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부르는 방법엔 ‘말’만 있는 게 아니랍니다
서로를 부르는 방법엔 ‘말’만 있는 게 아니랍니다
  • 칼럼니스트 이샛별
  • 승인 2020.09.24 1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못' 듣는 엄마가 아닌 더 '잘' 보는 엄마로 성장하기] "엄마" 대신 '톡톡'

나는 예준이가 지금보다 훨씬 어렸을 때 보청기를 착용했다. 아이 우는 소리 외엔 의사 표현하는 것을 알아차리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늘 노심초사하며 돌봤던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아들 예준이의 성장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예준이가 나를 “엄마”하고 부를 때, 바로 반응하지 못해도 아이는 엄마를 이해한다. 대신 엄마의 등을 ‘톡톡’하고 손바닥으로 두드리며 배려한다. 아이의 그 배려가, 내 맘에 와닿기 시작했다.

늘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말해 주는 아들에게 대견함도 배운다. 예준이는 어쩌면 엄마가 ‘못 듣는’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보다 빨리 알아차렸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직까진 아이에게서 위축되거나 슬퍼하는 모습을 찾지 못했다. 

장애 있는 부모 밑에서 성장하는 아이일수록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의 그 마음 자세를 바꿔주는 사람은 바로 부모 자신이라는 것도 알아가고 있다.

장애 있는 부모가 자신의 장애를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생각하며 살아간다면, 그 감정을 아이들도 고스란히 물려받는다는 것이다. 다행히 나는 나의 장애를 삶의 일부분으로 수용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중이었다.

“엄마!”

그리고,

“예준아!”

이런 말 말고도 우리가 서로를 부르는 방법은 다양하다. 어느 날은 내가 예준이의 등을 두드리면서 눈을 마주칠 때까지 기다리고, 또 어느 날은 예준이가 먼저 다가와 나의 등을 두드리는 것처럼, 사랑하고 존중하는 방법도 참 다양하다고 새삼 느꼈다. 장애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우리는 이미 가족이란 이름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있었다.

비눗방울을 불려면 함께 마음을 모아야 하는 것처럼, 나와 예준이는 그렇게 서로에게 배려하는 방법을 배우며 살아가고 있다. ⓒpexels
비눗방울을 불려면 함께 마음을 모아야 하는 것처럼, 나와 예준이는 그렇게 서로에게 배려하는 방법을 배우며 살아가고 있다. ⓒpexels

*칼럼니스트 이샛별은 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에서 농인(=청각장애인)을 위한 보이는 뉴스를 제작하며, 틈날 때마다 글을 쓴다. 유튜브 ‘달콤살벌 농인부부’ 채널 운영, 다수 매체 인터뷰 출연 등 농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관련기사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중앙로8길 111 우명빌딩 2~4층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일 : 2010-08-20
  • 일반주간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10138
  • 등록일 : 2011-01-11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 (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Copyright © 2020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