 없이 혼란에 빠진 민주당의 체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서도 '대선 패배' 후유증으로 극심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당내 친노 세력과 비주류 세력간 갈등도 극심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와중에 여전히 정치적으로 존재감이 큰 안 전 후보가 민주당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들어서고 문 후보가 전면에서 퇴장하는 시나리오도 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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